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뮤지컬, 이제는 뒤를 돌아봐야 할 때

한국뮤지컬, 이제는 뒤를 돌아봐야 할 때
지난 14일 열린 제 17회 한국뮤지컬대상은 여러모로 도전적이었다. 그동안 시상식을 열었던 KBS홀을 벗어나 2000석 규모의 올림픽홀로 이동했고, 녹화가 아닌 생방송으로 시청자를 만났다.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고 경력이 많지 않은 제작사의 초연작 에 최우수작품상을 비롯한 3개의 트로피를 안겼다. 특히 추리물의 긴장감을 음악으로 재현한 최종윤 작곡가()와 엔딩에 시즌2의 ‘떡밥’을 던진 노우성 작가(), 리얼리티에 강한 여신동 무대 디자이너() 등 새로운 크리에이터의 활약이 인정을 받았다.

원캐스트로 에 출연한 김우형은 남우주연상을 수상하며 “잘해서 받은 상이 아니라는 걸 잘 알고 있다. 120회 수고했다는 의미이고, 100명의 스태프들에게 감사하다”는 말로 소감을 남겼고, 함께 출연했던 정선아는 무대 아래에서 눈물로 지난 시간의 고단함을 나눴다. 의 조정은이 신인상을 받은 지 7년 만에 여우주연상을, 박은태는 남우신인상을 받았다. 로 연기변신을 시도한 이건명은 의 ‘Seasons of love’의 가사를 인용한 수상소감을, 으로 데뷔해 신인상을 받은 송상은은 노미네이트 되도록 해주겠다던 동료배우들을 향해 “오빠들 저 정말 탔어요”라는 깜찍한 소감을 남기기도 했다.

넓어진 시장, 내실은 얼마나 다져졌는가
한국뮤지컬, 이제는 뒤를 돌아봐야 할 때
특별히 어느 한 작품이 주목받기 보다는 2010년 9월부터 올 8월까지 공연된 뮤지컬들이 고루 수상했음에도 불구하고 어딘지 어색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는 데는 몇 가지 이유가 있다. 주최 측 스포츠조선 방준식 대표는 “(한국뮤지컬에서) 가장 오래된 시상식”이라 자랑스레 말했지만, 소극장 뮤지컬은 여전히 논의 대상에서 비껴나 있고, 새롭게 등장한 크리에이터의 손을 들어주기는 했지만 노미네이트되는 스태프들의 면면은 몇 년째 큰 변화가 없다. 신인상의 기준 역시 모호한데, 당시 활발하게 활동중이었던 14회의 조정석과 올해의 박은태는 데뷔 4년만의 수상이었다. 하지만 이를 단순히 한국뮤지컬대상만의 문제로 볼 수는 없다. 스태프들이 변치 않는 것은 그만큼 업계에 검증된 전문 인력이 많지 않다는 방증이다. 또한 영화나 연극, 드라마와는 달리 재공연이 많은 뮤지컬계 특성상 50여 편의 출품작 중 후보군에 속할 수 있는 신작은 30여 편뿐이라는 점은 선택지가 적다는 어려움에 봉착한다. 여기에 크지 않은 시장 안에서 뚜렷한 개성 없이 상반기 더뮤지컬어워즈와 하반기 한국뮤지컬대상으로 양분되어 있는 두 시상식도 문제의 중심에 있다.

모노드라마 같은 윤복희의 축하공연과 오만석, 전수경의 여유가 단연 돋보였지만, 창작뮤지컬 활성화를 위해 기획되었으나 여전히 라이선스 뮤지컬 중심으로 진행되는 축하공연과 작품 홍보는 여타 다른 시상식과 다를 바가 없었다. 생방송의 긴장 때문일 수도, 사회자 이현우가 여러 차례 얘기했듯 “대중적이 된 뮤지컬”의 달라진 위상 때문일수도 있다. 어느새 뮤지컬은 매년 아이돌 가수들이 후보에 오르고, 김준수는 “공정하게 객관적 평가를 받지 못하는 상황에서 상을 받는다는 것의 의미가 더 크다”고 공개적으로 발언하는 곳이 되었다. 시장은 커졌지만, 내부의 인력과 완성도는 얼마나 내실을 갖게 되었는가. 관객의 눈높이는 높아졌으나, 창작자는 지쳐있고, 자신의 스타일에 갇힌 배우들도 여럿이다. 2000석 좌석에는 군데군데 빈자리가 보였다. 넓이만큼 깊이도 중요한 시점, 시상식을 떠나 다시금 뒤를 돌아볼 때다.

제 17회 한국뮤지컬대상 수상내역
최우수작품상 :
베스트외국뮤지컬상 :
남우주연상 : 김우형
여우주연상 : 조정은
남우조연상 : 이건명
여우조연상 : 구원영
남우신인상 : 박은태
여우신인상 : 송상은
앙상블상 :
연출상 : 김효경
극본상 : 노우성
작곡상 : 최종윤
음악상 : 엄기영
안무상 : 오재익
무대미술상 : 여신동 (무대디자인)
기술상 : 권도경 (음향디자인)
인기스타상 : 김준수, 윤공주

사진제공. 한국뮤지컬대상

글. 장경진 thr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