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서 파괴 우려”, ‘옥자’ 상영이 마뜩잖은 국내 극장가 (종합)

[텐아시아=조현주 기자]
'옥자' 포스터

‘옥자’ 포스터

배급 방식으로 제 70회 칸 국제영화제를 뜨겁게 달군 ‘옥자’가 한국 영화계에서도 치열한 논쟁의 대상으로 떠올랐다. 국내 멀티플렉스 측은 ‘옥자’의 개봉이 극장 산업의 생태계를 파괴할 수 있다는 우려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영화 ‘옥자’(감독 봉준호)는 미국 스트리밍 업체인 넷플릭스가 590억원을 투자한 작품으로 오는 29일 넷플릭스를 통해 190개국에서 동시에 공개된다. 봉준호 감독의 뜻에 따라 한국과 미국, 영국에서는 극장에서도 개봉될 예정이었다.

그러나 이런 ‘옥자’의 개봉 방식을 두고 국내 멀티플렉스 측이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옥자’가 인터넷 플랫폼과 극장에서 함께 공개할 경우 극장 개봉 뒤에 인터넷TV(IPTV, VOD) 공개, 이후 방송 송출이라는 전통적 배급 질서가 붕괴될 수도 있다는 것.

2일 CGV 측 관계자는 텐아시아에 “강하게 입장을 밝혔으나 ‘옥자’의 개봉을 안 하겠다고 못을 박은 건 아니다. 계속해서 논의 중”이라면서 “넷플릭스에 국내 영화 산업 발전과 유통 시스템을 지켜달라는 입장을 전달한 상황이다”고 밝혔다. CGV 측은 이번 주 안으로 ‘옥자’의 상영 여부와 관련된 최종 결정을 내릴 전망이다.

롯데엔터테인먼트 측 관계자는 “‘옥자’ 개봉까지 아직 시간이 남아있다. 어제(1일)까지도 조금 더 얘기를 나눠보자는 것이 입장이었다. (개봉을) 고려하고 있다. 진행 과정을 지켜보면서 가능성을 열어놓고 (NEW 측과) 협의를 하고 있다”고 전했다.

국내에서는 한 편의 영화가 극장 상영 뒤에 IPTV나 케이블 등 다른 플랫폼에서 공개되는 경우는 최소 3주다. 프랑스(3년), 미국(90일)에 비해 짧은 기간이다.

한 멀티플렉스 관계자는 상대적으로 짧은 기간 마저도 지키지 않는 넷플릭스의 태도에 문제를 제기했다. 관계자는 “넷플릭스에서 일방적으로 극장에서 개봉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는데, 극장 사업자들이 그걸 따라야할 이유는 없다”고 말했다. 이어 “국내에서 고착화된 유통 시스템이라는 것이 있는데, 넷플릭스가 그걸 무시하고 일방적으로 발표를 했다. ‘옥자’가 극장 개봉을 하면 국내 영화산업을 파괴할 수도 있다. 국내 영화산업의 가치를 존중해주길 바라는 것이 국내 멀티플렉스의 입장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옥자’의 국내 배급을 담당한 NEW 측은 별 다른 입장 발표 없이 “‘옥자’의 극장 상영을 계속해서 논의 중”이라면서 “많은 관객들에게 영화를 보여주기 위해 노력하겠다”는 말을 고수했다.

특히나 ‘옥자’에 출연한 틸다 스윈튼과 제이크 질렌할 등이 내한을 조율 중인 상황에서 극장 상영이 거부된다면 내한 후 행사 진행 역시 차질을 빚을 수 있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서 NEW 측은 “내한 행사는 다양한 장소에서 할 수 있다. 여러 장소를 물색 중이다”고 전했다.

조현주 기자 jhjdhe@tenas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