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N 초점] 지성도 신원호 PD도 왜 교도소로 향하나

[텐아시아=조현주 기자]
'피고인' 지성

‘피고인’ 지성

절대 악인에 의해 딸과 아내를 죽인 누명을 쓰고 사형수가 된 남자. 복수를 결심한 그는 탈옥을 결심한다. 그의 곁에는 함께 생활하며 우정을 쌓은 수감자들이 있다. 매회 자체 최고 시청률을 경신하며 승승장구 중인 SBS ‘피고인’(극본 최수진, 연출 조영광)의 배경은 교도소다. 주인공인 지성은 검사 역할이지만 주로 죄수복을 입고 나왔다. 전도유망했던 검사 박정우(지성)는 재벌 2세 차민호(엄기준)를 수사하다가 졸지에 사형수로 몰린다. 누명을 벗기 위한 그의 노력이 눈물겹다. 교도소 수감이라는 극단적인 상황, 선과 악의 팽팽한 대립, 탈옥을 하는 긴장감 등이 어우러지며 극은 승승장구하고 있다.

‘피고인’은 시작이었다. 교도소를 배경으로 한 영화와 드라마가 곧 출격을 앞두고 있다. 먼저 23일 개봉하는 영화 ‘프리즌’(감독 나현, 제작 큐로홀딩스)은 교도소에서 세상을 굴리는 절대 제왕과 새로 수감된 전직 꼴통 경찰의 이야기를 그린다. 범죄자를 사회에서 격리시키고 교정, 교화하는 시설이라고 믿었던 교도소를 100% 알리바이가 보장되는 완전범죄구역으로 탈바꿈시킨 신선한 발상이 돋보인다.

‘프리즌’에서 교도소는 하나의 사회다. 철저한 위계질서가 작용한다. 익호(한석규)라는 절대적 존재 밑에 그의 눈에든 수십 명의 무리가 있다. 익호에게 돈을 받은 교도소장과 교도관 역시 한통속이다. 물론 그런 익호의 뒤통수를 호시탐탐 노리는 이들 역시 존재한다. 교도소라는 제한된 공간을 무대로 다양한 인간 군상을 보여준다.

'프리즌' 포스터 / 사진=쇼박스 제공

‘프리즌’ 포스터 / 사진=쇼박스 제공

나현 감독은 “사회질서가 정연하면 교도소 내부도 잘 돌아가고, 사회가 어지럽거나 시스템이 엉망이면 교도소 분위기도 험악해진다”면서 삼풍백화점이 무너졌고, 우리 사회 부정부패가 만연하게 드러났던 1995년~1996년도를 시대적 배경으로 잡았다고 설명했다. 리얼리티를 위해 실제 20년간 죄수들을 수감했던 전남 장흥 교도소에서 촬영을 진행했다.

‘응답하라’ 시리즈의 신원호 PD도 차기작으로 교도소를 소재로 한 블랙코미디를 준비 중이다. 신 PD는 “내가 기본적으로 이야기를 푸는 방식은 사람 사는 이야기”이라며 “감옥 안에는 막장 같은 인생도 있을 것이고 재기를 꿈꾸거나 사랑하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감옥을 다룬 드라마라고 한다면 무겁거나 진지하다고 생각할 텐데, 그렇게 접근하지 않았다. 페이소스가 느껴지는 블랙코미디를 선보일 것”이라고 밝혔다.

신원호 PD는 지난해 5월부터 ‘응답하라’ 시리즈를 함께한 이우정 작가와 기획을 하기 시작했다. 이 작가는 이번에 크리에팅으로 참여하여 전반적으로 큰 틀을 조율했다. ‘응답하라’ 작가였던 정보훈 작가가 이번 작품을 통해 입봉한다.

‘피고인’부터 ‘프리즌’, 신원호 PD의 신작 등 기본적으로 교도소도 일반적인 사회와 다름없이 사람들이 사는 것에 착안했다. 신원호 PD는 작품 기획 이유로 “감옥 안에도 사람이 살아가고 있다. ‘그 사람들이 사는 이야기는 어떨까?’라는 호기심에서 출발했다”고 말했다. ‘프리즌’에서는 “결국 감옥도 사람 사는 곳”이라는 말이 나온다. ‘피고인’은 박정우와 같은 교도소 동기인 우럭(조재룡)·뭉치(오대환)·방장(윤용현)·밀양(우현) 등 개성이 살아있는, 인간미 가득한 인물 등을 통해 휘몰아치는 극 전개에 쉴 틈을 안긴다.

'프리즌' 스틸컷

‘프리즌’ 스틸컷

나현 감독은 교도소라는 폐쇄적인 공간 속에서 사람들의 행동들이 극단적으로 나타날 수밖에 없다는 것에 착안했다. 그는 “감옥은 인간의 본성이 적나라하게 드러나는 곳”이라며 “개인의 욕구와 가치가 부딪힌다. 그러면서 지배자와 피지배자가 생기고 그 권력에 저항하는 인물이 나온다. 감옥은 영화적으로 상당히 매력 있는 소재”라고 설명했다.

한 제작사 대표는 “교도소 이야기는 가장 극한으로 상황을 몰고 가는 이야기”라면서 “지금처럼 힘든 시국에 극한 상황들 속에서 문제를 해결해나가는 모습을 보면서 위로를 받거나 통쾌함을 느낀다. 최근 흥행한 영화 ‘재심’도 마찬가지 이유로 큰 사랑을 받았다. 억울한 상황과 그것에서 벗어나려는 몸부림이 대중들에게 크게 와닿는다”고 설명했다.

영화 '재심' 포스터 / 사진제공=오퍼스픽쳐스

영화 ‘재심’ 포스터 / 사진제공=오퍼스픽쳐스

이어 “위기의 상황에서 벗어나는 골든타임을 통해 동지애를 느끼는 부분도 있다. 더 나쁠 수 없는 상태고, 결국에는 극도 해피엔딩으로 간다”면서 “응원을 받고 싶은 대중들의 심리를 이용하는 차원에서 교도소 관련 콘텐츠들이 만들어지지 않나”라고 진단했다.

‘피고인’ 조영광 PD는 “어둡고 침체돼 있는 사회 속에서도 늘 희망은 있다는 메시지를 주고 싶었다”면서 “누군가를 기다리면서 힘들어하고 있는 사람들, 억울하게 누명을 쓰고 살아가는 사람들도 희망을 가슴에 품고 살아가면 언젠가 이뤄질 거라는 말을 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조현주 기자 jhjdhe@tenas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