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임당’ 종영①] 이름값과 제작비가 전부는 아니다

[텐아시아=김수경 기자]
사진=SBS '사임당, 빛의 일기' 방송화면 캡처

사진=SBS ‘사임당, 빛의 일기’ 방송화면 캡처

이영애로도, 200억으로도 씁쓸한 결과를 뒤집을 순 없었다.

지난 5일 SBS 수목드라마 ‘사임당, 빛의 일기'(극본 박은령, 연출 윤상호)가 28회를 끝으로 종영했다.

‘사임당, 빛의 일기’는 원래 30부작으로 기획된 사전제작 퓨전 사극 드라마다. 2003년 시작돼 2004년 종영한 드라마 ‘대장금’ 이후 13년 만에 브라운관으로 컴백한 이영애의 복귀작인데다, 200억대의 제작비가 투입돼 첫 방송부터 화제를 모았다.

이런 기대감을 입증하듯, 1~2회 연속 방송된 ‘사임당, 빛의 일기’는 1회 15.6%, 2회 16.3%(닐슨코리아, 전국 기준, 이하 동일)의 시청률로 시작했다. 그러나 순항은 오래가지 않아 끝났다. 7회부터 10% 이하로 시청률이 뚝 떨어지더니 그 후로 10%대 언저리만을 맴돌다가 24회째엔 6.1%까지 하락한 것. 이에 지난 4월 13일 제작진은 ‘재편집’과 ‘2회 축소 종영’이라는 카드까지 꺼내들게 됐다. 제작진은 “사전 제작임에도 불구하고 작품의 완성도를 높이고 단점을 보완하기 위함”이라고 설명했다. 재편집 발표 이후 시청률은  서서히 올라 최종회는 8.2%로 종영했다.

제작진의 말마따라, ‘사임당, 빛의 일기’는 3년 간의 공을 들여 제작됐지만 사전 제작의 한계가 곳곳에서 보였다. 사전 제작할 당시에는 예측하지 못했던 변수들이 방영이 시작되며 단점으로 작용했다. 그 중 하나가 과거와 시간을 넘나드는 ‘퓨전’ 사극이라는 점이다.

퓨전 사극은 드라마 시작 전, 과거와 현재를 넘나드는 스토리로 눈길을 모으는 데는 성공했지만 현대극에 치우친 전개에 스토리 구조가 다소 촘촘하지 못했다는 평이 있었다. 과거의 사임당(이영애)과 현대의 서지윤(이영애)은 다른 인물이지만, 둘의 관계가 어떤 연결고리를 지니는지 정확하게 드러나지 않았다. 이는 산만한 전개라는 지적으로도 이어졌다. ‘사임당’ 시작 당시 tvN ‘내일 그대와’, OCN ‘터널’ 등 타임슬립을 무기로 한 드라마가 쏟아지면서 신선함을 잃기도 했다.

그러나 ‘사임당, 빛의 일기’는 극 후반으로 갈수록 뒷심을 발휘하기 시작했다. 그 뒷심의 팔 할은 사임당과 이겸(송승헌)의 애틋한 사랑이다. 사임당과 이겸은 조선 시대의 보수적인 프레임 속에서도 서로에 대한 사랑을 절제된 눈빛 연기로 표현해 내 애절한 감정을 안방극장에 전달했다.

시청률로 드라마의 모든 것을 판단할 수 있는 시대는 지났지만, 드라마 시작 전 집중적으로 관심을 받았던 것에 비하면 아쉬운 성적과 뒷심이었다.

김수경 기자 ksk@tenas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