‘노무현입니다’가 해냈다 #콘텐츠의 힘 #역주행 #장기 흥행

[텐아시아=조현주 기자]
'노무현입니다' 포스터 / 사진제공=CGV아트하우스

‘노무현입니다’ 포스터 / 사진제공=CGV아트하우스

다큐멘터리 영화의 역사를 다시 썼다.

지금 극장가는 영화 ‘노무현입니다’(감독 이창재, 제작 영화사 풀) 열풍이다. 대작 속에서 상대적으로 빛을 보기 힘든 다큐멘터리 영화지만 ‘노무현입니다’는 그 어려운 걸 결국에는 해냈다.

9일 영화진흥위원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노무현입니다’는 ‘캐리비안의 해적: 죽은 자는 말이 없다’를 제치고 박스오피스 4위를 기록했다. 2만 4996명의 관객을 불러들였다. 누적관객수는 143만 525명이다.

지난달 25일 개봉한 ‘노무현입니다’는 첫날 7만 8397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역대 다큐멘터리 오프닝스코어를 경신했다. 이어 개봉 3일 만에 손익분기점인 20만 관객을 극장으로 끌어 모았고, 개봉 10일 만인 지난 3일 100만 관객을 돌파했다. 앞서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가 18일 만에, ‘워낭소리’가 37일 만에 100만 관객을 동원했던 것과 비교할 때 ‘노무현입니다’의 기록은 압도적이다. 여기에 ‘원더우먼’, ‘대립군’ 등 연이은 대작들의 개봉에도 불구하고 꾸준히 관객몰이를 했고 박스오피스 역주행을 해 눈길을 모으고 있다. 이로서 ‘노무현입니다’는 장기 흥행 태세에 돌입했다.

‘노무현입니다’는 국회의원, 시장선거 등에서 번번이 낙선했던 만년 꼴찌 후보 노무현이 2002년 대한민국 정당 최초로 치러진 새천년민주당 국민경선에서 지지율 2%로 시작해 대선후보 1위의 자리까지 오르는 드라마틱한 과정을 담은 작품이다. 영화는 4번의 낙선 이력을 지닌 지지율 꼴지 후보인 노무현이 한 달 만에 대선후보 1위로 올라서는 반전의 역사를 스크린에 고스란히 옮겼다.

또한 유시민 작가, 안희정 충남지사, 이화춘 국가안전기획부(현 국가정보원) 요원, 문재인 대통령, 운전기사 노수현 씨, 부림사건 고문 피해자 고호석 씨, 노사모(노무현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 회원들 등 그와 함께한 39명의 인터뷰를 담아내 인간 노무현의 이야기를 전한다.

'노무현입니다' 스틸컷 / 사진=CGV아트하우스 제공

‘노무현입니다’ 스틸컷 / 사진=CGV아트하우스 제공

‘노무현입니다’의 흥행에는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등 정치적인 이슈로 인해 지친 대중들이 소탈하고 진정성 있는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그리움이 밑바탕에 깔려있기 때문에 가능했다. 노무현 대통령과 행보를 같이 해온 문재인 정권의 출범 역시 ‘노무현입니다’ 인기에 큰 작용을 했다. 늘 약자의 편에 섰고, 자신의 감정을 드러내는데 거리낌이 없던 노무현 대통령의 모습은 러닝타임 내내 진솔하게 다가온다.

무엇보다 ‘노무현입니다’는 기존 스타 배우 출연, 100억 대작, 블록버스터 등 흥행 작품들이 갖췄던 요소들 어느 것에도 부합하지 않고 오로지 좋은 콘텐츠로만 승부를 봤다는 점에서 의미가 싶다. 메시지가 있는 좋은 영화라면 흔히 말하는 ‘흥행 공식’을 따르지 않아도 관객들이 찾는다는 사실을 몸소 증명했다.

‘노무현입니다’ 홍보를 맡은 필앤플랜 조우리 팀장은 “통상적인 다큐멘터리와는 다르게 극적인 구성이 있어서 영화적 재미를 느낄 수 있어서 입소문이 난 것 같다”라면서 “‘노무현’이라는 콘텐츠가 가지고 있는 힘이 있다. 관객들이 드라마틱한 감성을 잘 받아들여줬다. 40~50대 중장년 관객들의 호응도가 높았는데, 그들의 공감대를 자극한 것 역시 흥행의 이유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조현주 기자 jhjdhe@tenas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