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보스 종영①] 시청자 설득 못시킨 ‘소통 로맨스’

[텐아시아=조현주 기자]
'내성적인 보스' 포스터 / 사진=tvN 제공

‘내성적인 보스’ 포스터 / 사진=tvN 제공

‘내성적인 보스’는 문 닫은 남자와 문 여는 여자의 이야기를 표방한 소통 로맨스였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내성적인 보스’는 시청자들과 소통하지 못한 채 막을 내리게 됐다.

tvN ‘내성적인 보스’(극본 주화미, 연출 송현욱)에 거는 기대는 컸다. 먼저 ‘또 오해영’을 선보였던 송현욱 PD의 차기작이었다. 송현욱 PD는 ‘연애 말고 결혼’의 주화미 작가와 다시 한 번 의기투합했다. ‘연애 말고 결혼’은 계약결혼이라는 소재로 사랑관이 180도 다른 두 남녀의 연애와 결혼을 실감나게 그리며 한그루와 연우진을 스타로 만들었다. ‘청춘시대’로 주목할 만한 새 얼굴로 떠오른 박혜수의 활약 역시 기대를 샀다.

소재도 색달랐다. 능력 있는 남자와 보통의 여자의 연애를 일반적인 로맨틱 코미디와 다르게 사회성 없는 소극적인 남자와 쾌활하고 적극적인 여자의 사랑 이야기는 궁금증을 모으기 충분했다. 외향적인 이들이 대거 모여 있는 광고회사라는 점에서 내성적인 보스가 어떤 방식으로 웃음을 자아낼지도 관전 포인트였다.

기대감을 반영하듯 ‘내성적인 보스’는 1회 3.164%(이하 닐슨코리아 케이블플랫폼 가입기구 기준)의 시청률로 출발했다. 자체최고시청률이었다. ‘또 오해영’이 2.1% 시청률로 출발한 것을 감안하면 고무적이었다. 그러나 1회 이후 시청률은 계속 떨어졌다. 2회 3.050%, 3회 2.144% 그리고 4회에서는 1.970%까지 추락했다.

제작진은 외향적인 걸 넘어서서 민폐로 보일 정도로 막무가내로 채로운(박혜수) 캐릭터를 그리며 여주인공을 비호감으로 만들었다. 신입사원임에도 할 말을 다하고 모든 일에 참견하는 캐릭터가 호감으로 느껴지지 않았다. 여기에 펜트하우스의 유령처럼 음침하고 소심한 은환기(연우진) 역시 공감을 얻지 못하며 혹평이 쏟아졌다.

'내성적인 보스' 단체 포스터 / 사진제공=tvN

‘내성적인 보스’ 단체 포스터 / 사진제공=tvN

제작진은 초강수를 뒀다. 전면적인 대본 수정을 선언했다. 5회부터 8회까지 완성돼 있던 대본을 모두 페기하고 드라마를 새롭게 썼다. 만들어뒀던 촬영분도 새롭게 찍으며 시청률 반등에 힘썼다. 5회에는 곧바로 은환기의 비서이자 채로운의 언니였던 채지혜(한재아)의 죽음에 대한 비밀을 모두 밝혔다. 1회에서 의문의 자살을 한 채지혜의 사연과 함께 은환기·채로운과 강우일(윤박)·은이수(공승연) 등 주요 캐릭터의 얽히고설킨 관계를 수면 위로 띄었다. 제작진은 소통 로맨스답게 시청자들과 곧바로 소통을 시도했다.

은환기의 첫사랑 역으로 장희진을 투입됐고, 은환기와 채로운의 캐릭터에 조금 더 설득력을 부여했다. 그러나 이미 돌아선 시청자들은 다시 돌아오지 않았다. 1% 후반과 2% 초반의 시청률 사이에서 드라마는 표류했다.

최근에는 우기자 역으로 출연 중인 이규한이 ‘내성적인 보스’ 제작진을 향한 불만 섞인 글을 올려 논란을 사기도 했다. 그는 “한 회에 한 신 나올까 말까 하는데, 중간 대사 다 편집해버리면 어쩌라는 거야”라고 자신의 SNS에 적었다. 채지혜를 좋아했던 우기자가 뜬금없이 은환기와 채로운의 사랑의 방해꾼으로 등장했다. 죽은 채지혜가 강우일이 아닌 은환기를 좋아하고, 은환기 부자의 비밀을 공개하며 몰락시켰다. 수정된 대본에 주연 배우들에게 초점을 맞춰지면서 자연스럽게 조연 캐릭터의 분량이 줄어들었고, 이는 뜬금없는 스토리의 전개로 이어졌다.

송현욱 PD는 “‘내성적인 보스’는 판타지적인 작품이다. 극도로 타인을 기피하는 남자와 끊임없이 문을 두드리는 설정이 그렇다”면서 “로맨스보다는 사람과의 소통의 문제에 대해 조금 더 고민해 볼 수 있지 않을까 한다”고 앞선 자신의 드라마들과 차별점을 밝혔다. 그러나 ‘내성적인 보스’는 대본 전면 수정이라는 초강수에도 불구하고 개연성 없는 전개, 쉽게 공감하기 힘든 캐릭터 등으로 시청자들을 설득시키지 못한 채 안타가운 종영을 맞이했다.

조현주 기자 jhjdhe@tenas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