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춘│My name is…

My name is 김영춘, a.k.a 춘드래곤. 이름은 꽃부리 영(英)에 봄 춘(春)을 쓴다. ‘봄에 꽃이 핀다’라는 뜻인데, 봄에 꽃이 피는 건 당연한 일 아닌가? 어릴 때부터‘간지’를 좀 중요시하는 편이었는데, 이름이 그렇지 못하니까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다. 할아버지께서 돈 주고 지은 이름이라고 하던데 아니, 어떤 점쟁이가 돈을 받고 이런 이름을….. 흑.

그래도 지금 생각해보니 이 이름이 괜찮은 것 같다. 덕분에 ‘춘드래곤’이라는 닉네임도 지을 수 있었으니 말이다.3, 4년 전에는 빅뱅의 지드래곤을 닮았다는 이야기를 진짜 자주 들었다. 아하하하. 정말로!

1985년 11월 11일에 태어났다. KBS <학교 2013>에 함께 출연 중인 최다니엘(빠른 86년생)과 동갑이지만, 아무래도 교사 역할이다 보니 대하기가 좀 어렵다. 오히려 나이 차이는 좀 많이 나도 학생 역할을 맡은 다른 동생들과 더 친하다. 현장에서 대기할 땐 서로 야한 얘기도 막 하고. 헤헤헤.

부모님과 두 살 어린 여동생이 부산에 살고 있다. 엄마는 정말 순수한 경상도 아줌만데, 드라마가 끝날 때마다 항상 전화를 주신다. 그런데 4회가 방송된 후엔 연락이 없으시길래 왜 그랬냐 여쭤봤더니, 아들이 맞았는데 슬퍼서 어떻게 보냐고 하시더라. 내가 화장실에서 ‘쌍 싸대기’를 맞는 신이 있었거든. 난 진짜 재미있게 찍었는데 엄마는 그렇게 보셨다니 좀 신기했다.

우리 엄마는 스스로 줄리아 로버츠를 닮았다고 말할 정도로 예쁘긴 예쁜데 얼굴에 점이 너무 많다. 내가 고등학생일 때, 하루는 엄마한테 점을 빼주겠다고 말하고 얼굴에 난 점 옆에 볼펜으로 빼기 표시를 전부 그려놨다. 엄마가 거울을 보더니 “엄마 얼굴에 이런 짓을 하는 놈이 어딨어!”라면서 엄청나게 화를 내셨다. 여러모로 더 심한 장난들도 많이 쳤지만, 전부 비방용이라 밝힐 수 있는 건 요 정도?

<학교 2013>에는 제일 마지막으로 캐스팅됐다. 어느 날 술을 마시고 있었는데, 연출부 쪽에 있던 임완철이라는 형이 오디션을 보러 오라고 연락을 줬다. (녹음기에 입을 가까이 대며) 임.완.철.형이! 그때 이민홍 감독님과 이응복 감독님 앞에서 춤추고 노래 부르고, 눈을 껌뻑거리면서 자라 흉내를 냈다. 웃겨서 뽑힌 것 같기도 하고, 이민홍 감독님께서 <학교>에 출연했던 양동근 씨와 내가 닮았다고 생각해서 뽑으신 것 같기도 하다. 아직 캐스팅 이유를 제대로 들어보지 못했는데, 작품 끝나면 꼭 여쭤봐야지.

소속사도, 스타일리스트도 전혀 없다. 메이크업은 그냥 스스로 BB 크림을 바르는 게 전부다. 이렇게 로션보다 더 빨리 쓱쓱 발라주면 1분 안에 끝난다. 머리도 왁스를 발라서 내가 만지면 5~10분 정도밖에 안 걸리고. 다른 친구들은 메이크업이나 헤어 때문에 현장 콜타임이 한 시간 빠르지만, 나는 혼자서 다 하니까 한 시간 늦게 가도 된다. 시간도 절약되고, 돈도 아끼고, 얼마나 좋아.

(장)나라 쌤이 가끔 “영춘이 넌 촬영장에 어떻게 오니?”라고 물어보신다. 내 차를 타고 갈 때도 있는데, 보통은 촬영하고 나면 너무 피곤하니까 주로 민기(최창엽) 차를 얻어 타고 갔다가, 또 동석이(김동석) 차를 타고 갔다가 한다. 매니저들 중에서도 나랑 동갑인 애들이 많아서 다 친해졌다. 친화력이 좋은 비결은 잘 모르겠는데, 아마 사람 사귈 때 스스럼없이 대하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잘 웃는 편이라 악의가 없어 보여서 쉽게 친해지는 것 같기도 하고.

촬영장에서 집으로 갈 땐 남부터미널에서 버스를 타기도 한다. (이)종석이가 만날 “아니, 무슨 춘드래곤이 버스를 타고 다녀?”라면서 놀란다. 뭐, 남들이 알아보든지 말든지 별로 신경을 안 쓰는 타입이긴 한데, 그래도 날 알아봐 주시는 건 기분이 좋다. 요즘에 지하철을 타면 괜히 쓱 지나가면서 쳐다보는 친구들이 많은 걸 보니, <학교 2013>의 인기가 확실히 높긴 한가 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변기덕이 MBC <무한도전>의 춘드래곤과 동일 인물인지 잘 모른다. 트위터 검색을 많이 해보는 편인데 ‘헐, 대박! 걔가 걔였어?’ 이런 글들이 자주 나오더라. 그때랑 다르게 안경도 끼고, 살도 4, 5kg 정도 더 쪄서 그런가? 참, 허각 씨인 줄 알았다는 말이 제일 많다. 더불어 ‘허각은 나오기 좀 그러니까 허공 아냐?’ 이런 얘기도 있다. 하하하.

‘힝, 속았지?’는 SBS 공채 개그맨으로 활동할 때 만든 멘트다. 동기들끼리 코너를 짜서 대학로 공연을 하라고 하길래, 다른 친구 두 명과 함께 ‘속았지’라는 코너를 만들었다. 세 명이 서 있다가 불이 딱 켜지면 내가 “안녕하세요. 저는 빅뱅의 지드래곤입니다”라고 말하고, 사람들이 막 웃으면 “힝, 속았지?”라고 하는 거다. 우리 중 제일 어린 친구가 그걸 만들었는데, 내가 <무한도전>에서 하는 걸 보며 배 아파하더라. 음…. 같이 했으니까 내가 만들었다고 볼 수 있지도 않을까 싶은데…. 히힛.

<무한도전>에 출연한 후 집에 있는 옷과 구제 옷을 팔려고 온라인 카페를 만든 적이 있다. 어휴, 진짜 욕 많이 먹었다. 다른 사람들은 옷을 DSLR로 멋지게 찍는데, 나는 2G 휴대폰으로 다 찍었던 거다. 나름대로 정말 진지하게 사진을 올린 건데 사람들은 “이것도 재미있으세요?” 이러면서 비난하더라. 흐흑. 결국 한 벌도 못 팔았다.

이민홍 감독님은 연세도 환갑에 가까우신데 패션에 유난히 관심이 많으시다. 종종 “나중에 나한테 술 사주고 돈 주고 이런 거 필요 없다. 가끔 옷이나 한 벌 사다오”라고 말씀하신다. 예전에 팔려다가 못 팔았던 옷들이 내 옷방에 아직 쌓여있는데 감독님한테 드릴까나? 우하하하. 크린토피아에 맡긴 후 빨아서 다 드려야겠다. 헤헤. 물론 농담이다, 농담. 감독님, 나중에제가 더 잘되면 꼭 은혜 갚을게요. 같이 이태리 신사처럼 늙어가요!

조만간 KBS <해피투게더 3>에 나가게 되면좋을 것 같다. 유재석 선배님이나 박명수 선배님과도공유할 수 있는이야깃거리가 있고, 만약 다니엘이랑 출연하게 되면 동갑인 걸 소재로재미있게 풀어볼 수 있지 않을까. (김)우빈이랑 종석이의 실제 모습에 대해 폭로해도 좋을 것 같다. 사실 사람들은 내 얘기보다 그런 걸 궁금해할 테니까. 하핫.