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인> 누구를 위해 시간을 돌이키나?

tvN <나인>7회 2013년 4월 1일오후 11시

다섯 줄 요약

최진철(정동환)이 아버지를 죽였다고 굳게 믿는 선우(이진욱)는 그 증거를 잡기 위해 아버지가 돌아가신 1992년 12월 30일로 돌아간다. 과거의 자신에게 미래에서 온 자신의 존재를 밝히고 아버지의 죽음을 막아 진실을 밝히려던 선우는 갑작스레 병원에 등장한 형 정우(서우진)를 보고 자신이 형 대신 되돌리고 싶었던 과거가 알던 것과는 다르다는 것에 큰 충격을 받는다. 바뀌지 않은 미래를 보며 당황하던 선우는 형 정우가 아버지를 죽인 범인 이라는 것을 알고 패닉에 빠진다.

리뷰
<나인>은 한동안 꽤 많이 지상파 드라마를 통해 변주되었던 ‘타임 슬립’을 어떻게 활용해야 극적 긴장감을 극대화 할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단순히 모티브로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제한된 ‘타임 슬립’의 사용과 동시대를 살면서도 공감할 수 있을 만한 20년의 간극, 그리고 시한부의 삶을 사는 주인공 박선우(이진욱)에게 한정된 시간은 이러한 효과를 절정으로 끌어 올린다. 시간이라는 소재를 다양하게 변주하며 극적 효과를 부여하는 <나인>은 시간을 소재로 자유자재로 가지고 놀며 스릴러와 멜로를 시소 놀이처럼 오간다. ‘타임 슬립’을 사용해 시대의 격차에서 오는 문화적 차이를 안일하게 그리지 않고, 시간 자체가 갖는 매력을 이야기의 주된 동력으로 삼으면서 <나인>은 점점 더 팽팽한 클라이맥스를 향해 달려가고 있다.

7회에서 <나인>은 얼마나 시간이라는 소재를 어떻게 갖고 놀아야 ‘타임 슬립’이라는 소재가 가진 매력을 극대화 시킬 수 있는지 보여줬다. 초반부 주민영(조윤희)과의 관계를 급진전시키며 두 주인공의 매력을 극대화 시키고 바뀐 미래로 인해 박선우의 혼란스러운 감정 변화에 초점을 맞췄다면, 변할 수 없는 현실에 더 이상 이야기의 동력을 얻기 힘들어 질 때 즈음 최진철(정동환)의 반전과 정우(서우진)에 대한 진실로 이야기의 축을 옮기면서 다시 한 번 추진력을 얻게 됐다. 뿐만 아니라 자신이 변화시키는 과거부터 촉발된 미래의 불완전성은 ‘시간’ 자체가 가진 매력과 비극이 어떠한 것인지를 극적으로 드러낸다. 형 정우(전노민)를 대신해 지켜주고 싶었던 과거와, 가족이 사실은 자신이 믿고 있던 것과 전혀 달랐던 것임을 알게 된 선우는 형과 아버지를 살리려 시작했던 이 모든 것들이 결국 형과 아버지, 그리고 사랑하는 여자까지 잃게 되는 고통으로 되돌아오는 것을 경험한다. 이는 기자라는 박선우의 직업적 특수성과 맞물려 타임 슬립이라는 ‘판타지’에서 오히려 고통스러운 ‘팩트’를 발견하게 되는 아이러니까지 만들어 낸다.

시간이 갖고 있는 속성과 기억이 가진 불완전성을 치밀하게 파고든 덕분에 <나인>은 한치 앞도 예측 할 수 없는, 매력적인 드라마로 완성되어 가고 있다. 물론 아버지의 죽음이 변하지 않은 사실임에도 형 정우와 유진(이응경)의 관계가 판이하게 달라지고 있는 점 등은 앞으로 <나인>이 층층이 쌓여가는 시간들 속에서 다시 한 번 풀어나 가야 할 숙제이기도 하다. 이제 중반을 넘어선 <나인>이 감당할 수 없을 만큼 쌓인 미래의 불행을 어떻게 바꿔나갈 것인지, 아직까지는 호기심을 끄는데 성공했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수다 포인트

– 1992년의 차량에 올라탈 때, ‘수동 변속기 운전은 할 줄 알려나?’라고 생각했는데 이어지는 표정의 깨알 같은 디테일! 천하의 박선우 기자도 ‘수동 변속기’ 앞에선 당황하는군요…

– 친구 하나 잘못 둔 죄로 노심초사 하는 영훈. 이러다 시한부 선고 받은 선우보다 심장 마비로 더 일찍 죽을 기세.

– 형 정우가 아버지를 죽였다는 충격적인 진실보다 천방지축 민영(조윤희)의 앵커 데뷔는 성공적이었을지 더 궁금한 1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