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경 “데뷔 20년차? 이제 갓 시작한 느낌” (인터뷰①)

[텐아시아=조현주 기자]
류현경,인터뷰

배우 류현경이 서울 종로구 삼청동 카페에서 진행된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사진=이승현 기자 lsh87@

1996년에 데뷔한 류현경은 어느덧 데뷔 20년차를 넘어섰다. 그러나 그는 여전히 현장에 가면 가슴이 뛰고, 연기에 대한 고민은 끝이 없다고 말하는 천생 배우였다. 류현경이 영화 ‘아티스트: 다시 태어나다’(감독 김경원)로 돌아왔다. 류현경은 무명화가 지젤 역을 통해 예술과 본질에 대해 유쾌한 화두를 던졌다.

10. 지젤은 “전생에도 현재에도 미래에도 아티스트”라고 자신을 말하는 캐릭터다. 잘못하면 비호감으로 보일수도 있었을 것 같은데, 톤을 어떻게 잡았는지.
류현경 : 시나리오 상에서는 지젤이 더 셌다. 자기만의 세계에 빠진 것처럼 보였다. 그런데 감독님이 내가 생각하는 대로 대사를 조금씩 바꿔도 상관없다고 했다. 내가 생각하는 지젤의 재미있는 부분을 투영했다. 지젤은 나만의 길을 가는 사람이라고 하지만 실상 남들과 다를 거 없는, 마음속에 불안한 정서를 지닌 인물이다. 그런 불안한 마음들에 공감이 갔다. 자기를 부정하면서 ‘괜찮다’고 말하는 부분들이 안쓰럽기도 했다.

10. 촬영 후 오랜만의 개봉이라서 더 반가웠을 것 같다.
류현경 : 2년 전에 찍었던 작품이다. 아쉬운 게 많이 보였다. 지젤의 입장이 아니라 한발자국 떨어져서 영화를 전체적으로 보게 됐다. 나이를 먹었다는 생각도 들었다.

10. 단순히 미술계에 국한된 이야기는 아니다.
류현경 : 감독님과도 그런 얘기를 했다. 예체능계의 이야기가 아니라 삶을 살아가면서 누군가 겪을 수 있고 고민할 수 있는 내용이 담겨있다. 그런 부분을 조금 더 고민했고 어떻게 하면 공감대가 잘 형성될 수 있을까라는 생각으로 연기했다. 주변에 있는 사람처럼 연기하고 싶었다.

류현경,인터뷰

배우 류현경이 서울 종로구 삼청동 카페에서 진행된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사진=이승현 기자 lsh87@

10. 극 중 오인숙은 “나만의 신념으로 살아가겠다”고 외치지 않나. 류현경은 어떤 편인가?
류현경 : 거창하게 신념 같은 걸 가지고 있지는 않다. 다만 연기자로서 제일 중요하게 생각하는 건 많은 사람들이 공감을 받는 것이다. 실제로 어떤 상황이나 극을 대할 때의 마음을 같게 하려고 한다. 진실 된 마음으로 표현하면 대중들이 공감 해주지 않을까라고 생각하고 있다.

10. 예술에 대한 평소 생각은?
류현경 : ‘모든 게 다 예술이다’라고 느끼는 순간이 있다. 어머니가 화초를 기른다. 정성스럽게 물을 주고 꽃을 피우는, 이런 것들 자체가 다 예술이지 않나 싶다. 극 중 동양화 화가로 나온다. 실제 작가님의 작업실을 갔다. 그 뒤에 어려운 그림들이 다르게 보였다. 동양화를 그리는 작업 자체가 길고, 정성스럽다. 순간순간들이 모여서 만들어진다. 지젤의 진짜 마음은 작품을 그리는 과정 자체에 있다고 생각됐다. 그러니까 부담감이 덜해졌다. 넓게 보면 모든 사람들이 자기 자신의 일에 있어서는, 그 과정이 소중하고 중요한 순간이지 않나. 그것 자체가 예술이지 않을까.

10. ‘아티스트: 다시 태어나다’는 한국 영화의 다양성에 일조하는 영화다. 그러나 요즘 나오는 다양한 영화들은 크게 주목을 받지 못하고 있다.
류현경 : 계속해서, 꾸준히 나오는 게 중요하다. 그렇게 다양한 소재와 이야기들이 계속해서 나오면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가져주고 앞으로 더 기대해주실 거라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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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류현경이 서울 종로구 삼청동 카페에서 진행된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사진=이승현 기자 lsh87@

10. 1996년 드라마 ‘곰탕’으로 데뷔했다. 어느덧 20년 넘게 연기를 했다.
류현경 : 이상하다. ‘택시’에 출연해서 내가 여태까지 출연한 작품에 대해 이야기했는데, 그렇게 많이 했는지 몰랐다. 열심히, 즐겁게 했다. 이렇게 시간이 많이 지났는지도 몰랐다. 아직도 나는 부족하다. 20년 했다고 하면 잘해야 할 것 같은데, 나는 아직도 어떻게 하는 게 잘하는 건지 모르겠다. 고민도 많다. 벌써 20년이라니. 진짜로 이제 갓 시작한 느낌이 든다. 아직도 현장에 가면 가슴이 뛴다.

10. 천생 배우의 느낌이다.
류현경 : 어렸을 때는 연기적으로 진지하게 접근하지는 않았다. 현장이 즐겁고 어른들과 지내는 것 자체가 신났는데, 25살 때 영화 ‘신기전’을 촬영하고 나서 연기를 잘하고 싶고, 평생 하고 싶다고 생각했다. 그때 이후로 고민이 깊어졌다. 열심히 해도 아쉬움이 남는 게 계속 되더라. 연기에 대한 고민은 끝이 없는 것 같다.

조현주 기자 jhjdhe@tenas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