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과장’ 동하 “인지도 높아졌다고? 기회가 많아져서 감사할 뿐”(인터뷰)

[텐아시아=현지민 기자]
동하,인터뷰

배우 동하가 서울 중구 청파로 한경텐아시아 루이비스 스튜디오에서 진행된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사진=이승현 기자 lsh87@

이런 재벌 2세를 본 적이 있나. 경리부 직원들을 하대하며 제 잇속을 챙기는가 싶더니 오히려 강하게 나오는 김성룡(남궁민) 앞에선 한없이 작아졌다. 얄미운 짓을 골라 하는데도 왠지 가여웠고 귀여웠다. 가족, 회사에 대한 애정도 없었지만 타인에게 따뜻함을 느꼈고 옳고 그름을 파악하게 됐다. 비리의 중심에 선 아버지의 손을 뿌리치고 ‘사람답게’ 살기로 다짐했다. 성장이 더욱 반가웠던 KBS2 ‘김과장’ 속 박명석의 얘기다.

박명석을 연기한 배우 동하에게선 캐릭터의 향기가 났다. 말을 가볍게 툭툭 던졌고 특유의 여유로움이 흘렀다. 장난 섞인 정색을 하는 모습까지 유쾌했다. 그러면서도 자신이 하고자 하는 얘기엔 확신이 선 목소리를 냈다.

동하는 2008년 KBS 드라마 ‘그저 바라보다가’를 통해 데뷔한 이후 다수의 작품에서 연기 활동을 펼쳐왔다. 햇수로 10년째다. 인지도가 아쉬웠을 법도 하지만 연기를 할 수 있는 환경에 있다는 것에 감사했다. ‘김과장’은 그런 동하에게 인지도를 심어줬다. 하지만 동하는 동요하지 않았다. 앞으로 연기할 기회가 많아질 것 같아서 좋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연기에 대해 말하며 조금은 목소리를 떨기도 하는 그에게서 광활한 가능성이 엿보였다.

10. 최근 김과장포상휴가로 세부에 다녀왔다. 김선호정문성과 바보 트리오였다는 후문이.
동하: 바보 둘과 분노조절장애 하나였다. 내가 분노조절장애를 맡았다. 드라마 속 캐릭터가 그러다 보니까 주변에서도 장난삼아서 날 그렇게 놀렸다.

10. 이번 작품을 통해 멍석이라는 귀여운 별명도 얻었다. 주변 반응이 달라진 걸 느끼는지.
동하: 머리를 바꾸면 잘 못 알아보더라. 드라마 끝난 후에 3일 정도는 극 중 캐릭터의 헤어스타일을 하고 다녔다. 그땐 정말 많이 알아봐줘서 놀랐다.

10. 박명석 캐릭터는 극 초반 트러블 메이커 같았지만 이후 정의롭게 변모한다. 몰입하는 데 어렵진 않았나?
동하: 캐릭터 몰입을 위해 박명석에 대해 많이 생각했다. 대본이나 시놉시스에는 없는 것들에 대해서. 예를 들어, 명석이가 좋아하는 색깔이나 음식, 가장 가슴 아팠던 순간이나 행복했던 일 등. 내가 정하는 대로 캐릭터가 구체화될 거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그룹의 회장이 박명석의 친아버지가 아니라는 설정을 뒀다. 사실 피는 물보다 진하다고, 아무리 아버지가 잘못해도 팔이 안으로 굽기 마련이지 않나. 하지만 박명석은 극 후반에 아버지의 반대에 선다. 때문에 내가 생각한 설정이 맞지 않았나 싶다.

10. 톡톡 튀는 캐릭터였다. 표현하기 힘들었던 장면은 없었나?
동하: 힘들다고 생각한 적은 없지만, 캐릭터를 설명할 수 있는 시간이 비교적 적은 조연이기 때문에 짧은 시간 안에 심경의 변화를 보여줘야 해서 고민이 있었다. 완전 악한 모습에서 개과천선을 이룬다면 대중들이 이해하기 어려울 거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악행을 저지르지만 그 안에 허당기도 있고 조금은 귀여운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 거부감이 들 수 있는 행동을 하면서도 애교를 더했다.

10. 남궁민과의 호흡이 좋았다. ’남궁민X이준호보다 남궁민X동하의 브로맨스를 지지하는 사람도 있다.
동하: 욕심났던 장면이지만 준호 형이 너무 잘하지 않았나.(웃음) 사실 남궁민 선배랑 호흡이라고 얘기할 수도 없다. 나는 한참 후배고 경험도 적다. 선배와 브로맨스를 나눴다고 하기엔 내가 자격이 부족한 게 아닐까. 그래도 좋게 봐준 사람이 많아서 감사할 따름이다. 현장에서도 선배가 많이 도와줬다. 가르치는 게 아니라 함께 얘기하면서 장면을 만들어나갔다. 초반엔 선배라 어려웠는데, 드라마 후반 촬영에선 내가 선배를 너무 편하게 대하고 있더라.

10. 대본이 있나 싶을 정도로 생활밀착형 연기가 돋보였다. 실제로 애드리브를 많이 했는지?
동하: 전쟁터였다. 감독님이 ‘모든 애드리브 허용’이라고 선포를 해다. 그 발언을 시작으로 모든 배우들이 리허설 때 애드리브를 허락받으려고 감독님을 불렀다. 현장에서 오디션이 펼쳐진 거다.(웃음) 나는 감독님이 하지 말라고 할까봐 리허설 땐 애드리브를 안 하고 실제 촬영이 들어가면 막 애드리브를 하고 그랬다. 사실 선배들이 많은 현장에서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그런데 ‘김과장’ 현장은 그럴 수 있었다. 오히려 김원해 선배가 ‘감독님한테 말하지 말고 그냥 해라. 내가 받아줄게’ 그랬었다.

10. 전작 뷰티풀 마인드이후에 진행된 인터뷰에서 연기에 만족을 못했다고 말했다. 한 작품을 더 끝낸 지금은 어떨까?
동하: 지금도 마찬가지다. 어떻게 연기를 해야지 ‘잘한다’는 건지 모르겠다. 그 정의는 신도 내릴 수 없는 것 아닐까. 내가 잘한다고 생각하진 않지만, 대중들로부터 칭찬을 조금 더 많이 듣고 싶다는 욕심은 있다. ‘김과장’은 그런 칭찬을 조금 더 들을 수 있던 작품이지 않았나.

10. 그런 점에서 김과장의 의미가 남다르지 않을까. 대중들에게 동하라는 배우를 확실히 각인시켰다.
동하: 이번 작품으로 인해 확실히 인지도가 높아졌다. 인지도가 높다는 건, 앞으로 더 많은 작품에서 다양한 연기를 할 수 있다는 말 아닐까. 하지만 전작들에 비해 ‘김과장’이 유난히 좋은 건 아니다. 모든 작품에 애착이 있으니까. ‘뷰티풀 마인드’도 잘 되진 않았지만, 내가 할 수 있는 만큼 최선을 다했기 때문에 애정이 있다.

10. 더 많은 기회를 잡아 활약하지 않을까. 앞으로 나아가고자 하는 방향은?
동하: 연기에 대해 자신감이 없다. 그냥 내가 좋아서 시작한 거다. 좋아하는 일을 10년 이상 하다 보니 인정도 받고 싶고 잘한다는 칭찬도 듣고 싶다. 배우로서 성공하거나 실패하는 것에 대해 연연하진 않지만 많은 사람들에게 내가 연기하는 모습을 꾸준히 보여주고 싶은 욕심이 있다.

동하,인터뷰

배우 동하가 서울 중구 청파로 한경텐아시아 루이비스 스튜디오에서 진행된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사진=이승현 기자 lsh87@

현지민 기자 hhyun418@tenas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