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티나 “진짜 나만의 소울을 가지고 노래하고 싶다”

크리스티나 “진짜 나만의 소울을 가지고 노래하고 싶다”

Mnet 의 TOP 4 안에 들었던 크리스티나는 지역 예선에서 가사를 잊어버리고, 잔뜩 굳은 얼굴로 피아노 앞에 앉아 있었다. 결국 그의 모습은 방송을 타지 않았고, 슈퍼위크가 시작될 무렵 크리스티나를 주목하는 사람은 많지 않았다. 심사위원들에게 가능성으로 비춰졌던 그녀의 묵직한 울림은 생방송에서 그 진가가 드러났다. 목소리 하나만으로 감정을 고스란히 전달했던 크리스티나는 울랄라 세션을 제외하고 유일하게 슈퍼세이브를 받은 참가자가 됐다. 그리고 이승철에게는 듀엣 제의를 받으며 파워풀한 솔로 보컬의 차별화된 실력을 보여줬다. 그야말로 처음에는 발견하지 못했던 보석의 재발견. ‘아쉬운 무대는 없다’고 말할 정도로 매 무대에 모두를 쏟아 부은 크리스티나를 TOP 4 기자 간담회에서 만났다.

TOP 4지만 솔로로서는 우승이라는 이야기도 있다. 솔로로서 가장 오래 살아남았다.
크리스티나: 여자로서, 솔로로서는 오래 남기 어렵다는 이야기도 들었다. 그런데 오래 살아남은 비결은 우승을 바라보며 달려가는 게 아니라 이번 주에도 붙고 싶고, 또 이번 주에도 붙고 싶고, 그렇게 매번 생각하면 매주 붙게 되더라. 그래서 욕심 안 부리고 그냥 내 노래만 잘하면 되는 것 같다 생각했다. 그리고 나는 가능성을 많이 갖고 있다고 생각하는데 그걸 한꺼번에 보여주는 것보다는 조금씩 조금씩 보여주는 게 도움이 됐다.

무대에서 부른 마지막 곡이 ‘Pay Day’였는데 그게 점점 끌어 올린 가능성과 자신감의 정점 같았다.
크리스티나: 그 땐 머릿속으로 그런 계산을 했다. 만약 울랄라 세션 오빠들이 네 명이면 시청자가 한 명씩만 좋아해도 4표를 받는 거 아닌가. 그러니 붙을 수도 있고 안 붙을 수도 있다. 그런데 만약 내게 편한 노래를 하면 떨어져도 아쉬울 것 같았고, 반대로 사람들이 상상도 안 했던 랩송을 편곡해서 멋진 무대를 만들면 떨어져도 아쉽진 않을 거 같았다. 그런 생각으로 ‘Pay Day’ 무대에 섰다.

그래도 혼자 솔로라 더 주목과 기대를 받았는데 부담감은 없었나.
크리스티나: 무대 부담은 없었지만 정신적으로 그 때가 가장 힘들었던 것 같다. 뮤직 드라마를 찍고 나서 긴장이 풀리는데 무대는 또 서야 하고. 그런데 기대고 의지할 사람이 없으니 힘들었다. 누구에게 도움을 받아야 하는 거지? 몸이 좀 안 좋은데 어떻게 해야 하는 거지? 그런 걸 혼자 고민해야 했으니까.

뮤직 드라마에서도 외로운 스타로 나왔는데 그런 정서가 혹 본인의 노래에도 배어 나오는 게 있나. 노래가 슬프다는 이야기를 많이 듣는다.
크리스티나: 드라마 찍기 전에는 그냥 행복하게 친구들이랑 무대도 서고, 슬픈 노래가 있어도 뮤지컬처럼 그런 연기를 했는데 드라마를 찍을 땐 감독님께서 역할에 맞게 외로운 생각을 많이 하라고 하셨다. 그러면서 나도 모르게 좀 외로워졌다. 한국에 부모님도 안 계시고 친구도 없고, 한류 톱스타 역할을 연기하는데 내가 진짜 잘 나가는 톱스타도 아니고, 심지어 성형수술 많이 했는데 얼굴에 만족감을 못 느끼는 인물을 연기하려니 으아… 힘들었다.

위로가 필요한 건데, 스스로 음악 치료 공부를 하기도 했다. 그런 걸 표출할 기회가 되진 않았나.
크리스티나: 사람들과 마음을 맞추는 방법에 대한 공부를 많이 했다. 그런 걸 음악으로 바꿔 부르니 도움도 많이 됐지. 그만큼 사람들이 더 감동을 많이 받게 되지 않았을까 싶다. 이번 도전에서 위험했던 순간은 ‘Lonely’를 부를 때였는데 가성으로 고음을 하는 대신 위험을 무릅쓰고 클라이막스에서 안에 있는 걸 다 내놨다가 그런 음 이탈이 났다. 그런데 그런 소리가 나왔다고 멈추는 게 아니라 이미 나왔으니 계속 내놓는 거다. 뒤로 물러서기보다는 앞으로. 진짜 외로움을 있는 그대로 다 표현했다. 위험한 무대였지만 유투브에서 그게 오히려 50만 히트가 나왔더라. 만약 고음으로 예쁘게만 불렀다면 오히려 좋은 평가를 못 받았을지도 모른다.

그런 모습에 대해 특히 윤미래 씨가 좋은 평을 많이 해주고 둘 사이 교감도 눈에 띄었다.
크리스티나: 따로 연락을 하는 건 아니지만 내가 떨어진 날 방송 다 끝나고 대기실로 와서 칭찬해주시고 안아주시고 “잘했다, 사랑한다” 그런 말까지 해주셨다. 빨리 데뷔하라고, 여기가 진짜 시작이라고. 아, 진짜 최고였다. 내가 어렸을 때부터 존경하던 롤모델이 그렇게 칭찬을 해주니 정말 꿈같지.

윤미래와 이승철 모두 듀엣 제안을 했는데 한 사람과만 해야 한다면 누구랑 하고 싶나.
크리스티나: 이승철 선생님은 결승 무대 끝나고 난 다음에 와서 악수하고 “너 진짜 나하고 듀엣하자” 이러시니까 진짜 꼭 하고 싶었다. 그런데 역시 그만큼 윤미래 언니랑 듀엣하고 싶다. 그래서 트리오를 하고 싶다. 윤미래 언니는 랩을 하고 나랑 이승철 선생님은 노래를 부르고. 트리오를 안 시켜줄까? (웃음)

많은 것이 변했는데 출연 후 스스로 달라진 게 있다고 느낀다면.
크리스티나: 뉴욕에 살 때는 스케줄을 내 마음대로 짰다. 오늘은 늦게 일어나야 겠다, 오늘은 놀러가야 겠다. 그런데 활동을 하면서 스케줄이 딱딱 잡혔는데 그게 좋더라. 혼자 스케줄 짤 때는 살도 좀 찌고 그랬는데 스케줄이 딱딱 잡히니까 오늘은 운동, 오늘은 안무, 이러니까 10㎏ 정도 빠졌다. 인터뷰나 방송 그런 것도 아직까진 좋고.

방송은 끝났는데 앞으로 사람들에게 어떤 음악을 들려주고 싶나.
크리스티나: 40년 뒤에 어느 누군가가 내 노래를 듣고 ‘아, 이 노래 좋다, 멋있다’라고 말하는 그런 노래를 부르고 싶다. 지금의 잠깐 인기 많은 노래보다는. 그래서 장르를 따지자면 진짜 나만의 소울을 가지고 노래하고 싶다.

사진제공. CJ E&M

글. 박소정 기자 ninetee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