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승장구>, 진득한 뚝배기 같은 토크쇼

화 KBS2 밤 11시 5분

어제의 이야기
엄태웅은 ‘좀 서투르고 더딘 남자’라고 자신을 소개했다. 대신 그는 그만큼 더 성실한 모습으로 자신의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이날 에서는 엄태웅의 잃어버린 개 백통이 이야기부터 시작해 KBS ‘1박 2일’의 동료 은지원과 김종민, 그리고 이날만큼은 엄태웅의 옆자리로 자리를 고쳐 앉은 MC 이수근과 함께 ‘1박 2일’의 뒷얘기를 들을 수 있었으며, 누나 엄정화를 비롯한 가족 이야기와 배우의 꿈을 안고 있었던 엄태웅의 청년 시절의 이야기가 차례차례 펼쳐졌다.

Best&Worst
Best: 엄태웅의 순하고 우직한 태도는 ‘1박 2일’에서 보여준 것과 다르지 않고, 엄정화가 누나라는 것도, 서른이 넘어 배우가 되기 전의 삶도 새삼스럽지 않다. 자신의 인생과 속내를 거침없이 표현할 달변가도 아니다. 이러한 엄태웅의 이야기를 듣기 위해 는 급한 마음 대신 그를 편안하게 만드는데 주력한다. 최근 가장 화제가 된 백통이 이야기를 시작으로 ‘1박 2일’의 뒷이야기를 거친 후에야 가족과 백수로 지냈던 서른 이전의 이야기를 묻는다. 출연자가 차분히 프로그램에 적응할 수 있게 배려하고 참을 줄 아는 가 아니라면 예능 프로그램에 걸맞는 순발력도, 번뜩이는 재치도 없이 우직함 하나만을 가지고 있는 엄태웅의 진심을 이만큼 풀어내기 어려웠을 것이다.
Worst: ‘몰래 온 손님’ 코너는 출연자의 부담을 줄여주지만 여전히 프로그램의 흐름을 어색하게 만들기도 한다. 그리고 이번 엄태웅 편은 이 ‘몰래 온 손님’의 장단점이 모두 드러났다. 은지원과 김종민, 이수근은 8개월 간 함께한 호흡으로 엄태웅을 든든하게 받쳐줬다. 반면 프로그램의 막바지에 등장한 주원은 엄태웅의 새로운 모습을 끌어내지도 못했을 뿐더러, 억지로 덧붙여진 느낌을 줘 프로그램의 마무리를 어색하게 만들었다. ‘사족’의 의미를 되새기는 것, 어제의 에 필요한 교훈이다.

글. 김명현 기자 eightee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