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N 리뷰] ‘개그콘서트’, 이러려고 특집했다

[텐아시아=현지민 기자]
KBS2 '개그콘서트' / 사진=방송 화면 캡처

KBS2 ‘개그콘서트’ / 사진=방송 화면 캡처

개그맨들의 개그맨 유재석의 화려한 포문을 시작으로 선·후배 개그맨들의 컬래버레이션에 김준호·김대희의 하드캐리까지. ‘개그콘서트’, 이러려고 특집했다.

지난 14일 KBS2 ‘개그콘서트’가 900회 특집 방송을 진행했다. 유재석의 코믹한 축사를 시작으로 ‘개그콘서트’의 전성기를 이끈 김준호·김대희의 활약이 눈길을 끌었다. 이날 방송은 10.0%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지난주 방송분이 기록한 7.9%보다 2.1%P 상승한 수치며, 줄곧 한자리수 시청률에서 부진하던 ‘개그콘서트’가 두 자릿수 시청률을 회복한 기록이기도 하다.

유재석은 개그맨 후배들이 모여있는 자리에서 축사를 위해 무대 위에 올랐다. 하지만 말과 다른 행동을 보이며 반전 개그를 선보였다. 미혼인 정명훈에게 “아이는 잘 크지”라고 물었고 2년 전에 끝난 코너에 대해 “잘 보고 있다”고 말했다. 후배들의 유행어를 바꿔 말했고, 자신의 한풀이까지 시작했다. 소통을 강조하면서도 후배들에게 윽박을 지르다가 결국 후배들에 의해 무대 뒤로 끌려가며 ‘개그콘서트’ 900회 특집의 시작을 알렸다.

무엇보다 돌아온 김준호와 김대희의 하드캐리가 눈길을 끌었다. 김준호는 과거 유행 코너 ‘감수성’ ‘꺾기도’ 등을 재연했고 김대희 역시 ‘어르신’ ‘쉰 밀회’ ‘대화가 필요해’ 등 무대에 올랐다.

방송된지 3년도 더 지난 코너들도 있었지만 추억의 코너들이 무대에 오르자 관객들은 고민 없이 유행어를 따라 외치며 호응했다. 김준호와 김대희는 ‘씁쓸한 인생’을 통해 “김대희 대위, 데이 바이 데이, 발렌타인데이, 선데이 먼데이…” 등 말장난 개그를 시작으로 서로의 옷 속에 얼음이나 풍선을 넣어 부푸는 등 과거 화제를 모았던 개그로 추억과 웃음을 동시에 선사했다. “내가 이러려고 특집에 출연했나”라며 곤란해 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지만 이 역시 유쾌했다.

두 사람 외에도 김준현이 오랜만에 다양한 무대에 올라 “고뤠~?” “마음만은 홀~쭉하다” 등 유행어를 선보였고 김지민 역시 ‘연기돌’ 코너에서 “느낌 아니까~”라며 톱스타 캐릭터를 재연했다. 한동안 ‘개그콘서트’에서 보이지 않았던 신봉선·장동민·이문재·홍인규·조윤호·이상민·이상호 등 개그맨들도 재미를 더했다.

김준호와 KBS2 ‘1박2일’에서 호흡을 맞추고 있는 데프콘·정준영·김종민은 게스트로 출연했다. 이들은 김준호의 ‘꺾기도’에 출연해 리얼 버라이어티에서 갈고닦은 몸개그를 선보였다.

이날 엔딩을 장식한 ‘대화가 필요해’는 단연 레전드였다. 고지식한 아빠 김대희와 천연덕스러운 엄마 신봉선에 39살에 고등학생으로 변신한 장동민까지 식탁 앞에 다시 모였다. 소통 없는 가족들의 이야기가 웃음을 자아냈고 생명 보험을 강요하는 김대희를 향한 신봉선의 김치 싸대기는 화룡점정이었다.

‘개그콘서트’ 연출을 맡고 있는 이정규 PD는 그간의 침체원인에 대해 “캐릭터보단 대본과 콩트에 집중한 경향이 있었다. 때문에 관객들이나 시청자들에게 회자될 캐릭터가 부족했다”고 고백한 바 있다. 그는 900회 3부작 특집을 계기로 큰 변화를 만들 것이라고 자신 있게 말했다.

900회 특집의 첫 시작은 ‘개그콘서트’가 가야할 새로운 방향에 대한 기대감을 심어줬다. 이어지는 2·3부에서는 ‘개콘’ 레전드 김병만과 이수근을 비롯해 배우 남궁민·김응수, 걸그룹 트와이스에 이어 ‘뼈그맨’ 유세윤·강유미 등이 관객들과 소통할 예정이다. 매주 일요일 오후 9시 15분 방송.

KBS2 '개그콘서트' / 사진제공=KBS

KBS2 ‘개그콘서트’ / 사진제공=KBS

현지민 기자 hhyun418@tenas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