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먹쥐고’ PD “김병만, 온 얼굴 비늘 범벅 돼 눈물… 정말 미안”

[텐아시아=손예지 기자]
'주먹쥐고 뱃고동' 캡처 / 사진제공=SBS

‘주먹쥐고 뱃고동’ 캡처 / 사진제공=SBS

‘주먹쥐고 뱃고동’ 이영준 PD가 ‘김병만의 눈물’에 대해 입을 열었다.

지난 20일 오후 방송된 SBS ‘주먹쥐고 뱃고동’에서는 남해의 멸치잡이 조업에 나선 김병만과 육중완, 허경환의 모습이 그려졌다. 조업 전부터 역대급 극한 어업이라는 경고를 들었지만 현실은 상상 그 이상이었다. 멤버들은 배에 올라타자마자 거칠게 출렁이는 파도에 멀미는 물론 높은 파도에 몸도 제대로 가누지 못했다. 거친 파도 위에서 2km에 달하는 멸치 그물 끌어 올리기에 이어 극한의 멸치 털기 작업이 이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한계에 다다른 김병만은 결국 멸치 털기 조업 도중 대열을 이탈, “포기하겠습니다”라고 말하며 ‘주먹쥐고 뱃고동’ 사상 최초로 조업을 포기하고 말았다. 김병만은 끝내 눈물까지 보였다. 누구도 예상치 못했던 김병만의 중도 포기였고, 수 년간 전 세계의 ‘정글’에서 극한 생존을 펼쳐온 그의 입에서 처음으로 나온 ‘포기’라는 단어였다.

‘주먹쥐고 뱃고동’의 이영준 PD는 “’소림사’와 ‘정글’에서도 본 적이 없는 김병만의 포기 선언과 눈물에 정말 깜짝 놀랐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영준 PD는 “멸치 잡이는 진짜 ‘역대급 어업’”이라며 “이 날 느껴보니 동해 보다 남해 파도가 더 거칠더라. 그 험한 파도 위에서 중심 잡고 서 있는 것조차 힘들었다. 선장님조차 그 파도 속에서 조업을 계속 나갈지 그냥 돌아갈지 고민할 정도였다”라고 당시 촬영 현장에 대해 설명했다.

이영준 PD는 “멸치 조업은 그런 거센 파도가 치는 배 위에서 2km에 달하는 그물을 바다에 던졌다가 다시 그걸 직접 손으로 끌어올리고, 그걸 다시 직접 손으로 쳐서 털어내야 하는 작업이었다. 다른 조업들은 자동기계장치를 사용하기도 하는데 멸치 털이 작업은 손수 다 사람의 힘으로만 하는 일이다 보니 다른 조업보다 훨씬 더 힘들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영준 PD는 “김병만 씨가 포기하겠다. 달인 인 척하는 자기가 진짜 달인을 만났다”고 말하는데 저는 물론이고 스태프들까지 모두 뭉클함을 느꼈다. 현장이 숙연해졌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이어 이 PD는 “병만 씨가 ‘주먹쥐고 뱃고동 못하겠다’고 하지 않았나. 온 얼굴과 몸에 멸치 비늘로 범벅이 돼서 눈물을 흘리며 연신 죄송하다는 말을 거듭하는데 그걸 보니 가슴이 철렁하더라. 정말 미안했다. 진짜 10시간 넘는 조업에 너무 지친 것이 눈에 들어왔다”며 “’정말 묵묵히 열심히 하시는 어부들에게 피해를 주고 싶지 않다’는 생각을 피디인 나나 김병만 씨가 동시에 한 거 같다”며 진짜 달인인 어부 분들을 옆에서 보면서 본인이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생각에 미안하고 스스로에게도 실망하고, 온갖 생각이 들면서 눈물로 표현된 게 아닐까 생각이 든다”라고 말했다.

방송 직후 온라인과 SNS 상에는 “멸치 잡이가 이렇게 힘든 줄 몰랐다”, “김병만 눈물에 덩달아 울컥했다. 앞으로 멸치 감사한 마음으로 먹어야겠다”, “진짜 어부들 존경스럽다. 다들 최선을 다하고 성실한 모습에 감동했다. 먹거리를 보면서 소중한 마음을 가지겠다” 등의 반응이 이어졌다.

이런 반응에 대해 이영준 PD는 “멸치는 우리 식탁에 자주 올라오고 쉽게 얻을 수 있는 재료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사실 선원들의 피땀이 어린 소중한 식재료였다. ‘뱃고동’ 멤버들의 땀과 노력으로 밥상 위의 조연에 불과한 멸치가 어엿한 주연으로 재평가 받게 된 것 같아 뿌듯하다”며 “‘주먹쥐고 뱃고동’이 대한민국의 바다와 수산 자원의 고마움, 미래를 한번쯤 생각해 볼 수 있는 계기를 전하는 프로그램이 됐으면 좋겠다. 멤버들, 스태프들 모두 마음을 모아서 땀과 노력으로 열심히 프로그램을 만들고 있다. 앞으로도 애정과 관심을 가지고 계속 지켜봐 주셨으면 좋겠다”라고 덧붙였다.

손예지 기자 yejie@tenas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