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킥3>, 김병욱 월드의 우울증

<하이킥3>, 김병욱 월드의 우울증 25회 MBC 월-금 저녁 7시 45분
(이하 )에 와서 김병욱 월드의 우울증은 더 깊어졌다. 우울증을 전면에 내세운 캐릭터가 내레이션을 담당할 뿐만 아니라 주요 인물들도 저마다 신경증과 관계된 증상에 시달린다. 그리고 이 우울은 크게 자본주의현실의 우울과 관계의 우울로 나타난다. 자본주의의 우울은, 가 사실상 기존 하이킥 시리즈와의 사이에 놓여있는 김병욱 월드의 또 다른 시트콤 tvN 의 잔혹한 세계의 연작처럼 보일 정도로 적나라하게 드러나고 있다. 관계의 우울 역시 무겁다. 인물들은 기존 시리즈에서보다 훨씬 단자화되어 있고 서로가 맺는 관계 또한 느슨하다. 그러다보니 캐릭터 간 관계의 충돌로 인한 코미디가 핵심이던 기존 작품들의 웃음은 좀처럼 살아나지 않는다.

어제의 에피소드는 특히 관계의 우울이 낮게 깔린 방송이었다. ‘뭘 해도 다 되는’ 지석(서지석)의 ‘운수 좋은 날’ 에피소드는 결국 하선(박하선)에게 고백조차 하지 못하고 영욱(고영욱)에게 행운을 넘겨주는 힘겨운 짝사랑의 예고로 마감되었다. 문자 에피소드에 이어 이들의 삼각관계의 핵심에는 늘 소통의 엇갈림 문제가 자리하고 있다. 그리고 또 하나의 에피소드를 담당한 계상(윤계상)과 지원(김지원) 관계의 우울을 지배하는 것은 유한한 운명에 대한 슬픔이다. 부모를 잃은 지원과 아픈 이들을 돌보는 의사 계상의 관계는 상실의 슬픔에 대한 공감으로 연결되어 있고, 실제로 이들의 에피소드에는 죽음과 추억의 모티브가 자주 등장한다. 제목처럼 통쾌한 역습을 기대하던 이들로서는 아쉬움이 많지만, 이 깊어가는 우울증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아직도 시간이 많이 필요해 보인다.

글. 김선영(TV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