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파파로티>│ 한석규와 이제훈의 밀당

 

원수는 외나무다리에서 아니, 학교에서 만난다. 시골 예고의 음악 교사로 부임된 상진(한석규)은 우연히 만나 굽실거렸던 건달이 자신이 가르쳐야 할 제자 장호(이제훈)임을 알고 놀란다. 음악 소질은 “타고 났다”며 자신하는 장호는 한 때 잘나갔던 성악가 출신인 상진에게 교육을 받고 싶어 하지만 상진은 “노래하는 건달? 폼 나잖아”라며 비꼬기만 한다. 선생은 제자를 “똥”이라 하고, 제자는 선생을 “그쪽”이라 부르는 이상한 상황. 하지만 “성악하는 사람은 따로 있냐”며 노래를 하고 싶다는 장호는 자신을 가로막는 게 상진의 기 싸움만은 아니라는 걸 알게 된다.

관람지수 10. 

한석규와 이제훈의 밀당을 보는 재미 – 7점

성악에 천부적인 소질을 가진 건달과 잘나가는 성악가에서 운명의 장난으로 시골 음악 선생이 된 남자가 만나 꿈을 이룬다. <파파로티>의 이 기본 골개는 수없이 반복된 버디 무비의 전형이다. 하지만 한석규와 이제훈의 하모니는 같은 옷이라도 어떻게 직조 하느냐에 따라, 어떤 실을 활용하느냐에 따라 충분히 다른 옷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어린 제자와 힘겨루기를 하는 상진은 평소엔 분명 철없어 보이는 인물이지만, 한석규에 의해 장호의 소질을 실감한 후 생긴 감정 변화를 요란하게 표장하기보다 눈빛만으로도 설득할 줄 아는 선생님으로 탄생된다. 이제훈 또한 음악을 받아들이며 인생의 전환점을 맞는 장호에게 인간적이고 절실한 리얼리티를 불어넣는다. 진지함과 능글맞음을 태연하게 오가는 한석규의 안정된 톤과 한없이 끓어오르되 신파를 강요하지 않는 이제훈의 에너지가 만나 평범한 판을 익살맞게 흔들어 놓는 셈이다. 그래서 두 사람이 만나 주고받는 신경전의 멘트와 중간 중간 튀어나오는 유머는 새롭지는 않지만 웃을 수밖에 없게 만든다. 결국 두 배우는 안정적인 플롯 속에서도 잔잔한 재미와 일정 이상의 즐거움은 얼마든지 줄 수 있다는 걸 증명하는, <파파로티>의 가장 큰 경쟁력이다. 3월 14일 개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