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N 리뷰] ‘에이리언’, 거장의 숨결은 여전히 섬뜩했다

[텐아시아=조현주 기자]
'에이리언: 커버넌트' 스틸컷

‘에이리언: 커버넌트’ 스틸컷

‘전편보다 나은 속편은 없다’는 영화계 속설을 뒤집어 놓은 몇몇 작품들이 있다. 그중 ‘에이리언’을 빼놓을 수 없다. 1979년 역사적 SF 시리즈의 탄생을 알린 ‘에이리언’은 이후 ‘에이리언2’(1986), ‘에이리언3’(1992), ‘에이리언4’(1997)로 이어지며, 영화사상 가장 성공적인 SF호러 시리즈로 자리매김했다. ‘에이리언’이 다시 돌아왔다. 이번에는 근원적 질문과 함께 말이다.

‘에이리언’을 탄생시킨 리들리 스콧 감독이 38년 만에 메가폰을 잡았다. ‘에이리언: 커버넌트’(감독 리들리 스콧)는 ‘에이리언’과 그로부터 30년 전 이야기를 담아낸 프리퀄 ‘프로메테우스’(2012) 사이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80세 노장 감독이 선보이는 세계관은 여전히 놀랍고 경이로웠다. 거장의 숨결은 여전히 날카로웠고, 섬뜩했다.

영화의 배경은 2104년이다. 2000명에 달하는 개척민과 15명의 승무원, 과학자 등을 태운 커버넌트호는 역사상 최대 규모의 식민지 개척의무를 가지고 목적지로 향하던 중 불의의 사고를 당한다. 이에 크루들은 예상보다 일찍 냉동수면에서 깨어난다. 그들은 갑작스러운 미지의 행성으로부터 온 신호를 감지하고 그곳을 탐사하기로 결정한다. 다니엘스(캐서린 워터스턴)는 반대를 하나, 새로운 캡틴 오람(빌리 크루덥)은 그의 의견을 듣지 않는다. 크루들은 희망을 가지고 내려왔다. 그러나 그곳은 어둡고 위험한 세계였다. 일부 크루가 알 수 없는 바이러스에 감염되고 괴생명체 에이리언의 살상이 시작된다. 이들은 목숨을 건 탈출을 시도한다.

리들리 스콧 감독이 돌아온 이유는 분명했다. 그는 ‘에이리언’ 이후 등장한 세 편의 후속작에서 에이리언의 근원이 다뤄지지 않았단 걸 지적했다. ‘프로메테우스’로 시리즈를 부활시켜 누가 에이리언을 만들었고, 왜 만들었을까? 라는 질문을 던졌다. ‘에이리언: 커버넌트’는 리들리 스콧 감독이 던진 질문에 답을 하는 작품이다. 자신이 창조한 에이리언의 출발에 대한 자문자답인 셈이다.

'에이리언: 커버넌트' 스틸컷

‘에이리언: 커버넌트’ 스틸컷

에이리언과 인류의 대결을 넘어, 새로운 AI(인공지능)의 등장으로 좀 더 풍성한 이야기의 틀을 완성했다. 월터는 커버넌트 호에 탑승한 고도로 지능화된 AI다. 프로메테우스 호의 유일한 생존자 쇼 박사에 의해 작동된 AI 데이빗은 인간적인 감정을 지녔다. 마이클 패스벤더는 월터와 데이빗, 1인2역을 소화했다. 인간 대 에이리언의 대결에서 나아가 AI의 등장을 통해, 영화는 리들리 스콧 감독이 제시한 근원적 질문에 천천히 다가간다.

‘에이리언’ 시리즈를 이끌었던 리플리, 시고니 위버는 없다. 대신 ‘신비한 동물사전’에 출연해 한국 관객들에게 눈도장을 찍은 캐서린 워터스턴이 그 역할을 대신한다. 강인한 여전사 캐릭터로 원조 걸크러시로 불린 시고니 위버를 대적하기에 캐서린 워터스턴의 존재감은 그에 미치지 못한다. 그러나 영화가 진행될수록 여전사로 발전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에이리언은 여전히 두려운 존재다. 인간의 몸속에서 튀어나온 에이리언은 끔찍한 비주얼이다. 네 발로 걷는 모습과 흉측한 이빨 그리고 알 수 없는 굉음을 낸다. 리들리 스콧 감독은 거장답게 완급 조절로 팽팽한 긴장감을 자아내고 극을 충격으로 몰아넣는다. 잿빛 배경은 어디서 무엇이 튀어나올지 모르는 공포와 음울한 분위기를 더욱 강조한다.

리들리 스콧 감독은 의문을 제기했고, ‘에이리언: 커버넌트’에서 답을 던졌다. ‘에이리언’ 시리즈와 ‘프로메테우스’를 보며 궁금증을 제기했던 팬이라면 무릎을 칠 만한 요소들이 곳곳에 있다.

러닝타임 122분. 15세 이상 관람가. 오는 9일 개봉.

'에이리언: 커버넌트' 스틸컷

‘에이리언: 커버넌트’ 스틸컷

조현주 기자 jhjdhe@tenas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