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투비 이창섭vs뮤지컬배우 이창섭 (인터뷰)

[텐아시아=김하진 기자]
뮤지컬 '꽃보다 남자'로 돌아온 비투비 이창섭 / 사진제공=(주)킹앤아이컴퍼니

뮤지컬 ‘꽃보다 남자’로 돌아온 비투비 이창섭 / 사진제공=(주)킹앤아이컴퍼니

“뮤지컬 시상식에서 신인상을 타고 싶다”고 말하는 이창섭의 눈이 초롱초롱하다. 그룹 비투비의 보컬이 아닌, 뮤지컬 배우란 새로 생긴 수식어도 꽤 마음에 드는 눈치다. 비투비로 데뷔한지 5년 만에 뮤지컬 무대에 오른 그는 일본 만화를 원작으로 하는 ‘꽃보다 남자 The Musical’ 속 츠카사의 옷을 입었다.

처음 밟아본 뮤지컬 무대는 적성에 꼭 맞고, 비투비로도 성공적인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처음이라는 설렘에 시작이라는 즐거움까지, 이창섭은 데뷔 이래 가장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지만 행복하다. 비투비로는 신화처럼, 뮤지컬 배우로서는 신인상을 거머쥘 날을 그린다.

10. 첫 뮤지컬인 ‘꽃보다 남자’의 무대에는 적응이 됐나.
이창섭 : 완전히 적응을 했다고 하면 거짓말이고 한창 배워가는 중이다. 적응이라는 게 대사나 무대를 하는 것이 익숙해진 것보다 배우들과의 호흡이 조금 자연스러워진 것 같다. 예를 들면 무대 위에서 눈을 볼 수 있게 됐다든지, 처음이라 더디고 서툴러서 나만 생각할 수밖에 없었는데 지금은 주고받는 느낌이다.

10. 언제쯤 자연스럽게 상대의 눈을 보고 주고받게 된 것 같나.
이창섭 : 음…아마 7, 8회 공연에 오르고 나서인 것 같다.

10. 첫 공연 때를 떠올려 보자. 무대에 오르기 전과 후는 어땠나.
이창섭 : 무대에 오르기 전에는 긴장을 많이 했는데, 노래 부르는 무대에 많이 서봐서 그런지 막상 올라가니까 크게 떨리진 않았다. 그런데 순간, 연극을 하고 있구나란 생각을 하니까 긴장되더라. 감사하게 앙상블을 비롯해서 동료 배우들이 잘 도와줘서 성공적으로 할 수 있었다. 첫 공연 날 2회 연속 무대에 올랐는데 1회는 아쉬움을 느낄 새도 없이 정신없이 흘러갔다. 그리고 시작을 했다는 기쁨이 컸다. 2회 때는 아쉬운 생각이 들더라. 조금 더 잘했으면 좋았을텐데…하고.

10. 데뷔 후 처음으로 뮤지컬을 하게 됐다. 
이창섭 : 처음에는 스스로에게도 도전이었다. 적성에 맞을까, 잘할 수 있을까 걱정이 컸는데 생각보다 즐겁게 했다. 아무래도 잘 맞는 것 같다.(웃음) 아예 백지인 상태니까 가르쳐주는 대로, 알려주는 것이 그대로 머릿속에 들어간다. 연출자 역시 많이 알려주려고 노력했고, 원 없이 배울 수 있었던 연습이었다.

10. 어떤 부분이 적성에 맞고, 또 여전히 힘든 부분이 있다면?
이창섭 : 경험과 성격의 차이에서 나타나는데, 첫 장면이 가장 힘들다. 물을 쏟은 츠쿠시에게 화를 내는 건데, 혼자 생각도 많이 하고 연습도 수없이 했다. 실제 나는 그런 상황에서 화를 낼 이유가 없다고 생각하니까, 어떻게 화를 낼까라는 고민을 계속했고,어려웠다.(웃음) 그것 빼고는 츠카사와 닮은 부분이 많다. 다른 상황에서 화내는 장면은 적성에 잘 맞다.(웃음) 그런 부분에서는 몰입이 된다. 공연이 끝난 뒤까지 감정이 남아있는데, 그럴 때 적성에 맞는 것 같다.

10. 원작 ‘꽃보다 남자’는 봤나.
이창섭 : 원래 보지 않았고, 작품을 하기로 결정하고도 애써 찾아보지 않았다. 한국 드라마 속 구준표를 보면 괜히 따라 하게 될까 봐. 심지어 팬들은 원작 만화를 선물해주기도 했는데, 고민을 많이 했는데 아직 읽지 않았다. 공연이 다 끝나고 읽을 생각이다.(웃음)

10. 연기 이야기를 할 때, 흥미로워 보인다. 재미를 알았나 보다.
이창섭 : 정말 재미있다. 사실 그룹 활동을 하니까 무대에서 노래를 부르는 것도 주고받는 것이긴 한데, 가수로서는 우선 내가 잘 해야 한다. 그래야 다음 사람이 잘할 수 있으니 말이다. 틀린 생각일 수 있는데, 내가 느낀 연극은 나만 잘하는 게 아니라 같이 교감하는 게 중요하다. 그 부분이 신선해서 재미있다. 진지하게 연기에 대해 공부할 생각이다.

이창섭 / 사진제공=(주)킹앤아이컴퍼니

이창섭 / 사진제공=(주)킹앤아이컴퍼니


10. 뮤지컬이란 장르에 대한 관심은 언제부터였나. 

이창섭 : 해보고 싶다는 생각은 늘 있었다. 서은광이 출연한 작품을 보면서 컷(cut) 없이 2시간 동안 이어지는 공연을 내가 할 수 있을까라는 걱정이 앞섰던 것 같다. 그래서 선뜻 도전하지 못했다.

10. 비투비 무대와는 또 다른 모습을 보여줄 수 있다는 카타르시스도 있을 것 같은데.
이창섭 : 사실 뮤지컬보다 비투비로서의 무대에서 더 다양한 표정을 짓는다.(웃음) 작품에서 너무 자유롭게 하면 캐릭터가 망가질 것 같아서 스스로 선을 정해놨다. 하다 보면 익숙해질 것이고 그러다 보면 선을 넘을까 봐, 츠카사라면 여기까지라고 정했다.

10. 극중 츠카사와 닮은 부분이 있다면?
이창섭 : 부끄러워하고 쑥스러워하는 부분들이 좀 비슷하고, 갑자기 욱해서 화내는 것도 닮았다. 츠카사를 표현하는 것도 내 경험에서 많이 가져왔다. 다만 아까 말했듯 물을 쏟는 것 만큼은 내게 큰일이 아니다.(웃음)

10. 스스로를 대입해서 연기를 하는 것 같다. 그래서인지 첫 뮤지컬인데도 어색함은 없었다.
이창섭 : 선배님들에게 많이 배웠다. 이 상황에서 다른 이들은 어떨까, 또 나는 어떨까라는 걸 생각하면 자연스럽게 녹아들 것이라고 배웠다. 장면 자체를 이해하려고 했다. 상황 속에 있어야 더 큰 시너지를 얻을 수 있을 것 같았다.

10. 연습실에서 할 때와 관객들 앞에서 할 땐 느낌이 다르지 않나. 그게 공연의 묘미이기도 하고.
이창섭 : 실제 무대에서는 연습 때와 달리 업(UP) 된다. 오히려 관객들이 많은 것이 마음이 편하다. 실제로도 소수보다 다수가 있는 게 안정된다.(웃음) 하면 할수록 재미있다. 유쾌한 작품이라 관객들의 반응을 얻으면 더 힘이 난다. 호응을 해주시면 감사할 따름이다. 배우들 모두 관객들의 뜨거운 반응에 더 열심히 한다.

10. 뮤지컬 배우로 첫걸음을 뗐으니 욕심도 나겠다.
이창섭 : 뮤지컬 배우라는 타이틀을 얻었으니까 이 장르에서도 인정받고 싶다. 다양한 뮤지컬에도 참여하고 싶은 바람이다. 특히 두 인격을 연기하는 1인 2역이라고 해야 할까, 그런 역할도 탐난다.(웃음)

10. 연기의 맛에 푹 빠진 것 같은데, 특히 어떤 부분이 재미있나.
이창섭 : 진지하게 하는 연기는 사실 처음이라, 배운 걸로 할 수 있는 건 캐릭터 안에서 나를 녹여서 하는 게 가장 빠른 방법이다. 관객들이 내 연기에 공감하고 동요할 때, 그 기운이 무대 위에서 느껴지는데 정말 짜릿하다.

10. 하루에 끝나는 공연이 아니니까 자기 관리나 감정 조절 등이 중요하다는 것, 공연의 어려움도 알았겠다.
이창섭 : 사람이기 때문에 실수는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비투비의 무대에서도 음이탈도 있었고, 안무를 틀리기도 한다. 말실수도 해봤고.(웃음) 실수는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데, 앞으로 내가 해야 할 일은 실패의 빈도를 최대한 줄이는 거다. 공연을 하는 모든 사람의 궁긍적인 숙제가 아닐까. 실수를 줄이는 것, 나 역시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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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투비/ 사진=이승현 기자 lsh87@

10. 올해, 비투비로 성공을 거뒀고 뮤지컬에도 도전했다. 스스로에게 특별한 한 해가 될 것 같은데.
이창섭 : 올해는 정말 일복이 터졌다. 데뷔하고 가장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일이 많아서 좋다.(웃음) 1월부터 2월까지 뮤지컬 연습을 했고 비투비 활동을 하면서 3월 공연을 했고 또 일본 활동도 앞두고 있다. 올 상반기는 쉴 틈이 없다. 목표라면, 올해 또 하나의 뮤지컬 작품을 하는 거다. 그렇게 된다면 뮤지컬 배우로 좋은 스타트를 했다고 스스로도 만족스러울 것 같다.

10. 5년 뒤를 그려본다면?
이창섭 : 비투비로서는 신화 선배님의 뒤를 잇는 그룹으로 성장하고 싶고, 솔로의 이창섭은 록스타가 될 거다.(웃음) 뮤지컬 배우로서는 믿고 보고, 또 믿고 듣는 배우가 되고 싶다. 5년 뒤면 3대 뮤지컬이라고 꼽히는 작품 하나 정도엔 출연할 수 있지 않을까.(웃음)

김하진 기자 hahahajin@tenas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