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직 카피라이트 슈퍼바이저’ 이지형, ‘공조’ ‘쎄시봉’ 탄생을 돕다(인터뷰②)

[텐아시아=윤준필 기자]
리웨이 뮤직앤미디어 이지형 대표 / 사진제공=이지형

이지형 리웨이 뮤직앤미디어 대표 / 사진제공=리웨이 뮤직앤미디어

⇒인터뷰①에 계속

이지형 리웨이 뮤직앤미디어 대표는 저작권에 대해 다년간 공부한 ‘저작권 전문가’이자 ‘저작권 해결사’다. 이 대표는 뮤직 카피라이트 슈퍼바이저로서 영화 ‘공조’, ‘더 킹’엔딩크레딧에 이름을 올렸다. 뮤직 카피라이트 슈퍼바이저가 어떤 일을 하는지 그에게 자세하게 물어봤다.

10. 뮤직 카피라이트 슈퍼바이저(Music Copyright Supervisor, 이하 MCS)는 영화 제작에 있어 어떤 역할을 하는 사람인가?
이지형: 영화에서 시대상을 반영하기 위해 당시 유행곡을 사용하려는 경우가 있다. 그럴 때 어울리는 노래를 찾고, 그 곡의 저작권을 푸는 작업을 한다. 영화 ‘더 킹’에서 주인공 조인성이 고등학교 학창 시절 롤러스케이트장에서 친구들과 만나는 장면이 나오는데 당시의 시대상을 반영하기 위해 런던보이즈의 ‘할렘 디자이어(Harlem Desire)’가 영화에 삽입됐다. 예전에는 제작사에서 직접 ‘할렘 디자이어’의 저작권 문제를 해결하려 했지만 콘텐츠가 해외로 수출되는 요즘 자칫 큰 문제가 될 수도 있기 때문에 전문가한테 맡기는 추세다.

10. MCS를 하며 가장 어려웠던 작업이 있다면?
이지형: ‘쎄시봉’이 기억에 남는다. 음악 영화였기 때문에 저작권이 해결되지 않으면 개봉 자체가 불가능했다. 음악감독이 저작권 전문가에 맡겨야 한다고 말했다더라. 문제는 1970년대 번안곡이었다. ‘하얀손수건’,‘ 웨딩케이크’는 원래 외국 곡의 멜로디에 한국어 가사를 붙인 번안 곡인데 엄연히 법적으로는 이렇게 가사를 바꿔 부르려면 원곡자의 허락을 맡아야 했다.

10. 원곡 창작자와 한국의 번안곡 창작자 모두가 각자의 권리를 주장하는 모양새였겠다.
이지형: 우선 원곡자를 설득하는 방향으로 갔다. 번안곡들이 유행하던 시기 1960~1970년대는 우리나라에 아직 저작권 개념이 거의 없었고, 기술적으로도 해외의 원곡 창작자를 찾기가 쉽지가 않았다. 1996년 국제적인 저작권협약인 베른조약에 가입하고 나서야 우리나라에서도 비로서 외국 저작물에 대한 저작권 보호가 시작됐다고 설명했다. 그리고 이렇게 아름다운 한국어 가사와 노래로 만들어진 번안곡이 있었기 때문에 원곡도 한국에서 사랑 받을 수 있었다며 시대적인 한계와 함께 번안곡의 긍정적인 기여 측면을 언급했다. 결국 원곡자에게 승인을 받고 번안곡 창작가에게도 양해을 얻어 양쪽 모두에게 허락을 받았다.

10. 앞으로 영화·드라마 제작에서 MCS의 역할이 더 중요해질 것 같다.
이지형: 아직 한국에서는 생소하지만 영국과 미국에는 대형 에이전시들이 존재한다. 이곳은 음악과 같은 예술분야 저작권을 포함한 모든 지식재산권을 관리한다. 예를 들어 미국의 영화프로덕션이 봉준호 감독의 초기 영화작품을 리메이크하고 싶다고 에이전시에 의뢰를 하면, 영화는 수 많은 예술분야가 결합된 공동저작물이므로 시나리오, 배우들의 초상권, 미술, 음악, 배급 등 2차적저작물작성에 관한 영화 내 모든 가능한 저작권 이슈를 조사하고 사용조건을 협상한다. 이렇게 꼼꼼하게 조사함에도 불구하고 만일의 경우 저작권 문제가 발생할 것을 대비해 저작권 보험상품도 판매한다. 더불어 관련 업계의 담당자들을 대상으로 저작권 교육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윤준필 기자 yoon@tenas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