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N 초점] ‘불한당’, 미워하기엔 안타까운

[텐아시아=현지민 기자]
영화 '불한당' 포스터 / 사진제공=CJ엔터테인먼트

영화 ‘불한당’ 포스터 / 사진제공=CJ엔터테인먼트

“훌륭한 연출에 완벽한 연기, 권위 있는 영화제의 공식 초청…미워하기엔 한 없이 안타깝다.”

‘불한당’이 향한 세계의 뜨거운 반응을 만끽할 순간이다. ‘불한당’은 과연 국내 논란을 딛고 세계적 호평을 이끌어낼까.

제70회 칸 국제영화제 미드나잇 스크리닝부분에 공식 초청된 영화 ‘불한당: 나쁜 놈들의 세상(이하 불한당)’이 오는 24일 오후 11시(현지시각) 프랑스 칸의 르미에르 극장에서 공개된다. 이에 앞서 극의 주역 설경구·임시완·김희원·전혜진이 레드카펫을 밟으며 전 세계 영화인들 앞에 모습을 드러낸다.

극은 범죄조직의 일인자를 노리는 재호(설경구)와 세상 무서운 것 없는 신참 현수(임시완)의 의리와 배신을 그린 범죄액션 드라마다. ‘남성 투톱의 누아르’라는 다소 뻔한 소재에도 불고 칸의 초청을 받아 단숨에 화제의 반열에 오른 바 있다.

뚜껑을 열자 칸이 선택한 이유가 보였다. ‘불한당’엔 뻔한 클리셰가 없다. 예측 가능할 법한 전개를 신선하게 비트는 것은 물론 코믹스를 보는 듯한 연출이 ‘어른들의 만화’를 연상케 만든다. 일례로 언더커버 소재를 사용했음에도, 신분을 들킬 위기에서 오는 긴장감을 배제한 채 인물들의 감정에 집중한다. 뿐만 아니라 누아르 장르 특유의 리얼함보단 거구에 맞서는 히어로를 연상케 하는 액션신을 담아냈다. 실제로 극은 국내 언론시사회 이후 ‘스타일리시한 범죄액션’ ‘섹시한 연출’ 등 호평을 받았다.

특히 설경구와 임시완의 브로맨스보다 더 진한 케미는 단연 압권이다. 단순히 서로를 믿고 속이는 관계에서 나아가 형용할 수 없는 감정을 나누는 것. 이 어려운 감정선을 깊은 눈빛 하나로 표현해내는 설경구와 임시완의 열연은 극을 가득 채운다.

한 마디로 ‘불한당’은 군더더기 없이 완벽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난 17일 개봉해 일주일도 채 되지 않은 ’불한당’은 현재 곤욕을 치르고 있다.

변성현 감독의 SNS가 발단이 됐다. 그는 트위터에 특정 지역 비하와 성차별적 발언을 해 질타를 받았다. 이후 사과의 글을 게재했지만 관객들의 비난은 영화 흥행에도 영향을 끼치는 모양새다.

당초 오는 23일 배우들과 함께 칸 행 비행기에 오를 예정이었던 변 감독은 논란에 대한 모든 책임을 지고 영화제에 불참의 뜻을 밝혔다. 다만 ‘불한당’의 투자배급사 CJ엔터테인먼트의 만류로 인해 현재 회의 중이다.

세계에 위상을 떨치기에 충분한 극에 그것을 탄생시킨 감독이 빠질 위기다. 이 안타까운 아이러니함 속에서도 ‘불한당’은 전 세계 영화인들을 사로잡을 수 있을까.

현지민 기자 hhyun418@tenas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