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정민│‘82년생 지훈이’를 다시 보는 세 개의 기억

허정민│‘82년생 지훈이’를 다시 보는 세 개의 기억
허정민│‘82년생 지훈이’를 다시 보는 세 개의 기억
“너무 오버를 하면서 울었던 건 아닐까 생각하기도 했다. 근데 그건 그 당시 연기할 때 느꼈던 진짜 내 감정이다. 누구나 그런 것 있지 않나. 멘토, 혹은 나보다 큰 사람 앞에서 속 얘기를 하면서 펑펑 울어보고 싶은 것. 그런 맥락에서 지훈이가 그동안 차올랐던 울분을 터뜨린 것 같다. 그리고 송현욱 감독님이 ‘연기를 하려고 하지 말고 그냥 지훈이가 돼라. 요즘 시청자들은 슬픈 척 하는지 진짜 슬픈지 다 안다’라고 얘기해주셨던 것도 도움이 됐다.”

허정민│‘82년생 지훈이’를 다시 보는 세 개의 기억
허정민│‘82년생 지훈이’를 다시 보는 세 개의 기억
“감독님과 함께 만들어낸 장면이다. 원래는 교실 뒤에서 흐뭇하게 지켜보는 정도였다. 근데 감독님이 “여기서 강의를 한번 해보면 어떨까?”라고 갑자기 제안하셨다. 성대결절에 몸살이 나서 죽겠는데 직접 짜보라고 하셔서 인터넷으로 어린이 재테크에 대해 검색하고, 그래프도 그렸다. 이 외에도 지훈이가 엄마 아빠 앞에서 ‘맡겨 놓은 3000만원 안주면 장가 안 간다’고 바닥에서 뒹구는 장면은 내가 제안했다. 나는 원래 누군가가 ‘이렇게 해 저렇게 해’ 하면 위축되는 편인데, 감독님이 ‘이렇게 하면 어떨까’라고 툭 던져놓으시면, 그럼 나는 또 신나서 만들어낸다. 감독님과 스타일이 잘 맞는다.”

허정민│‘82년생 지훈이’를 다시 보는 세 개의 기억
허정민│‘82년생 지훈이’를 다시 보는 세 개의 기억
“잘 들어보면 문차일드의 ‘태양은 가득히’다. 감독님이 녹음할 때 아무 노래나 하라고 하셔서 무심결에 했다. 감독님이 잘 모르시기에 ”이거 ‘태양은 가득히’예요!”라고 말씀드리니까 좋다고 하시더라. 옛날엔 절대 안 불렀다. 아! 술 먹고 정말 슬플 때만 불렀다. 아주 처절하게. 문차일드 끝나자마자 대학에 입학했는데 선배며 동기들 때문에 ‘태양을 가득히’를 2000번 정도 불렀을 거다. 이제는 동기들이 시키면 바로 바로 하고, 안 시켜주나 기다리고 있고. 흐흐”

글. 박소정 기자 nineteen@
사진. 이진혁 eleven@
편집. 장경진 thr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