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스타19 “무대는 한번 서면 내려오기 힘든 것 같다”

수많은 아이돌 그룹들이 나타났다 사라지길 반복하는 시장에서, 씨스타는 참으로 꾸준한 팀이다. 2010년 6월 데뷔한 후 음악 방송 무대든 예능이든, 어느 것 하나 소홀하게 지나치지 않은 이들은 차근차근 계단을 밟아 정상에 가 닿은 아이돌의 표본이 되었다. 그리고 지난 1월, 보라와 효린으로 구성된 유닛 씨스타19는 미니앨범 <있다 없으니까>를 발표하며 각종 음원차트와 순위 프로그램의 상위권에 오랫동안 머물렀다. 두 사람은 “노래가 좋은 덕분”이라고, 혹은 “이런 반응이 신기할 뿐”이라고 말하지만, 사실 이 순간은 온전히 자신들이 쌓아올린 시간위에서만들어진것이다.약 한 달간의 활동이 마무리되는 시점까지도 무대를 모니터하며 마음 졸이고, 스케줄과 스케줄이 꼬리를 물고 이어지는 상황에서도활기차게 웃으며 이야기하던 씨스타19를 만났다. 30분간의 짧은 만남이었지만 이들이 유독 무대 위에서 빛나 보이는 이유만큼은 분명히 알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Q. ‘있다 없으니까’ 활동이 끝났다. 스스로 평가하기에 만족할 만한 활동이었나.

효린: 지금도 예전에 했던 무대를 한 번씩 모니터링해보면, ‘좀 더 연습을 많이 해서 무대에 섰으면 좋았을 걸’이라는 생각이 많이 든다. 특히 이번엔라이브를 잘해야 되겠다는 책임감이 다른 때보다 컸다. 감성적인 곡이어서, 이 감정을 음원에 녹음해 놓은 대로 무대에서도 전달해드려야 할 것 같았다. 사실 씨스타19로 ‘Ma boy’를 발표했을 때만 해도 다음 앨범이 있을 거라고는 전혀 예상을 못했다. 그래서 공을 더 많이 들이지 못한 게 안타깝다.

보라: 물론 회사에서는 계획을 했던 일이지만 우리는 그소식을좀 늦게 접한 거다. (웃음) 마음의 준비가 되지 않은 상태에서 이번 활동을 하게 된 거라, 더 오랜 기간 체계적으로 준비했다면 더 좋았을 것 같다. 좀 더 새로운 퍼포먼스도 보여드리고 싶었고, 좀 더 특이한 콘셉트도 해보고 싶었는데 아쉬움이 많이 남은 활동이었다.

 

Q. 본인들은 그렇게 이야기하지만, 음원 성적을 보면 어느 때보다 반응이 좋았지 않나.

효린: 신기한 것 말고는 모르겠다. 인기가 있는 건지 실감을 잘 못한다. (웃음)

보라: 음원이 풀리고 난 후에도 계속 음원 사이트에서 1위를 하고 있는지 몰랐다. ‘무대를 어떻게 해야 하지?’라는 생각 때문에 정신이 너무 없었던 것 같다. 1위라는 이야기를 나중에 듣고도 “우리가?” 이랬다. (웃음) 생각해보면, 노래가 좋아서 다들 좋아해주시지 않았나 싶다. 슬픈 감성에 공감을 많이 해주셨던 거다.

Q. 퍼포먼스도 단순한 안무라기보다는 감정을 몸으로 표현하는 것에 가깝던데, 직접 춤을 추는 입장에선 어땠나.

효린: 좋았는데, 확실히 우리가 무대에서 힐을 신고 춤을 추다보니 그 느낌이 덜 전달되는 것 같더라.

보라: 노래가 약간 슬픈 편이니까, 리리컬적인 안무를 섞으면 좀 더 그 감정을 살릴 수 있겠구나 싶었다. 거울 콘셉트라는 것도둘이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은 혼자 있는 모습지 않나. 한 명이 둘로 비춰지는 거니까. 그래서혼자 남은 외로움을더욱 더 잘 표현할 수 있었던 것 같다. 이건 안무팀 아이디어였지만 (웃음) 후렴구 안무는 우리도 같이 상의를 했다. 가슴이 아픈 걸 좀 더 표현해보자, 해서 가슴에 손을 얹고 추는 춤을 생각해봤다.

 

Q. 안무와 함께 선보였던 슬픈 표정 연기는 ‘나 혼자’ 때 이미 훈련이 돼 있었던 건가. (웃음)

효린: 편집돼서 보여진 건 많이 없지만, 뮤직비디오에서 감정신을 많이 찍었다. 그때 생각을 좀 많이 하면서 감정을 어떻게 표현해야할지 공부했다. 그리고 나는 ‘난 이제 기댈 곳조차 없어’라는 가사가 특히 슬프더라. 우리가 지금 막 사랑을 하고 있는 게 아니니까, 사랑의 감정을 표현할 수 있는 다른 상황에 비춰보게 되는 거다. 스케줄이 많아서 힘들어! 이렇게. (웃음)

보라: 너무 힘든데 기댈 곳이 없어! (웃음) 먹을 게 있다 없어도 슬프고, 배고프면 슬프고 그런 거.

 

Q. ‘Ma boy’ 때는 의자를, 이번에는 테이블을 이용해서 춤을 췄는데 어떤 차이가 있었던 것 같나.

보라: ‘Ma boy’ 때 의자는거의 그냥 앉아있는 용도였다. 의자춤을 추긴 하지만 퍼포먼스적으로 크게 부각되진 않았던 것 같다. 반면이번에 이용한 테이블은 슬픔을 더욱 더 표현할 수 있는 요소였다고 생각한다.

효린: 차이점이 있다면, 테이블은 굉장히 무겁다. 그래서 매니저 분들이 너무 힘들어 하신다. 저게 남성분들 두 명이 들어도 무거울 정도다. 아마 50kg도 넘지 않을까.우리 둘을 한 명씩 들고 있는 거랑 비슷한 거다. (웃음) 만약 다음에도 씨스타19로 활동을 한다면, 소품을 쓰지 않았으면 좋겠다.

보라: 소품을 이용하는 무대가 진짜 힘들다. 가령 테이블이 미끄러진다든지 해서 실수할 가능성이 크거든. 그래서 이번에 샤이니 분들이 스탠드 마이크 쓰는 걸 보고도 ‘아, 정말 힘드시겠다’ 싶었다. 자칫 실수하면 위험하기도 하고, 큰일이기도 하니까. 다음에는 소품을 쓰지 않고 멋있는 걸 한번 해보도록 하겠다. (웃음)

“킬힐을 한번 벗어보고 싶다”

Q. 혹시 전혀 다른 장르를 해보고 싶다는 생각도 드나.

효린: 힙합 같은 걸 해보고 싶기도 하다. 그리고 우리가 항상 무대에서 타이트한 의상을 입고, 킬힐을 많이 신지 않나. 킬힐을 한번 벗어본다든지, 춤을 빼고 발라드로 노래만 해본다든지 하는 것도 좋을 것 같다.

보라: 나도 거의 같은 생각이다. 운동화를 신고 할 수 있는 파워풀한 무대를 꾸며보고 싶기도 하다. 또우리 앨범을 들어보면 아시겠지만, 서서 부를 수 있는 발라드가 거의 없다. 수록곡에도 넣어보고 싶고, 무대에서도 많이 보여드리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서 다음 기회엔 한번 해볼까 싶다.

 

Q. 보라는 팀 내에서 랩 담당인데, 직접 가사를 써보고 싶진 않은지 궁금하다.

보라: 아직 랩 쓰는 걸 배워본 적이 없어서, 그냥 혼자 일기 쓰듯이 끼적끼적 습작을 하긴 한다. 기회가 된다면 직접 써서 랩을 해보고 싶다. 물론, 효린이는 내가 쓴 랩을 본 적이 없다. 끼적인 게 많지 않거든. 가끔 생각날 때 막 쓰다가 또 ‘에잇’ 이러고 버리니까. (웃음)

 

Q. 사실데뷔 이후로 쉴 틈 없이 활동을 했으니까 다른것에 신경을 쏟을만한 시간이 없었을 것 같기도 하다.

보라: 스케줄이 많은 게 우리한텐 좋은 기회고, 어쩌면 못할 수도 있었던 일을 하는 것이지 않나. 되게 감사한 일이지만우리도 사람인지라, 가끔은 정말 쉬고 싶단 생각이 많이 들기도 한다. 올해 초에나는 좀 아프기도 했다. 새해가 되고 컴백하기 전에 독감도 걸리고 약간 구토도 하고 뭐, 그랬다. (웃음) 그렇게 몸이 안 좋은 게 처음이었다. 다행히 활동할 땐 아프지 않아서 씩씩하게 할 수 있었다.

효린: 원래 우리가 힘들어하는 걸 주변에서 잘 모르실 때가 있는데, 요즘엔 좀 느끼시지 않았을까 싶다. (웃음)난 보라 언니처럼심하게 아팠던 건 아니고, 갑자기 배가 몇 번씩 아프더라.

보라: 효린이는 항상 갑자기 ‘억, 나 아파’ 이러다가 그날 하루 지나면 괜찮아지고 그런 식이다. (웃음)

 

Q. 그렇게 힘들고 피곤한시간을 각자 어떤 생각으로 버텼을까.

효린: 나를 응원해주시는 분들을 항상 생각했다. 효린이는 잘할 거야, 라고 생각해주시는 분들한테 내가 무너지는 모습을 보여드리면 안 되니까. 어디 가서 ‘나 효린이랑 아는 사이야, 나 효린이랑 친구야’라고 이야기했을 때 그 사람들이 창피하지 않게끔 하자는 마음으로 버텼다.

보라: 방송하느라 정신이 없었던 것 같다. 활동할 땐 무대 하는 것에 정신이 많이 팔려있다고 해야 하나, 그래서 이것저것 생각할 겨를이 많이 없었다. 힘이 됐던 건 가족이고. 가수라는 게내 꿈이기도 하지만, 가족들을 위해서 하는 부분도 있기 때문에 힘들 때마다 항상 생각했다.

 

Q. 활동하면서 서로에게 힘을 북돋워주기도 하나.

효린: 상황에 따라 다르다. 정~말 지쳤을 때는 서로 조금이라도 자자고 해서 차에서 기절해있다. 둘 다 정신을 놓고 있을 때도 있고. (웃음)

보라: 우리는 다정하게 “효린아, 오늘 많이 힘들었지?” 이렇게는 하지 않는다. 왜, 말하지 않아도 안다는 그런 거 있지 않나. 안 좋은 일이 있을 때“야, 괜찮아” 혹은 아무렇지도 않게 “야, 가자” 이런 말 한 마디가 그냥 위로할 때 하는말이다. 따뜻하게 말하는 건 우리끼린 오글거리더라. (웃음) 우리만의 의사소통 방식은 신경 쓰지 마, 됐어, 이러고 끝나는 편인 것 같다. 그런 말들이 서로에겐 위안이 되고, 힘이 되더라.

 

Q. 두사람 다 다른 이들에게 힘들다고 투정하진 못하는 성격인 것 같다.

보라: 둘이 비슷하다. 스케줄을 하다가 힘들면 가끔 찡찡거리는 거 말고, 그냥 힘든 건남한테 이야기를 잘 안하는 편이다. 둘 다 혼자 생각하고 혼자 끝내는 거다. 다른 사람한테 이야기한다면 위로를 받을 수는 있겠지만, 그 사람에겐 더 짐이 되는 일일테니까.

“5년 후나 10년 후는 아직 좀 먼 이야기처럼 느껴진다”


Q. 만약 이번에 휴식 시간이 생긴다면 뭘 하고 싶나.

보라: 항상 여행을 가고 싶다고 얘기해왔다. 보통 스케줄 중간에 하루를 쉬면 집에 있는 편인데, 그런 거 말고 마음 편하게 아무것도 하지 않을 수 있는 곳으로 여행 가고 싶다. 특히 시골! 해외를 가더라도 시골 같은 곳이었으면 좋겠다.

효린: 나는 그나마… 봉사활동? 요양원이나 유기견 보호센터 같은 곳이 좋을 것 같다. 예전에 외국 가수 분들이 병원에 가서 환자분들께 노래 불러드리는 동영상을 본 적이 있다. 기타 연주자 한 분, 코러스 세 분, 그리고 가수 한 명 이렇게 소수 인원으로 가서 활동을 하던데 나도 해보고 싶단 생각이 든다.

 

Q. 효린은 아무것도 하지 않고 가만히쉴 수 있는편이 아닌가 보다. (웃음)

효린: 그렇다. 원래 숙소에도 오래 못 있고 정신없이 막 돌아다니고 놀아야 되는 편인데, 요즘에는 비교적 잘 있는 것 같다. (웃음) 참, 우리가 MBC 에브리원 <주간 아이돌>에 출연했을 때 물뱀을 선물 받았다. 이름을 비단이라고 지었는데 지금내 드레스 룸에서 키우고 있다. 그게 27~28도 정도 되는 따뜻한 곳에 있어야 한다더라. 숙소에서내 드레스 룸이 제일 따뜻해서 일부러 거기 놔뒀는데 활발하게 잘 놀고 있다. 먹이는 작은 열대어를 주고. 물고기들한테 미안하더라. (웃음)

 

Q. 어쨌든 지난 2월 27일로데뷔한 지 천 일이 지났는데, 예전과 비교해보면 뭐가 제일 달라진 것 같나.

효린: 외모. (웃음) 카메라 마사지란 게 너무 신기하다.

보라: 사실 예전에는 이해를 못 했다. 카메라 마사지라고 해봤자 뭐가 변하겠어? 싶었는데 활동하면서 우리가 자꾸 모니터링을 하게 되지 않나. 화장을 이렇게 해보면 좀 더 화면에 잘 나올 것 같고, 이렇게 꾸미면 좀 더 예쁠 것 같고 이런 것들을 스스로 생각하다 보니까 카메라 마사지가 되는 것 같다.

 

Q. 데뷔 초 인터뷰에서, 성공하면 회사 연습실을 넓히고 싶다고 얘기한 적이 있더라. 어떻게 됐나. (웃음)

보라: 넓어지기도 했고, 많아지기도 했다.

효린: 우리는 진짜 힘들게 연습했는데, 지금 연습생 분들은 편하게 하시더라. (웃음) 농담이고, 항상 힘들었을 때가 가장 좋은 추억이라고들 하지 않나. 그 시절에 있었던 일들을 가끔 생각해보면 귀엽기도 하고 웃기기도 하다.

보라: 며칠 전 우리가 썼던 연습실에서 한참 동안 앉아있어 봤다. 요즘에는 안 쓰는 곳이거든. 거기가 그렇게 작게 느껴지더라. 그런데 우리가 연습할 때의 그 느낌이 거기에 남아있는 것 같았다. 옛날 생각이 그림으로 막 그려지고. 우리가 여기서 이런 동작을 했지, 이런 일도 있었고 저런 일도 있었지 싶었다. 지금 정말 많이 좋아졌다는 생각이 들면서도 그때가 좀 그리워졌다.

 

Q. 5년 후나 10년 후처럼 먼 미래에 대해 생각해보기도 하나.

보라: 아직은 좀 먼 이야기 같다. 뭔가 할 수 있는 일들을 좀 더 하고, 그 시간에 가까워질 때라야 내가 이런 걸 더 할 수 있겠구나, 이걸 하면 좋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 것 같다.

효린: 어떤 모습일지 짐작이 잘 안 가는데, 노래는 여전히하고 있지 않을까.

보라: 무대는 한 번 서면 내려오기가 힘든 것 같다. 쉬면 또 막 생각나니까. (웃음)

사진제공. 스타쉽엔터테인먼트

* 더 자세한 이야기는 월간지 <10+star> 4월호에서 만나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