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 무대탐구생활] 소녀시대 ‘The Boys’ vs ‘다시 만난 세계’

‘전 세계가 우릴 주목해’ 지금 소녀시대는 ‘The Boys’의 가사 같은 존재가 됐다. ‘The Boys’는 미국의 아이튠즈 차트에서 70위권에 진입했고, 아시아, 유럽 등지에서 소녀시대를 좋아하는 해외 팬들은 소녀시대의 옷을 입고, 춤을 따라한다. 그들이 ‘다시 만난 세계’로 데뷔했을 때 이런 미래가 있을 거라고 상상했을까. 하지만 그 때도 소녀시대는 치밀한 군무를 선보였고, 왜 ‘9명’이어야 하는지 보여줬다. ‘다시 만난 세계’에서 노래한 소녀들의 꿈은 ‘The Boys’에서 현실로 이뤄졌다. 그들의 시작점인 ‘다시 만난 세계’와 현재의 ‘The Boys’를 함께 보는 것은 그들의 지금 이 순간을 확인할 수 있는 가장 분명한 방법일 것이다.

소녀시대 ‘The Boys’
[본격! 무대탐구생활] 소녀시대  ‘The Boys’ vs ‘다시 만난 세계’
‘The Boys’는 소녀시대의 세계를 부수는 무대다. 여전히 소녀시대 만의 군무는 존재하지만 그것을 정면에 내세우진 않는다. 소녀시대는 그동안 ‘OH’의 치어리더, ‘Run Devil Run’의 블랙톤으로 일관된 의상 등 한 가지 이미지를 그룹 전체에 덧씌우며 그룹으로서의 이미지를 견고하게 유지했다. 반면 정상에 오른 시점에 소녀시대는 코스튬 대신 각기 다른 디자인의 의상을 입으며 멤버의 캐릭터를 부각한다. 안무 역시 개인과 유닛, 그리고 그룹으로 이동을 보다 자유롭게 한다. ‘순리에 맞춰 사는 것’에서 노래 부르는 태연을 중심으로 한 팀, 다음 파트를 부르는 윤아를 중심으로 한 팀이 각기 다른 움직임을 갖는다. 자유로움을 보여주면서 그룹으로 통일성을 강조할 때는 그룹 대형을 활용한다. ‘Girls bring the boys out’에서 한쪽 다리를 길게 뻗으며 앉는 부분에서 분위기를 압도하기 위해 겹쳐진 V자를 만든다. 그리고 멤버 모두가 무대 중심에서 돋보일 수 있도록 중심축 없이 M자 대형을 활용했다.

[본격! 무대탐구생활] 소녀시대  ‘The Boys’ vs ‘다시 만난 세계’
또한 ‘The Boys’는 비트에 안무를 맞추지 않으면 소녀시대 스타일의 군무를 만들기 힘들만큼 곡의 구성이 다채롭게 변한다. 그래서 어떤 안무보다 멤버 아홉 명이 비트에 맞게 무대 위를 걸으면서 일관성을 부여한다. ‘그냥 볼 수가 없어’에서도 상체를 유연하게 움직이다가도 비트에 맞춰 절도 있게 스텝을 움직이는 이유다. 과거만큼 쉴 새 없이 움직이며 정확히 동작을 맞추는 느낌은 줄어들었다. 반면 무대를 자신있게 걸어다니고, 무대 중앙으로 나오는 멤버들의 존재감은 더욱 강렬하게 부각된다. 각자 다른 옷을 입은 멤버들이 비트에 맞춰 당당하게 걸어나오고, 자신의 파트를 소화한다. 하지만 여전히 소녀시대는 9명의 호흡을 맞춰야 가능한 군무를 소화하고, 그 군무가 소녀시대의 ‘위력’을 실감하게 한다. 아시아는 물론 서구 시장의 진출이 가능할지도 모를 지금, 소녀시대는 ‘All for one, one for all’을 제대로 보여주고 있다.

소녀시대 ‘다시 만난 세계’

소녀시대의 데뷔곡인 ‘다시 만난 세계’는 독특한 지점에 있는 노래다. 노래는 발랄하지만 안무는 격렬하다. 안무의 움직임은 격렬하지만, 각각의 동작에는 소녀의 여성스러움, 발랄함, 파워풀한 느낌을 모두 포함시켰다. ‘알 수 없는 미래와 벽’ 부분에서 팔을 길게 뻗었고, 이는 발레나 재즈댄스의 일부인 듯 여성스러움을 강조했다. ‘널 생각만 해도 난 강해져’에서 발차기로 소녀들의 발랄하고 장난스러운 모습도 보여준다. 소녀시대라는 이름이 갖는 여성스러움이 획일화 되지 않도록 한 셈이다. 그랬기에 소녀시대 안에서 멤버들이 갖고 있는 다양한 성격이 무대에서나 예능프로그램에서 발현될 수 있었다.

또한 ‘다시 만난 세계’는 멤버들을 대중에게 소개하는데 충실했다. 일단 9명이란 멤버 수를 대중에게 이해시켜야 했고, 이를 위해 그룹 안에 셋 혹은 넷을 묶어 유닛을 만들었다. ‘전해 주고 싶어’에서 태연을 중심으로 서현-티파니-효연이 유닛이 되어 무대 정면으로 나온다. 이들의 파트가 끝나면 제시카를 중심으로 나머지 멤버들이 자리를 잡는 방식이다. 멤버들을 하나씩 소개하기 위해서 삼각형 대형의 꼭짓점에 멤버 한 명이 선다. 소녀시대 대형 군무의 시작을 알린 삼각형 대형은 통일된 움직임을 보여주는데 효과적이다. 스핀을 할 때 회전하는 속도, 손을 뻗고 고개를 꺾는 각도까지 맞춘 단체 안무를 돋보이게 한다. 이렇듯 그룹이란 이미지를 확고히 하는데 군무는 소녀시대에게 좋은 선택이었다. ‘다시 만난 세계’는 다양한 이미지를 소구할 수 있는 기반이자 9명의 멤버가 색다른 그룹으로서 이미지를 갖는 출발점이었다. 그리고, 몇 년 뒤 이 소녀들은 ‘The Boys’에서 ‘다시 만난 세계’가 아니라 ‘전 세계’를 말하기 시작했다.

글. 박소정 기자 ninetee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