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근석 “김수현, 빨리 따라 와라! 날 추월해 줘!”

장근석 “김수현, 빨리 따라 와라! 날 추월해 줘!”

장근석. 스스로를 ‘아시아 프린스’라 칭하는 이 신기한 생명체와의 만남은 솔직히 좀 두려웠다. 하지만 걱정과 달리 장근석과의 대화는 꽤 즐거웠는데, 이는 그가 잘난 모습도 못난 모습도 가감 없이 드러내고 좀처럼 변명을 하지 않는 남자였기 때문이다. 장근석의 팬들은 그들 두고 ‘생물, 무생물을 통틀어 가장 사랑스러운 존재고, 가장 놀라운 존재’라고 말한다. 여기에 하나를 덧붙인다면 ‘가장 솔직한 존재’일 것 같다. 반듯한 자세와 정갈한 얼굴이지만 그 속을 알기 어려운 배우들 틈에서 어느 날 삐죽 고개를 내밀더니 촐랑거리며 투명 창 같은 제 속을 열어젖히기 시작한 젊은 배우. ‘거짓말 하는 것’과 ‘재미 없는 것’ 앞에서 따분한 하품을 숨기지 않는 장근석이 ‘치열하고’, ‘익사이팅’ 하게 털어 놓은 이야기를 옮긴다.

영화 은 제목을 잘못 지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더 어울리는 것 같다. (웃음) 춤, 노래, 애교까지 장근석의 아시아 투어 팬미팅에서 볼 수 있을 법한 레퍼토리를 영화에서 잘 활용했다.
장근석: 영화의 전반적인 설정이나 캐릭터가 지금의 장근석에게 제일 필요한 옷이라고 생각했다. 지금까지 맡았던 캐릭터들이 주로 아픔을 갖고 있고 슬픈 눈을 한, 뭐랄까 좀 포효하는 인물이었다면 의 인호는 벌거벗은 상태로 카메라 앞에서 노는 느낌이었다. 어느 리뷰에서 ‘이러고도 (나한테) 안 반할 것 같아’라고 하는 것 같다고 했던데 진짜 그랬다. 요즘 손발이 오그라든다는 표현을 많이 하는데 어차피 관객을 그렇게 만들려고 이 영화를 찍었는데 내가 그 오그라듦에 지면 안 된다는 생각이 강했다. 내가 이걸 부끄러워하는 순간 관객이 나를 얼마나 우습게볼까, 아예 얼굴에 철판을 두껍게 깔겠다고 마음먹었다.

“지하철에서 사람들 모습을 연구하는 게 재미있다”
장근석 “김수현, 빨리 따라 와라! 날 추월해 줘!” 처음 시나리오를 받았을 때는 어땠나? 웬만한 남자배우라면 엄두도 못 낼만큼 연기 외적으로도 다양한 요소가 들어가는데 어떤 식으로 캐릭터에 접근했나.
장근석: 솔직히 말해 시나리오에 대해서는 의심이 많았다. 캐릭터나 영화의 전반적인 분위기는 좋았지만 개인적으로 사실성에 부합하는 영화를 더 좋아했기 때문에. 지나치게 판타지적인 요소로 가면서 개연성이 약간 떨어지는 부분도 있어서 이걸 관객에게 어떻게 설득할까를 두고 (김)하늘 누나랑 감독님과 얘기를 많이 했다. 처음에는 감독님도 지극히 예쁜 장면을 원하셨지만 나는 그렇게 연기해야 하는 타당한 이유가 필요했다. 대본을 다 뜯어고칠 수는 없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감독님이 현장에서 내가 디테일을 설계할 수 있는 시간을 주셨다. 하고 싶은 게 있으면 얘기해달라고 하셔서 하늘 누나랑 감독님이랑 현장에서 만든 것들이 많다. 은 재미가 빵! 빵! 빵! 있는 영화가 아니라 그렇게 만들어진 위트가 박자감 있게 들어 있는 영화다.

장근석의 팬이라면, 특히 여자라면 즐겁게 볼 수 있지만 모두에게 매력적인 영화는 아니다. 남성연대에서는 인격 모독이라고도 했는데 모모를 연기한 배우가 아니라 그냥 남자로서는 어땠나.
장근석: 남성연대의 주장은 언급할 가치가 없다고 생각하고, 개인적으로 항상 권위주의에 빠져 있는 남자는 매력이 없는 것 같다. 연애를 할 때도 남자다운 모습 뿐 아니라 져 줄 땐 져 주기도 하는, 뭐랄까 입체적인 남자가 매력적이지 않나? 게다가 모모는 당장 주인한테 애교를 부려야 저녁 반찬으로 문어 모양 소시지가 나오는데 당연히 잘 보여야지. (웃음)

그럼 스스로 생각할 때 본인은 어떤 남자인가?
장근석: 얼마 전에 트위터에서 누가 장근석은 어떤 남자예요? 라고 물어서 쓴 게 있다. (휴대폰을 꺼내 트위터를 검색하면서) 최근에 썼는데? 아! ‘매력적이고 지적이며 치명적이고 사랑스럽기 까지 하나 예상할 수 없고 신비한 그러나 솔직한, 한 마디로 정의할 수 없는 인간인 것 같다.’ (웃음)

이 화려한 수식어들은 (웃음) 스스로 생각하는 자기 모습인가, 지향하는 바인가?
장근석: 지향하는 게 더 크겠지. 사살 나도 내가 어떤 인간인지 잘 모르겠다. 인간의 성격이라는 게 한 가지 색깔로 정의내릴 수 없지 않나? 그 색깔들을 찾기 위한 여정에 있다고 생각한다. 배우라는 직업을 택한 것도 작품이라는 틀 안에서 캐릭터라는 여러 스타일의 옷을 입어볼 수 있어서다. 요즘은 매니지먼트 산업에서 배우를 관리하면서 계획대로만 흘러가게 하는데 그건 좀 재미가 없는 것 같다. 나는 배우가 어떤 연기를 할 때 무엇이 필요한지 알기 위해서 자기 자신부터 찾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길거리 돌아다니면서 모르는 사람이랑 인사하는 거 되게 좋아하고 사람들 걸음걸이 연구하는 거, 지하철 타는 거 좋아한다. 지하철에서 자는 사람들 모습만 해도 다 다르지 않나. 그런 걸 연구하는 게 재미있다.

회사 입장에서는 관리하기 어려운 타입일 것 같다. 플랜을 따라주지 않으니까.
장근석: 그래서 내가 회사를 만든 거지. (웃음)

지금은 어떤가.
장근석: 너무 편하고 행복하다. 가끔은 혼자라서 외롭기도 하고 약자 취급을 받을 때도 있지만 적어도 누가 시키는 대로는 안 살아도 되니까.

지금의 장근석도 약자일 때가 있나?
장근석: 시장 안에서 힘의 싸움은 늘 존재하니까. 큰 회사, 큰 언론사와의 관계는 물론 함께 일하는 모든 스태프들과의 관계는 서로가 싫다고 해서 외면할 수 있는 게 아니니까. 그래서 나 혼자서 열다섯 명 이상의 직원을 끌고 가는 지금의 상황이 버거울 때도 있지만 일단은 하고 싶은 대로 할 수 있다는 게 좋다.

“20년 간의 활동, 15년은 트레이닝 기간”
장근석 “김수현, 빨리 따라 와라! 날 추월해 줘!” 지금 하고 싶은 것과 해야 할 것, 그리고 할 수 있는 것에 대해서 명확하게 알고 있는 것 같다. 도 이렇게 달콤한 작품은 20대인 지금 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생각해서 선택했다고 말했다.
장근석: 사실 대한민국에서 스물다섯 이전의 배우가 티켓 파워를 가지는 경우가 별로 없다. 내 또래 남자 배우에게 들어오는 시나리오도 한정되어 있다. 장르도 제한적이고 교복을 입는 게 대다수다. 그런 상황에서 장근석은 잘 된 영화도 없었다. 블루칩이라는 얘기는 늘 들어왔지만 영화나 드라마에서 대박 작품은 없었다. 이제 내가 할 수 있는 시나리오가 점점 늘어나고 있는 단계라고 생각한다. 할 수 있는 장르도, 해볼 수 있는 역할도 많아졌고. 지금 당장 스물다섯의 나이에 이 내가 승부를 건, 나의 대표작이다 라고 하고 싶은 마음은 없다. 이렇게 까불고 촐랑거릴 수 있는 것도 지금이니까 할 수 있는 거고 서른이 되고 진짜 남자가 되면, 더 많은 기회가 있겠지.

장근석의 대박 작품은 장근석 그 자체라는 생각도 든다. 보통 배우들은 캐릭터를 연기하는 사람이니까 너무 개인적인 모습은 드러내고 싶어 하지 않는 경우가 많은데 그와 정반대의 길을 가고 있다. 이미지가 고정돼서 정작 하고 싶은 배역을 못 하게 되는 것에 대한 두려움은 없나?
장근석: 작품 속의 캐릭터는 온전히 캐릭터로 존재하는 거다. 물론 장근석이 무한대로 첨가된 은 예외다. 캐릭터는 캐릭터, 장근석은 장근석으로 존재하는 건데 최근 장근석이 붐업 된 건 나도 많이 느낀다. 하지만 이런 상황에 만족하고 이정도면 됐어 라고 할 수 없는 게 장근석은 배우로서 큰 인정을 받은 적이 없기 때문이다. 단 한 번도! ‘무릎 팍 도사’ 이후로 장근석이라는 캐릭터는 인기를 얻었을지 모른다. 하지만 작품으로서 인정을 받는 게 배우의 삶이지 않을까 싶다. 그리고 지금 장근석이 아무리 핫하다고 해도 오늘 밤 어떤 사건 사고로 인해서 꺼질 수 있는 거품 같은 존재라고 스스로 생각하고 있다. 어떤 일이 주어지든 간에 대충할 수 없는 이유가 그 때문인 것 같다. 오늘도 세 시간 밖에 못 잤다. 대구에서 서울 올라오는 동안 죽을 고비를 두 번이나 넘겼다. 내가 나 자신한테 “야 너 진짜 후회하지 않게 살았냐?”라고 물으면 “후회 안 해, 개새끼야!”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부끄럽지 않은 시간을 보내고 있다.

배우보다 엔터테이너로 주목을 받는 부분이 크지만, 필모그래피를 살펴보니 매해 꾸준히 다양한 장르의 작품을 해왔다. 다양한 재능을 가졌지만 중심엔 늘 연기가 있었는데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장근석에게 ‘배우’는 더 큰 의미인 것 같다.
장근석: 두 가지 이유가 있는데 일단 카메라 앞에서 장근석을 드러내는 것보다 캐릭터로서 표현할 때 카타르시스를 느낀다. 그리고 내가 노래를 하건, 춤을 추건, 그걸 직업으로 삼은 사람들 옆에 서면 나는 말도 안 되는 거지. 나는 그냥 노래를 어떻게 부르는 지 아는 정도지 그 세계를 완전히 이해하지는 못 한다. 그런데 연기에 있어서는 누군가와 같은 캐릭터를 두고 싸운다면, 지지 않을 자신이 있다. 20년이나 연기를 했으니까. 물론 냉정하게 생각해보면 그 중 15년은 트레이닝 기간이었던 것 같다. 사람들이 나를 알아보긴 했지만 나는 내가 뭘 하고 있는지 헷갈렸으니까. 스무 살부터 새로운 플레이 그라운드에서 시작했다고 생각한다.

많은 이들이 주목한 KBS 도 그렇고 KBS 이나 MBC 를 보면서 솔직히 놀랐었다. 김명민이라는 배우 앞에서도 밀리지 않는 존재감이 있었다.
장근석: 그런데 그 작품에서 치명적인 오류를 범했지. 너무 빨리 남자가 되고 싶어 했다. 머리를 짧게 자르고 수염을 기르고 몸에 각을 만들고. 뭐랄까, 치트 키를 썼다고 해야 하나? 스물 두, 세 살 때의 나는 나 이제 다 컸잖아, 어른이잖아 라고 생각했던 것 같다. 그래서 애같이 안 보이려고 허세도 부리고 있는 척, 멋있는 척, 남자다운 척을 한 게 실수였다. 김명민 선배한테 배운다는 생각으로 했어야 했는데 밀리지 않겠다는 마음으로 버텼던 게 지금 봐도 애처로워 보이는 것 같다.

자신의 과오에 대해서 그렇게 생각은 해도 있는 그대로 말하기가 쉽지 않을 텐데 아무렇지 않아 보인다.
장근석: 나는 항상 장근석을 객관화시키는 연습을 한다. 지금 말하고 있는 이 장근석 옆에 그 말을 듣고 있는 장근석이 있는 거다. 어느 순간 내가 거짓말을 하고 뻥튀기를 하면 옆의 얘한테 혼나지 않겠나. 그런 트레이닝을 많이 했다. 그리고 예를 들어, 10년 후의 장근석이 오늘의 장근석에게 ‘야, 셔플 쪽팔려, 하지 마’라고 한다면 지금 셔플을 추는 건 실수인 거다. 내가 나중에 후회를 하는 거니까. 그런데 지금 셔플을 통해 대중과 호흡하고 사람들이 나를 보고 웃는 걸 즐기면 10년 후의 장근석이 봐도 ‘스물다섯이니까 그래도 돼. 대신 서른다섯엔 확실히 자리를 잡아’라고 할 것 같다.

“뭐든 한 가지 이미지로 가는 것보다 익사이팅 하게”
장근석 “김수현, 빨리 따라 와라! 날 추월해 줘!”
말하자면 장근석으로 살면서 장근석이라는 캐릭터를 시뮬레이션 육성하는 건데, 본인은 계획에 따라 만들어 가고 있지만 대중은 늘 그것을 지켜보며 따라 와주지 않는 경우도 있다.
장근석: 그래서 대중이 참 재미있는 것 같다. 단순한 것 같으면서도 까다롭고. 어쨌든 확실한 건 스물다섯 살짜리가 뭘 잘 한다고 해봤자 스물다섯이라는 거다. 정말 뛰어난 천재일 수 있겠지만 인생을 더 산 어른의 연륜을 이길 수 없다. 다만 지금 내가 아시아 프린스가 되고 싶다고 솔직하게 얘기하는 건 젊으니까 얼마든지 할 수 있지 않나. 내가 월드 프린스가 꿈이라고 말했을 때, 무조건 그걸 이루겠다는 게 아니라 그 꿈을 위해 달려가는 모습을 보여주겠다는 거다. 실패할 수도 있고 넘어져 깨질 수도 있지만 가시밭길이 있으면 가시를 자르면서도 가 봐야 하는 것 같다. 넘어지거나 실패하거나 좌절하는 것이 창피하지는 않다. 내 자신에게 화가 날 뿐이지, 그걸 대중에게 들키는 게 두렵지 않다. 넘어지거나 다칠 수도 있겠지만, 넘어지면 응원해 주세요! 물론 외면하셔도 됩니다! 나는 다시 일어날 거니까! 라는 초(超) 긍정의 마인드다.

사람은 누구나 넘어지면 움츠러들기 쉽지 않나. 창피하진 않더라도 적어도 아프긴 할 텐데. 이를 두려워하지 않는 태도는 어려서부터 일을 하면서 만들어진 것인가?
장근석: 지금 아무리 넘어져서 아프다고 해도 지금보다 더 아팠던 때가 있었기 때문이다. 내가 생긴 것과 달리 치열하게 살았다. 아역 배우를 시작한 것도 돈을 벌기 위해서였고. 부모님이랑 셋이서 가끔 술을 마시면서 어렸을 적 얘기를 많이 한다. 서울에 처음 올라왔을 때, 처절하게 바닥까지 가 봤기 때문에 그 때의 아픔을 생각하면 지금 넘어져서 받는 상처는 아무 것도 아니다. 다시는 돌아가고 싶지 않다는 생각이 있어서 항상 비뚤어지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그러면 다시 나락으로 떨어지니까. 그런 시간들이 이 긍정적인 마인드의 시발점이 아니었을까?

그런 긍정적이고 솔직한 모습을 일본 사람들도 좋아한 것 같다. 한국에서의 인기를 등에 업고 일본에 진출한 것이 아니라는 점에서 기존의 한류 스타들이 걸었던 길과 다른 길을 걷고 있다. 이것 자체가 스스로에게 가지는 의미가 있을 것 같다.
장근석: 숙제인거다, 숙제. 한국에서는 대표작도 대박 작품도 없었다. 시청률이 30%를 넘어간 드라마도, 관객이 200만 넘게 든 영화도 없었다. 이런 꿈을 일본에서 먼저 이룬 거다. 모든 기록을 가 다 갈아치웠으니까. 그래서 반대로 나한테 숙제가 떨어졌다. 일본에서 성공했으니까 그냥 일본에만 있을래 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나는 한국 사람이고 한국에서 인정받고 싶다는 이 욕망은 돈으로도 살 수 없는 것이다. 그래서 편하게 쉬면서 갈 수도 있었지만 이후 바로 를 빡세게 촬영하고 있다. 이 숙제를 풀어야 한다는 강박이 있는 것 같다.

는 느낌이 어떤가. 윤석호 감독의 전작들에서 주인공들은 자기 마음을 표현하는 데 굉장히 조심스러운 사람들인데.
장근석: 는 두 가지 사랑을 품고 있다. 5회까지는 1970년대를 배경으로, 아픔이 많은 시대를 살면서 사랑에 있어 조심스러웠던 부모님 세대의 아날로그적인 사랑을 그린다. 요즘엔 심지어 문자나 이메일로도 사랑을 고백하는데 그 때는 그녀를 만나기 위해서 단과대 앞에서 한 시간이라도 기다려야 했다. 그런데 그게 더 낭만적인 것 같다. 그 마음씨가 예쁘고, 뭐랄까 설레는 마음이 좀 더 길었던 것 같다. 6회부터는 지극히 디지털적인 사랑이 시작되면서 도전적이고 때로는 거침없는 성격의 인물이 된다. 한 작품 안에서 두 가지 연기를 다 보여줄 수 있다는 게 나한테는 가장 큰 메리트이자 도전이다.

지금 당신을 움직이는 건 주체할 수 없는 ‘에너지’인 것 같다. 그런데 에너지라는 건, 젊어서 가능한 것일 수 있다. 나이가 들면 에너지가 소진될 수도 있고 그 때는 또 다른 무기가 필요할 텐데.
장근석: 경험. 20년 동안 일을 해왔기 때문에 넘어져도 일어서는 법을 알 것 같다. 그렇기 때문에 지금 재미없게 정해진 ‘안전빵’으로 가고 싶지 않다. 안 해봤던 것도 해보고, 어차피 안 될 것을 알면서도 무모하게 도전해보고 싶다. 이걸 하면 빨리 아시아 프린스가 될 것 같은 작품도 있겠지. 그걸 해서 아시아 프린스가 되면 행복하겠지만 누가 봐도 뻔~하게 잘 될 것 같은 건 재미없다. 늘 직진으로만 가야만 할까? 돌아가는 것도 좀 재미있지 않을까? 무엇이든 재미있는 길을 걷고 싶다. 같이 대중들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작품으로 사람들을 깜짝 놀라게 하는 게 재미있다. 장근석이 가는 길이 신기하네? 다음에는 어떤 길을 갈까? 라고 궁금해 할 때 같이 내가 제일 잘 할 것 같은 걸 보여주는 거지. 내년에는 좀비나 살인자가 될지도 모르고. 뭐든 한 가지 이미지로 가는 것보다 익사이팅 하게 가고 싶다.

그런 배우가 우리나라에도 있으면 좋겠다.
장근석: 많지 않나?

유아인? (웃음)
장근석: 그렇지. 유아인과 김수현. 영화 는 참 많이 웃으면서 봤다. 선수는 선수를 알아본다고 역시, 선수구만! 싶었다. (웃음) 아인이 형과는 고등학교 때부터 알고 지냈다. 서로 머리가 커지고 바빠지면서 연락은 못 해도 시상식 같은 데서 마주치면 인사는 했다. 그런데 뭔가 그는 친하게 지내면서 가까이에서 보는 것보다 멀리서 보는 게 더 재미있을 것 같더라. 아니라 다를까, 로 해내더라. 유아인에게 가 있으면 장근석에게 이 있어. 그리고 김수현, 빨리 따라 와라! 날 추월해 줘! 자극 받게. (웃음)

인터뷰, 글. 김희주 기자 fifteen@
인터뷰, 편집. 이지혜 seven@
사진. 이진혁 eleve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