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 라디오] 메가데스, 형님들이 인생을 알려주셨습니다

아싸. 1996년 메탈리카의 정규 6집 앨범 < Load >가 발매됐을 때, 전국 방방곡곡에 숨어있던 메가데스 팬들은 쾌재를 부르며 똑같은 반응을 보였습니다. 얼터너티브 록을 차용한 이 사운드를 봐라. 이게 메탈리카냐, 얼터리카지. 역시 스래시 메탈의 순수함을 지키는 진정한 최강자는 우리 메가데스 형님이시다. 장르의 순수성을 따지는 꼬꼬마 록 키드들의 이 유치한 순위 놀이에 동참했던 과거, 숨기지 않겠습니다. 약 2년 뒤, 메가데스 역시 테크노 사운드를 도입한 < Risk > 앨범을 발매하자 변절자라는 꼬리표를 붙이며 실망하고 비난했던 것 역시 고백하겠습니다. 그리고 여전히 순수한 진보, 순수한 좌파 같은 장르 순혈주의에 집착하는 30대의 어느 시절에 한 때의 변절자 메가데스가 13번째 정규 앨범 < Th1rt3en >을 들고 왔습니다.

원년 멤버이자 그들의 전성기를 함께 한 베이시스트 데이빗 엘렙슨이 돌아왔지만 < Th1rt3en >을 스래시 제왕의 회귀 같은 말로 설명하기는 무리가 있습니다. 그들은 이미 10여 년 전 < The World Needs a Hero >에서 과거 사운드로의 복귀를 천명했고, 새 앨범의 첫 싱글 ‘Public Enemy No.1’은 긴장감을 고조시키는 전형적인 메가데스의 기타 리프와 데이브 머스테인의 씹어 뱉는 보컬을 들려주지만 < Rust In Peace > 시절처럼 ‘달리는’ 넘버는 아닙니다. 요컨대 ‘Public Enemy No.1’은 스래시 메탈이 아닐지 모르겠습니다. 다만 그들의 개성이 스며든 잘 만든 곡입니다. 그리고, 무엇이 더 필요할까요. 스래시 메탈이란 메가데스, 메탈리카, 슬레이어 등의 음악에 붙였던 ‘이름’이지 ‘본질’이 아니라는 것을, 순수함이라는 말에 집착할 때 달이 아닌 달을 가리키는 손가락만을 보게 된다는 걸 조금은 깨달은 것 같습니다.

글. 위당숙 기자 eigh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