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류의 축이 중(中) 주변국으로 움직인다

[텐아시아=조현주 기자]
이동욱, 소지섭 팬미팅 포스터

이동욱, 소지섭 팬미팅 포스터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의 한반도 배치로 한·중간의 갈등이 최고조에 이른 가운데, 한류의 축이 중국에서 주변국으로 움직이고 있다. 한한령(限韓令·한류금지령)으로 중국 본토 내 한류가 휘청거리고 있는 것과 달리 홍콩·대만·마카오·싱가포르 등 주변국은 여전히 한류를 반기고 있다.

중국은 동영상 플랫폼을 통해 유포되는 한국 드라마, 예능 프로그램 등의 방영을 차단하고 공연이나 팬미팅 개최 보류 등 한류의 사드 보복을 구체화시키고 있다. 최근까지도 한국 드라마가 메인을 장식했던 중국의 대표적인 동영상 서비스 플랫폼인 유쿠(優酷), 큐큐(QQ), 투더우(土豆), 아이치이(愛奇藝) 등이었지만 이제는 볼 수 없다. 이처럼 한류에 적신호가 켜진 본토에 반해 홍콩이나 대만 등은 수요가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다.

3월부터 5월까지 홍콩만 두고 봤을 때 스타들의 콘서트, 팬미팅 개최, 행사 등은 최소 10건이 넘는다. 소녀시대 서현과 유리의 팬미팅부터 JYJ 김재중 콘서트·방탄소년단 콘서트, 박해진 밀랍인형 제막식, ‘런닝맨’ 멤버 팬미팅·지창욱 팬미팅·소지섭 팬미팅·이동욱 팬미팅·공유 팬미팅 등이 있다. 이는 지난해 동기 2배를 웃도는 수준이다.

김재중과 ‘런닝맨’ 멤버들은 홍콩에 이어 마카오와 대만 등을 도는 중화권 투어를 이어가고 이동욱·소지섭·지창욱·공유 등도 대만을 방문했거나 거쳐갈 예정이다.

'런닝맨' 아시아투어 포스터

‘런닝맨’ 아시아투어 포스터

김유정은 지난해 홍콩에서 열린 ‘야후 아시아 버즈 어워즈 2016’에서 ‘연간 최다 검색 신세대 여배우상’을 수상했고 지난 2월에는 대만에서 팬미팅을 개최했다. 아이유 역시 지난 1월 대만에서 콘서트를 진행했고 엑소와 에이핑크 역시 2월 홍콩에서 콘서트를 성료했다. 엑소는 오는 4월 싱가포르에서 투어를 이어간다.

공유와 이동욱이 출연했던 tvN ‘도깨비’는 중국에서 불법 해적판이 유통되면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그러나 중국의 보복 조치가 본격화되면서 두 사람은 중국 본토가 아닌 대만과 홍콩을 거점으로 한류스타의 입지를 굳힐 계획이다.

홍콩과 대만은 인구수가 각각 720만명, 2300만명으로 한국보다 적지만 중국과 동남아시아 지역의 가교 역할을 하는 곳으로 한류가 다방면으로 뻗어나가기 알맞다. 특히 홍콩은 관광과 무역의 도시로 항공이나 숙박, 공연장 등 편의시설이 뛰어나고 어떤 문화에든 개방적이기 때문에 더욱 각광을 받고 있다.

김재중 홍콩 콘서트 스틸컷

김재중 홍콩 콘서트 스틸컷

한류스타가 소속된 한 매니지먼트 관계자는 “홍콩이나 대만은 한한령과 상관없이 드라마 등 이슈에 맞춰서 방문 요청이 지속적으로 있다”면서 “확실히 한류가 중국 본토에서 확실히 우회하고 있는 느낌을 받고 있다. 또한 두 나라는 중국 본토에서 팬들이 오기에도 편한 지리적 이점이 있다”고 말했다.

김헌식 동아방송예술대학교 교수는 “ 한류스타들의 홍콩, 대만행은 현실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본다”며 “예전부터 중국 주변국에서 한류 스타들을 상대로 한 여러 행사들이 이뤄지기는 했지만 한한령 이후 더욱 집중화되고 있는 상황이다”고 진단했다.

이어 “한류스타들의 중국 주변국 진출이 가속화되면 결국 본토에 있는 현지 업체들의 수익이 줄어든다. 한류 팬들로 수익을 올릴 수 있는 본토 내 기업에서도 불만이 많은 상황이다”며 “곧 본토의 행사들도 유화적이 될 것으로 본다. 그 전까지는 본토 주변국을 자극하며 한류의 축을 옮기는 방식이 맞지 않나 싶다”고 덧붙였다.

조현주 기자 jhjdhe@tenas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