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리의 여왕’, 오싹하고 통쾌한데 웃겨…이 드라마 뭐지?

[텐아시아=현지민 기자]
'추리의 여왕' 공식 포스터

‘추리의 여왕’ 공식 포스터 / 사진제공=추리의여왕문전사, 에이스토리

동요가 기괴하게 흐르고 캐비닛에서 마약을 챙기는 남자나 빗속에서 시체를 옮기는 의문의 살인범. 형사도 경찰소장도 맥을 못 추는 사건 현장에서 “범인은…!”이라고 당당하게 외치는 최강희. 허세작렬 권상우와 대형견 이원근의 순수함. 이 조합 뭐지, 이 드라마 뭐지.

지난 5일 첫 방송을 시작한 KBS2 ‘추리의 여왕’의 기세가 무섭다. 첫 방송에서 단번에 11.2% 시청률을 기록하며 수목극 왕좌를 차지했다. 2회에서 주춤했으나 지난 12일 방송된 3회에서 다시금 두 자릿수 시청률을 기록하며 앞으로의 행보를 기대케 한다.

‘추리의 여왕’은 생활밀착형 추리퀸 유설옥(최강희)과 하드보일드 열혈형사 하완승(권상우)이 미궁에 빠진 사건을 풀어내면서 범죄로 상처 입은 이들의 마음을 어루만지는 휴먼 추리드라마. 시어머니 박여사(박준금)몰래 동네의 사건사고 현장으로 출동하는 유설옥의 모습과 그를 따르고 지지하는 홍소장(이원근), 두 사람을 못마땅하게 여기는 하완승의 모습이 어우러지며 시너지를 내고 있다.

말 그대로 추리의 여왕’…추리는 화끈하게

첫 회부터 주부 유설옥의 활약이 돋보였다. CCTV 화면을 통해서 동네 슈퍼에서 자꾸만 물건이 사라지는 이유와 주인집 아들이 학교폭력 피해자라는 사실을 밝혀낸 것. 이후 홍소장의 신임을 받게 된 유설옥은 크고 작은 사건 현장에서 문제를 해결해냈다.

특히 하완승이 오랜 시간 쫓던 마약사범 장도장(양익준)을 잡은 것도 유설옥이다. 시장의 보관함이 망가진 것을 보고 단순 도둑질이 아니라 마약사건이라는 것을 깨닫고 범인 검거를 위해 고군분투한 것. 지난 3회 방송분에서는 빈집털이 현장에서 살인의 흔적을 발견하고 단번에 범인까지 파악하는 유설옥의 모습이 그려졌다.

보통 추리드라마는 수사에 난항을 겪는 인물들의 고군분투기가 긴 호흡으로 전개되곤 한다. 필요에 따라 불필요한 시청자와의 밀당까지 서슴지 않는다. 하지만 ‘추리의 여왕’은 작은 단서에도 의미를 부여하며 단번에 범인은 지목해내는 유설옥의 능력으로 안방극장에 통쾌함을 안겨준다.

입체감 100%…케미는 유쾌하게

살아있는 인물들의 향연은 극의 재미를 더한다. 며느리 유설옥의 바람을 의심하는 박여사의 마냥 얄밉지 않은 시집살이와 그의 눈을 이리저리 피해 다니는 유설옥의 ‘고부 케미’가 유쾌함을 선사한다. 유설옥과 어우러지는 두 남자의 극과 극 매력 역시 극을 풍성하게 한다. 유설옥의 이름 석 자도 모라 “유 선생님!”이라고 존칭하며 해맑게 그를 따르는 홍소장의 순수함과 유설옥을 심리학 박사로 오해하면서도 “아줌마!”라고 포효하는 하완승이 의외의 브로맨스까지 책임지고 있는 것.

유설옥이 유일하게 속 얘기를 털어놓을 수 있는 절친 김경미(김현숙)의 활약도 빼놓을 수 없다. 육두문자로 애정을 표현하는 그는 유설옥이 마음껏 사건현장에 다닐 수 있도록 박여사를 막는 방패막이가 돼주고 있다. 최근 그는 자신의 존재감에 대해 자책하는 유설옥에게 “너 아니면 누가 미역국에 조림감자를 넣냐. 넌 창의적인 년이야”라고 칭찬해 폭소를 자아냈다.

숨겨진 이야기까지완벽한 온도차

범죄의 섬뜩함과 인물들의 코믹한 케미가 어우러진 가운데, 감성을 자극하는 이야기도 숨겨진 것으로 보인다. 유설옥은 “내가 왜 이렇게 사건현장에 집착하는지 알잖아”라는 말로 말 못할 과거가 있음을 인정했다. 술을 마시면 하소연하다 끝내 눈물을 흘리는 그의 모습은 앞으로의 전개를 더욱 궁금하게 만들었다.

하완승 역시 비밀이 있다. 마약사범 장도장과 눈빛을 주고받는 모습에서 형사라는 직업 이상의 분노감을 드러냈다. 유설옥이 가지고 있는 피해자들의 사진을 보다가 눈시울이 뜨거워지는 모습도 그려진 바 있다. 여기에 하완승 곁을 맴도는 변호사 정지원(신현빈)의 존재 역시 극의 기대 포인트.

두 사람의 말 못할 비밀이 점차 수면 위로 올라오며, 이들이 어떻게 극복해 나가는지는 극을 더욱 풍성하게 만들 요소가 될 전망이다.

배우 이원근,신현빈,최강희,권상우가 3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타임스퀘어 아모리스홀에서 열린 KBS 2TV 새 수목드라마 '추리의 여왕'(극본 이성민, 연출 김진우) 제작발표회에 참석해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KBS2 ‘추리의 여왕’ 주역 이원근,신현빈,최강희,권상우 / 사진=텐아시아DB

현지민 기자 hhyun418@tenas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