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 서연의 집, <건축학개론>이 남긴 첫사랑의 아련함 속으로

“첫사랑을 떠올리고, 첫사랑을 만들 수 있는 명소가 될 수 있었으면 좋겠다.”<엄태웅>

첫사랑의 공간이 제주도에 탄생했다. 지난해 첫사랑 열풍을 불러일으켰던 <건축학개론> 속 공간, 승민(엄태웅)이 서연(한가인)에게 지어준 제주도의 <서연의 집>이 카페 겸 갤러리로 새단장돼 첫사랑의 추억과 설레임을 되살린다. 제주도의 바다를 한 눈에 담을 수 있는 <카페 서연의 집>에서 누구나 영화 속 엄태웅과 한가인이 될 수 있다.

<건축학개론>을 제작한 명필름은 실제 이 곳을 사들여 영화 속 세트로 사용했다. 영화 개봉 직후 이 곳을 시나리오 작업실 용도로 사용할 계획 아래 건축 설계를 시작했으나 많은 사람들과 영화 속 감성을 공유하자는 취지로 지금의 <카페 서연의 집>이 탄생되게 됐다. 이처럼 영화 속 공간이 다시 현실 속에서 대중들에게 선보이는 경우는 찾아보기 힘든 사례다. 그간 30여 편의 영화를 제작해온 명필름 역시 이런 경우는 처음이다. 명필름 이은 대표와 심재명 대표 역시 이에 대해 뿌듯한 감정을 드러냈다.

<카페 서연의 집>은 1년 여의 공사를 거쳐 3월 27일 오픈식을 열고, 일반인에게 처음 공개됐다. 영화 속 주인공인 엄태웅과 한가인 그리고 영화를 연출한 이용주 감독은 물론 명필름 이은 심재명 대표, 영화의 건축 자문과 카페의 건축설계를 맡은 구승회 건축가, 영화의 미술감독이자 카페 인테리어를 담당한 우승미 미술 감독 등은 이날 <카페 서연의 집>의 첫출발을 지켜봤다.

이용주 감독은 “영화 한 편을 찍고난 뒤 그 영화가 기념되는 공간으로 남아서, 그것도 서연의 집이란 이름으로 남을 수 있다는게 <건축학개론>의 엔딩이자 더 할 수 없는 영광”이라고 소감을 남겼다. 영화 속에서 서연에게 이 집을 지어준 엄태웅은 “영화를 찍고 나면 세트나 장소가 없어지게 돼 기억속에 많이 잊혀지는데세트였던 곳이 오래오래 남게 돼 제주도에 오면 자랑스럽게 올 수 있는 곳이 생겼다”고 말했다. 영화 속 이 집의 주인이었던 한가인은 “<서연의 집>이라고 써 있는 간판을 보고 기분이 좋았다. 투자하지 않고, 너무 멋진 곳에 제 집을 얻게 됐다”며 “나이가 많이 들어서도 다시 들릴 수 있는 공간인 것 같다. 감사한 선물”이라고 웃음을 보였다. 이용주 감독, 엄태웅, 한가인은 이날 자신의 손도장을 남겼다. 카페 입구에 남겨질 이 손도장은<카페 서연의 집>을 찾는 사람들을 추억으로 인도한다. 또 훗날 훗날, 이 카페에서 위미리의 바다를 바라보며 차를 들고 있는 한가인, 엄태웅의 모습을 볼 수 있지 않을까.

<건축학개론> 서연의 집 vs 카페 서연의 집

영화 속 서연의 집은 단순히 집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승민과 서연이 아련했던 첫사랑의 기억을 다시금 확인하는 장소다. 집의 완성과 함께 두 사람이 마음 속에 품은 감정이 말끔히 해소된다.첫사랑의 기억을 간직하고 있는 그런 공간인 셈이다. 뿐만 아니라 탁 트인 바다를 바라볼 수 있는 통 유리문,잔디에 누워있던 두 사람의 모습 등 영화 속 명장면을 만들어내기도 했다. 영화 속 감정을 마음 속에 품은 사람이라면, 그 감정이 새록새록 피어날 것으로 보인다.

<카페 서연의 집>은 영화 속 분위기를 최대한 살려냈다. 물론 현실적인 제약으로 100% 똑같이 재현하기는 어려웠다. 구승회 건축가는 “현실적인 문제들로 인해 건물의 모양이 조금 달라졌지만 홀딩도어, 옥상잔디 등 영화를 보면서 많은 사람들이 가졌던 기억들을 많이 보존하려고 노력했다”며 “건축물로서 대단한 의미, 가치가 있다면 위미리의 바다가 90%를 담당한다. 그걸 헤치지 않게 하기 위해 고민을 많이 했다”고 밝혔다.

실제 카페 2층에 올라서면 잔디를 볼 수 있다. 영화에서보다 면적이 조금 줄긴 했어도오붓하게 누워 사진을 찍어도 될만큼 충분한 공간이다.(물론 이제 막 잔디를 심어 영화에서처럼 푸릇푸릇하진 않다.)이 뿐만 아니라 영화 속 등장했던 소품들을 실내외 인테리어로 ‘깨알같이’ 활용해 영화를 떠올리게 한 점이 눈에 띈다. 서연과 승민을 연결시켜줬던 CD플레이어와 전람회CD, 서연을 향한 승민의 마음이 담긴 건축 모형 등이 볼 수 있다.또 연못에 난 발자국,서연이 키를 잰 흔적, 영화 속 스틸과 사진등이 카페 곳곳에 표현됐다. 납득이의 흔적도 만날 수 있다. 납득이는 영화에서와 마찬가지로 <카페 서연의 집>에서도 코믹함을 뽐낸다.납득이가 전하는 웃음을 경험하고 싶다면 꼭 화장실을 찾길 추천한다. 이와 함께 그간 명필름이 제작했던 영화들도 카페 한켠에 자리잡고 있다.

<카페 서연의 집> 찾아오는 길
(제주공항에서 대중교통 이용시)공항리무진 탑승 – 월드컵경기장 하차 – 서귀포 시내 좌석버스 100번 탑승 – 위미1리 하차.제주 올레 5길 중간즈음에 위치해 있다. 제주도 서귀포시 남원읍 위미1리 2975번지.

사진제공. 명필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