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스타] 김옥빈 “액션에 자신감 붙어… 또 도전하고파” (인터뷰②)

[텐아시아=조현주 기자]
김옥빈 인터뷰,악녀

영화 악녀에서 숙희역으로 열연한 배우 김옥빈이 31일 오전 서울 종로구 삼청동 한 카페에서 진행된 텐아시아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사진=조준원 기자 wizard333@

영화 ‘악녀’(감독 정병길, 제작 앞에 있다)를 통해 김옥빈은 액션의 맛을 느꼈다. 실제 태권도, 합기도 유단자이기도 한 김옥빈은 3개월 동안 액션 스쿨에서 강도 높은 훈련을 받았고 액션신의 90% 이상을 본인이 직접 소화했다. 장정들과의 맨주먹 싸움은 물론 목검, 장검, 권총, 도끼 등으로 자유자재로 싸우고 오토바이 위에서 버스에 매달리며 액션 투혼을 펼쳤다. 정병길 감독은 그런 김옥빈을 두고 ‘악녀’의 무기라고 표현했다.

10. ‘원더우먼’이 먼저 개봉했는데, 극 중 숙희와 비교하면 어떨 것 같은가?
김옥빈 : 영화를 안 봐서 모르겠는데 사람은 내가 더 많이 죽였을 것 같다.(웃음)

10. ‘악녀’는 오프닝부터 강렬하게 포문을 열었다.
김옥빈 : 칸 영화제에서 감독님이 외신 기자들에게 왜 그렇게 강렬하고 잔인하게 오프닝을 구성했냐는 질문을 많이 받았다. 옆에서 들어보니까 처음부터 이 영화가 가야하는 길에 대해서 각인을 시키고 싶었다고 하더라.

10. 잔인한 액션을 펼치는 것과 별개로 숙희라는 인물은 굉장히 여린 여자였다.
김옥빈 : 그 지점 때문에 감독님과 많은 얘기를 나눴다. 숙희는 강한 액션을 선보이는데, 감정선은 맑은 편이다. 혼란이 왔고 충돌되는 지점이 있었다. 현실적이기보다는 판타지적으로 접근했다. 영화 ‘한나’와 ‘루시’를 봤는데, 여주인공의 일상은 순수하고 순진한데, 사람들을 죽일 땐 강렬하다. 그렇게 캐릭터를 이해했고, 편안하게 연기를 할 수 있었다.

10. 모성애와 남자를 향한 사랑 등 킬러 설정과는 어울리지 않는 요소들도 있다.
김옥빈 : 숙희는 내가 여태까지 맡았던 캐릭터와는 달랐다. 이전에는 어떤 상황에 처했을 때 바로 해결했다면 숙희는 참는다. 감독님은 처음부터 악한 사람은 없다고 얘기했다. 악인이 왜 악하게 되는 과정을 그리고 싶다고 했다. ‘악녀’는 숙희가 악녀가 되기 위한 비긴즈가 아닌가 싶다. 내 바람이지만 2편이 나온다면 숙희가 무지막지하게 무자비해지지 않을까한다.

김옥빈 인터뷰,악녀

영화 악녀에서 숙희역으로 열연한 배우 김옥빈이 31일 오전 서울 종로구 삼청동 한 카페에서 진행된 텐아시아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사진=조준원 기자 wizard333@

10. 신하균과는 ‘박쥐’, ‘고지전’ 이후 세 번째 호흡이다.
김옥빈 : ‘박쥐’ 때는 내가 너무 어려서 치기어린 모습도 많이 보였을 텐데, (신)하균 오빠는 어른이었다. 따뜻하게 바라봐줬다. 한결같은 분이다. 촬영하다가 막히면 물어보는데, 먼저 말하지 않는다. 지켜보고 있다가 도움을 요청하면 주옥같은 말을 해준다. 내 캐릭터를 다른 시각으로 얘기해주는 건 소중하다. 또 하균 오빠는 굉장히 재미있고 유머러스하다.

10. 모녀로 호흡을 맞췄던 아역 배우와도 환상의 호흡이었다.
김옥빈 : 그 친구가 연기를 한 번도 해본 적이 없었다. 감독님이 너무 마음에 들어서 캐스팅하고 연기 연습을 시켰다. 처음에는 자신이 연기를 하고 있다는 것도 인지를 못했다. 어설펐던 친구가 나중에는 ‘저 모니터 할게요’라고 말하더라. 금세 엄청 늘었다. 호흡도 당연히 좋았고.

10. 또 액션 영화를 찍고 싶은 건지?
김옥빈 : 자신감이 많이 붙었다. 사실 겨울에 액션을 찍어서 고생을 많이 했다. 스태프 동생들이 다음에 또 액션을 찍을 거냐고 물어보면 ‘악녀’가 내 액션 은퇴작이라고 말하곤 했다. 그런데 촬영 끝난 지 일주일이 지난 시점에 다시 현장에 가고 싶더라. 그 정도로 현장을 즐겼다. 액션 스쿨에서 3개월 동안 훈련했던 것이 아까워서라도 활용하고 싶더라. 다음에 액션 영화를 찍는다면 제대로 써보고 싶다. 더 잘할 수 있을 것 같다.

10. 관객들에게 ‘악녀’만의 매력을 소개해준다면?
김옥빈 : 와일드하다. 그리고 내가 소화한다는 거?(웃음) 처절하게 소화한다. 얼마나 처절한지 극장에서 확인해주셨으면 좋겠다. 청소년관람불가니까 200만 관객만 들어도 소원이 없을 것 같다.

10. ‘악녀’가 여성 영화에 대한 저변을 넓혀줄까?
김옥빈 : 그동안 여자 캐릭터가 보이는 시나리오를 쉽게 발견하지 못했다. ‘조금만 더 상상력이 발휘되면 멋진 캐릭터가 탄생될 수도 있는데 왜 기회가 없을까?’라는 생각을 한적도 있다. ‘히든 피겨스’, ‘퍼스널’, ‘미스 슬로운’, ‘헬프’, ‘시카리오’ 등 외국 영화를 보면 여성 캐릭터의 활약이 돋보인다. 한국 영화에서는 그저 소스로만 소모되는 부분이 아쉬웠다. 젠더의 구별을 두자는 게 아니라 조금 더 많이 여성 캐릭터가 표현되고 활용될 수 있으면 좋겠다. ‘악녀’가 그 역할을 해낸다면 더할 나위 없을 것 같다.

조현주 기자 jhjdhe@tenas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