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 바뀐 웃찾사②] 안철호 PD “‘레전드매치’, 시즌제로 갈 것”(인터뷰)

[텐아시아=김수경 기자]
'웃찾사-레전드매치' / 사진제공=SBS

‘웃찾사-레전드매치’ / 사진제공=SBS

‘웃찾사-레전드매치’의 제작을 맡은 안철호 PD는 자막 연출에 대해 솔직하게 털어놨다. 그는 “시청자들이 시끄러운 곳에서 ‘웃찾사’를 보시더라도 개그를 잘 이해할 수 있도록 해주기 위한 배려”라며 코미디 프로그램에 과연 자막을 넣는 것이 좋은지에 대해서는 제작진 사이에서도 회의가 필요한 부분이라고 조심스러운 입장을 내놓았다.

‘웃찾사-레전드매치’에는 김원효, 김재욱, 윤형빈, 정만호 등 내노라 하는 개그맨 베테랑 등도 출연해 기대감을 높였다. 김원효가 오늘(29일) 첫 선을 보이는 ‘미운 우리 히어로’는 지난 23일 녹화 현장에서도 반응이 좋았다. 안 PD는 “김원효가 걱정을 많이 했다. 나도 겉으로는 걱정하지 말라고 했지만 속으로는 좀 조마조마했다.(웃음) 김원효표 개그는 연기로 쭉 이어가는 스타일이라 관객들하고 호흡이 안 맞으면 반응이 안 좋을수도 있기 때문이다. 다행히 반응이 괜찮았고, 녹화 끝난 후엔 김원효 스스로도 더 수정할 부분을 찾았다고 하더라”라고 전했다.

그는 이러한 개그맨들의 합류가 ‘웃찾사’ 부흥을 위한 노림수가 맞다고 밝혔다. 안 PD는 “한 주에 한 사람씩, 새로 등장할 테니 기대하달라”며 웃었다.

윤형빈의 합류는 조금 다르다. 윤형빈이 무대 위에 직접 오르기보다는, 그가 홍대 ‘윤형빈 소극장’을 운영하며 양성해 온 개그맨 후배들과 실전에서 부딪히며 갈고 닦은 공개코미디 노하우를 무대 위에 올리는 것이기 때문. 안 PD는 “윤형빈 ‘윤형빈 소극장’을 운영하며 방송용으로 내보낼 만한 코너만 30개를 준비했다. ‘오빠가 너무해’ 코너는 그 시작”이라고 밝혔다.

그에 비해 현장의 반응이 비교적 저조했던 코너는 ‘뽀샵 사진관’이었다. ‘뽀샵사진관’은 ‘웃찻사-레전드매치’ 첫 방송에서 벌써 19번째 선보였던 코너로, 신선함이 생명인 개그 코너의 특징상 ‘수명이 다 한’ 코너이기도 했다. 안 PD는 “제작진과 개그맨들 또한 ‘뽀샵사진관’의 수명에 대한 시청자들의 생각과 비슷하다. 다만 강성범이 후배들을 위해 1~2주 더 코너를 참여해주고 싶은 마음이 있어 지원사격차 ‘뽀샵사진관’으로 컴백했던 것”이라는 비화를 전했다.

KBS2 ‘개그콘서트'(이하 개콘)나 tvN ‘코미디빅리그'(이하 코빅)에서 합류한 개그맨들이 주목을 받은 만큼, ‘개콘식’이나 ‘코빅식’ 개그가 나오는 것이 아닌가에 대한 세간의 우려에는 “처음 ‘웃찾사’를 만들때도 ‘개콘 따라했다’라는 말이 많았다. 그래서 가장 크게 염두에 뒀던 것이 ‘개콘’과의 차별화였다”고 운을 뗐다. 이어 “그러다가 결국 ‘차별화’가 무조건 답은 아니라는 걸 깨닫게 됐다. 어떤 코미디 프로그램이라도 더 재미만 있다면 문제되지 않는 것이라는 것도 알았다”며 “‘웃찾사’가 인정을 받은 후부터는 한국에 ‘공개코미디’라는 장르도 형성되지 않았나. 마치 ‘나는 가수다’ 이후에 ‘불후의 명곡’ 등의 음악 경연 프로그램들이 생기며 각자 나름의 느낌을 찾은 것과 비슷하다. ‘코빅’이 ‘나는 가수다’라면 ‘웃찾사-레전드매치’는 ‘불후의 명곡’같은 시스템”이라고 설명했다.

‘웃찾사-레전드매치’는 8주 동안 진행되는 경연 시스템이다. 그렇다면 8주 후에는 어떻게 될까. 안 PD는 9번째 결선 이후, ‘레전드매치’ 시즌 2를 기획 중이라고 밝혔다. 패자부활전을 따로 진행하지는 않을 예정.

시즌 2에는 풍자형 시사코미디도 무대에 올릴 계획이다. 안 PD는 현재 대한민국 사회가 직면한 시국을 각색해 만든 코너를 이번주 녹화부터 투입해 진행된다고 덧붙였다.

지난 23일 서울 강천구 양천로 SBS 등촌동 공개홀에서 열린 '웃찾사-레전드매치' 녹화 현장에서 코미디언 김승진(왼쪽부터), 박지현, 정용국, 임라라가 '남자의 심장' 코너를 선보인 후 방청객들의 투표를 기다리고 있다. / 사진=조준원 기자 wizard333@

23일 서울 강천구 양천로 SBS 등촌동 공개홀에서 열린 ‘웃찾사-레전드매치’ 녹화 현장에서 코미디언 김승진(왼쪽부터), 박지현, 정용국, 임라라가 ‘남자의 심장’ 코너를 선보인 후 방청객들의 투표를 기다리고 있다. / 사진=조준원 기자 wizard333@

신인들의 새로운 무대를 보는 것 또한 ‘웃찾사-레전드매치’를 보는 관전 포인트다. 안 PD는 한 주 한 주 지날 수록 신인들의 무대를 기대해도 좋다면서 경연 시스템이기 때문에 처음부터 신인들을 내세우기에는 부담이 있었다고 전했다. 그 중 하나가 ‘윤형빈 소극장’ 출신 신인 개그맨들이 선보일 뮤지컬 ‘영웅’ 패러디 코너다. ‘영웅’ 속 주인을 소재로 하는 개그 코너는 지난 23일 이후 진행될 녹화에 처음 투입될 예정이다.

‘레전드매치’ 시즌 1에서 안 PD가 기대하는 시청률은 가구시청률로 6%, 2049 시청률은 3%다. 그는 “개그맨들이 사생결단의 마음으로 임하고 있다. 두 번째 녹화 후 회식을 했는데, 결혼해서 자식을 키우는 개그맨들이 아들한테 꼴찌하는 모습을 보여주기 싫다고 얘기했다. 그래서 필사적인 마음으로 새벽까지 개그를 짰단다. 이런 각오로 임하는 만큼 더욱 재밌어질 테니 기대해달라”고 전했다.

김수경 기자 ksk@tenas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