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N 리뷰] 정체성 잃은 ‘하숙집 딸들’, 쓸쓸한 퇴장

[텐아시아=현지민 기자]
'하숙집 딸들' / 사진=방송 화면 캡처

‘하숙집 딸들’ / 사진=방송 화면 캡처

그 흔한 종영 인사도 없었다. ‘하숙집 딸들’이 쓸쓸하게 퇴장했다.

지난 9일 KBS2 ‘하숙집 딸들’이 3개월 만에 막을 내렸다. 이날 방송에서는 SF9의 숙소와 프리스틴의 연습실을 찾아가는 이미숙·박시연·이다해·이특·붐의 모습이 그려졌다.

각각 데뷔 6개월, 6주차를 맞는 두 그룹의 열정적인 모습이 눈길을 끌었다. SF9은 자기소개부터 장기자랑에까지 센스 넘치는 입담을 과시했다. 특히 다원은 조인성 성대모사에 MSG를 잔뜩 넣었다. 휘영은 하루에 한 번 볼 수 있다는 뼈 소리를 개인기로 내새워 폭소를 자아냈다.

이어 프리스틴의 연습실이 공개됐고, 이들 역시 순식간에 예능에 적응한 모습을 보였다. 주결경의 비파연주에 레나는 섹시댄스를 췄고 은우는 주먹을 부르는 애교를 부렸다. 초등학생 시절 배우 오디션 프로그램에 출연한 적 있는 시연은 순식간에 몰입해 감정 연기를 펼쳤고 나영과 은우는 이미숙이 출연한 ‘질투의 화신’의 한 장면을 연기해 박수를 이끌었다.

이후 멤버 유하·레나·시연은 박시연과 함께 편의점으로 향했다. 편의점을 애용하는 레나는 ‘레나르보나라’ 재료를 준비해 요리를 했다. ‘하숙집 딸들’ 팀과 프리스틴은 편의점 요리를 먹으며 못 다한 토크를 나눴다. 이후 이미숙과 딸들은 멤버들을 위한 요리를 만들었고, SF9과 프리스틴의 멤버들은 마주앉아 식사를 했다.

앞서 ‘하숙집 딸들’은 실제 하숙집을 찾아가 청춘들과 소통하고 공감하는 모습을 담아왔다. 하지만 이날 방송은 아이돌들의 토크쇼이자 장기자랑이었다. 핫한 그룹들의 매력이 안방극장을 가득 채운 건 사실이지만 마지막 방송까지 프로그램은 그 정체가 모호했다.

지난 2월 14일 시작된 ‘하숙집 딸들’은 여배우들의 예능으로 세간의 관심을 모았다. 하숙집 안방마님과 미모의 네 딸, 하숙생과 하숙집을 찾은 게스트들이 꾸미는 리얼 예능 프로그램으로 기획됐다. 낮은 시청률에 고군분투하던 프로그램은 방송 한 달 만에 포맷을 전면 수정했다. 이 과정에서 일부 멤버가 하차했고, 실제로 하숙집을 찾아가 청춘들과 소통하는 방식으로 시청자들과 만났다. 이 역시 역부족이었다.

“뭐든 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웃음을 만들 수 있다면 뭐든 할 거다”라던 프로그램은 3개월 만에 종지부를 찍게 됐다. 뚜렷한 방향 없이 다양한 것을 담아내려던 프로그램은 갈피를 잡지 못 했다. ’그동안 시청해주셔서 감사합니다’라는 짧은 자막이 유독 안타깝게 느껴진 순간이다.

현지민 기자 hhyun418@tenas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