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N 리뷰] ‘더 서클’, 투명하면 완벽할까

[텐아시아=현지민 기자]
영화 '더 써클' 포스터

영화 ‘더 서클’ 포스터

“아는 것은 힘이지만, 모든 것을 아는 건 훨씬 좋은 일이다.”

과연 그럴까. 영화 ‘더 서클’이 현대인들의 일상에 묵직한 질문을 던진다.

‘더 서클’은 모두가 선망하는 신의 직장이자 세계 최대 소셜 미디어 기업 서클에 입사하게 된 메이(엠마 왓슨)가 모든 것을 공유하는 투명한 사회를 만들고자 하는 CEO 에이몬(톰 행크스)의 철학에 매료되지만, 점차 서클이 감추고 있는 시스템의 위험성을 깨닫게 되는 이야기다.

메이는 친구 애니(카렌 길런) 덕분에 서클에 입사해 ‘송사리 직원’으로서 자신의 역량을 발휘해나간다. 소통하는 것을 광적으로 즐기는 사내 직원들 때문에 점차 서클의 활동에 재미를 붙이게 되고, 그러던 중 카약 사고를 당한다.

그를 구한 건 ‘씨체인지’다. 사회의 악을 근절하기 위한 방안으로 써클에서 개발한 시스템이다. 소형의 카메라로, 원하는 모든 것을 한 눈에 볼 수 있다. 씨체인지 덕분에 목숨을 구하게 된 메이는 ‘비밀 없는 세상’의 중요성을 느끼고 전 세계 2억 명에게 24시간 자신을 생중계하는 프로그램에 자원한다.

화장실에서의 3분을 제외하곤 24시간을 생중계한다. 세계인이 주목하는 SNS 스타가 된 메이지만, 자신의 삶이 주변인들에게 악영향을 끼친다는 걸 깨닫는다. 시스템의 개발자 타이(존 보예가) 역시 시스템의 위험성에 대해 경고한다.

극은 지극히 일상적인 이야기를 하는 듯 보이지만 왠지 호러처럼 느껴진다. 개인적으로 공유하고 싶지 않은, 혹은 공유하면 안 되는 모든 것까지 남들이 알고 있는 상황 속에서 메이는 감정 표현도 제대로 할 수가 없다.

‘건수’를 잡기 위해 카메라를 들이미는 사람들의 모습이나 스크린을 가득 채우는 팔로워들의 무의미한 댓글과 손쉽게 쓴 악플은 불편하게 느껴질 정도다. 그럼에도 댓글을 읽으며 위안을 찾는 메이의 모습은 아이러니하면서도 한편으론 공감을 모은다.

잘못된 판단과 후회를 오가는 엠마 왓슨의 입체적인 연기는 극을 더욱 풍성하게 만든다. 국내에선 ‘해리포터’ ‘미녀와 야수’ 등을 통해 판타지적 연기로 사랑받아왔던 그는 그간 보여준 적 없는 20대 사회초년생 역을 맡아 평범하지만 기이한 일상을 그려낸다. 또 톰 행크스는 비밀은 범죄를 가능하게 한다고 주장하면서도 자신의 비밀을 꽁꽁 숨긴 인물을 이질감 없이 표현한다.

극 말미 메이는 서클의 경영진들에게 당돌한 제안을 한다. 그럼에도 본질적으로 흩뿌려진 문제에 대한 해결책은 어디에도 없다. 극은 알 권리와 사생활에 대해 한 번쯤 생각하게 만든다. 조금은 과장된 방법이지만 이보다 더 현실적일 수가 없다.

영화 '더 써클' 스틸컷

영화 ‘더 서클’ 스틸컷

현지민 기자 hhyun418@tenas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