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수꾼’부터 ‘악녀’까지, 액션은 기본… 거칠어진 女배우

[텐아시아=조현주 기자]
'쌈 마이웨이' 김지원, '파수꾼' 이시영, '귓속말' 이보영

‘쌈 마이웨이’ 김지원, ‘파수꾼’ 이시영, ‘귓속말’ 이보영

드라마와 영화 속 여성 캐릭터들이 ‘강렬함’을 장착하고 대중들을 만나고 있다.

지상파 월화극에서 강한 여성들의 활약이 두드러진다. 지난 22일 첫 방송된 KBS2 ‘쌈, 마이웨이’와 MBC ‘파수꾼’에서 각각 김지원과 이시영이 독보적 ‘걸크러시’ 매력으로 시청자들을 사로잡았다.

‘쌈, 마이웨이’는 마이너리그 청춘들의 골 때리는 성장로맨스를 담은 드라마로 김지원은 털털하고 괄괄한 성격의 ‘상여자’ 캐릭터로 눈도장을 찍었다. 남자친구의 바람을 알고 거침없이 연타를 퍼부은 그는 별 볼일 없는 집안, 학벌, 스펙에도 자신의 장기를 살려 최초의 여성 격투기 아나운서라는 꿈을 키워나가는 능동적인 인물이다.

‘파수꾼’의 이시영은 카리스마가 넘친다. 극 중 사격선수 출신 형사 역을 맡은 그는 딸을 잃고 정의 실현 모임인 파수꾼에 들어간다. 실제 프로 복싱 선수로도 활약했고, MBC ‘진짜사나이’에서 남다른 체력을 과시했던 이시영은 오타바이 액션, 추격신 등 대역 없이 강렬한 액션을 선보이며 역동적인 그림을 만들어냈다.

23일 종영한 SBS ‘귓속말’에서 이보영은 아버지의 누명을 벗기기 위해 고군분투했고, 결국 ‘법비’(법을 악용한 도적, 권력무리)를 통쾌하게 응징하며 주체성을 드러냈다. ‘귓속말’ 후속으로 방송되는 ‘엽기적인 그녀’에서도 여성 캐릭터가 돋보인다. 동명의 영화를 리메이크한 사극에서 오연서는 조선의 문제적 그녀로 불의를 보면 참지 못하고, 왕실의 허례허식과 조정의 부조리를 향해 가감 없이 행동한다. 오연서는 “조선시대 당시의 여성상과는 다르게 진취적인 캐릭터”라고 소개했다.

'엽기적인 그녀' 오연서

‘엽기적인 그녀’ 오연서

현재 방영 중인 MBC ‘군주-가면의 주인’에서 활약하고 있는 김소현 역시 당차고 야무진 조선시대 여인으로 사랑을 받고 있다. 김소현은 극 중 아버지의 참수 이후 복수를 다짐하며 색다른 면모를 보여줄 예정이다.

배두나는 6월 10일 첫 방송되는 tvN ‘비밀의 숲’에서 타협 없는 무대포지만 정의롭고 따뜻한 형사 역을 맡아 조승우와 함께 검찰 스폰서 살인사건과 그 이면에 숨겨진 진실을 파헤친다. 출중한 연기력은 물론 보이시한 매력을 지닌 배두나의 활약에 거는 기대가 크다.

스크린에서도 여배우들의 존재감은 크다. 먼저 6월 8일 개봉하는 영화 ‘악녀’(감독 정병길)의 주인공 김옥빈이 전 세계인의 주목을 한 몸에 받고 있다. ‘악녀’는 살인병기로 길러진 최정예 킬러 숙희가 그녀를 둘러싼 비밀과 음모를 깨닫고 복수에 나서는 강렬한 액션 영화. 김옥빈은 목검, 장검, 권총, 도끼 등의 무기를 이용해 액션을 펼쳤다. 제 70회 칸 국제영화제 미드나잇 스크리닝 부문에 초청된 ‘악녀’는 해외 115개국에 선판매되는 쾌거를 이뤘다. 해외 관계자들은 “강렬하고 파워풀한 김옥빈의 연기”에 박수를 보냈다.

'악녀' 스틸컷

‘악녀’ 스틸컷

‘악녀’는 시작이다. 남성 위주의 작품이 즐비하던 충무로에 여성 캐릭터가 위주가 되는 작품들이 속속들이 선보일 전망이다. 내달 크랭크인 하는 영화 ‘협상’(감독 이종석)은 현빈과 손예진이 출연을 확정했다. ‘협상’은 서울지방경찰청 위기 협상팀의 유능한 협상가가 자신의 상사를 납치한 인질범과 대치하며 벌어지는 사건을 그린 범죄 스릴러. 손예진은 경찰청 산하 위기협상팀 소속으로 극 중 인질범인 현빈과 두뇌 싸움을 펼칠 전망이다. 기존 한국영화에서 다뤄지지 않았던 협상가, 그것도 여성 협상가에 대한 이야기로 흥미를 자아낸다.

‘신세계’ 박훈정 감독은 여배우 원톱 액션을 그릴 영화 ‘마녀’를 차기작으로 선택했다. 생체실험을 통해 살인 병기로 훈련된 여고생이 자신의 정체성에 혼란을 느낀 가운데 범죄에 휘말리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으로 벌써부터 한국판 ‘공각기동대’로 불리고 있다. 남자 주인공에는 이종석이 출연 제안을 받고 검토 중이다.

안방극장과 충무로에서 여성 캐릭터가 두각을 나타내는 이유에 대해 한 관계자는 “안방극장의 타깃 시청층은 2030 여성인 만큼, 이들을 대변할 수 있는 주체적이고 능동적인 캐릭터들이 각광을 받고 있는 것이다”고 밝혔다.

또한 “한동안 충무로는 남자 영화 세상이었다. 여성 캐릭터를 중심으로 하는 색다르고 과감한 영화의 도전은 반길만한 일이다”라며 “앞으로 신선함을 무기로 도전적인 작품들이 계속해서 기획되고 선보일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조현주 기자 jhjdhe@tenas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