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YJ 당신들의 영광의 순간은 지금인가요?

재중, 유천, 준수에게 최고의 해는 언제였을까? 동방신기로 활동할 당시 한국 아이돌그룹 중 최초로 도쿄돔에서 공연했던 2007년이었을까? 아니면 동방신기가 와해된 후 JYJ로 도쿄돔에 올랐던 2010년일까? 아마도 3년 만에 도쿄돔으로 복귀한 2013년이 이들에게 가장 가슴이 뭉클한 해로 기억되지 않을까 한다. 최고의 해를 세 개 중 하나일 것이라 예상한 이유는 이들이 동방신기로 데뷔할 당시부터 도쿄돔 입성을 목표라고 말해왔기 때문이다. 동방신기는 케이팝 한류에 있어서 부동의 선두를 달렸다. 김성환 대중음악평론가는 “동방신기는 자니스의 톱 아이돌그룹에 밀리지 않고 대등한 인기와 판매량을 보인 유일한 팀이었고, 그 역사를 한류 붐 이전에 썼다는 게 포인트”라고 말했다. 그리고 JYJ는 4월 2일~4일 사흘간 열린 도쿄돔 공연에 무려 15만 명을 동원하며 자신들이 일군 한류의 역사를 다시 쓰려 하고 있다.

‘더 리턴 오브 더 JYJ’란 타이틀로 열린 이번 도쿄돔 공연은 JYJ 소속사 씨제스엔터테인먼트가 일본 최대 공연 에이전시 중 하나인 쿄도 요코하마, 역시 일본 최대 광고 에이전시인 덴츠와 손잡고 제작했다. 알려져 있다시피 JYJ는 공연 파트너였던 에이벡스의 일방적인 계약 중지로 인해 2010년 이후 부득이하게 일본 활동을 쉬어야 했다. 지루한 법정공방에서 승소한 JYJ는 거짓말처럼 도쿄돔 사흘 공연을 매진시켰다. 하긴, 그리 신기한 일은 아니다. 에이벡스도 본래는 JYJ의 상업적 가치를 높이 판단했기에 이들과 재빨리 계약을 했던 것이 아닌가?

4일에 직접 찾은 도쿄돔의 위용은 대단했다. 한국 최대 규모의 공연장인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의 족히 5배는 돼 보이는 일본 도쿄돔이 JYJ의 팬들로 가득 찼다. 아치형의 문이 열리고 세 명이 무대에 등자하자 도쿄돔이 떠나갈 듯한 5만여 관객의 함성이 들려왔다. 첫 곡 ‘에이 걸(Ayyy Girl)’에서 준수가 여성 댄서를 더듬자 팬들의 함성은 귀가 아플 정도로 커졌다.

팬들의 열기는 변함없이 그대로였지만, 세월이 흐른 만큼 JYJ의 퍼포먼스는 과거와 달랐다. JYJ는 셋이서 함께 한 무대 외에 솔로 무대에 중점을 두고 각자의 매력을 뽐냈다. 재중, 유천, 준수가 함께 할 때에는 16명에서 최대 56명의 댄서가 무대에 올라 칼처럼 짜인 군무를 선보였다. 솔로 무대에서 재중은 록, 유천은 발라드, 준수는 R&B 스타일의 음악을 각각 선사했다. 준수의 솔로무대는 단연 돋보였다. 준수는 동양적인 소울 보컬 스타일을 나름대로 소화했으며 특히 강력한 댄스를 선보였다. 재중은 그가 존경한다는 라르크 엥 시엘의 하이도처럼 제이록(J-Rock) 스타일의 록 보컬을 구사했다. 유천은 김동률의 ‘오래된 노래’ 등 발라드를 노래해줬다. 준수는 끈적대고, 재중은 터프하며, 유천은 감미로웠다.

JYJ의 일본 공연을 실제로 보니 이들이 왜 현지에서 대단한 인기를 구가하는지 짐작할 수 있었다. JYJ의 멤버들은 무대 위에서 능수능란하게 일본어를 구사했으며, 이들의 음악도 제이팝(J-Pop)의 트렌드와 유사한 점이 많았다. JYJ는 오랜만에 만나는 일본 팬들을 위해 안전지대의 ‘프렌드(Friend)’, 나카시마 미카의 ‘글래머러스 스카이(Glamorous Sky)’ 등 다수의 일본 곡을 노래하기도 했다. 특히 준수는 아야카의 ‘미나 소라 노 시타’를 노래할 때는 관객들이 숨죽이며 감상했다. 5만 명의 인파 속에서 이 정도의 고요가 가능하다는 사실이 놀라울 정도였다.

관객들의 열기는 뜨거웠다. 세 시간 가까운 시간동안 스탠딩으로 공연을 관람한 관객들은 매 곡마다 거의 자지러지다시피 열광적인 반응을 보였다. 유천이 멘트를 할 때에는 남성 팬들의 함성이 이어지기도 했다. 관객들은 일본 노래 뿐 아니라 한국어 노래도 따라 부르는 충성도를 자랑했다. 공연 막판에 동방신기 시절부터 노래했던 ‘레이니 블루(Rainy Blue)’, JYJ의 새로운 시작을 의미하는 ‘낙엽’이 흐르자 JYJ 멤버들도, 팬들도 울먹이기 시작했다. 그간의 굴곡이 JYJ와 팬들의 사이를 더욱 단단하게 해준 듯 보였다. 이는 JYJ에게도, 팬들에게도 두고두고 기억될만한 영광의 순간이었다.

사진. 씨제스엔터테인먼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