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스타] 강하늘 “배우로서 내가 할 일은 시나리오에 집중하는 것” (인터뷰①)

[텐아시아=이은진 기자]
배우 강하늘/사진제공=오퍼스 픽쳐스

배우 강하늘/사진제공=오퍼스 픽쳐스

약촌 오거리 살인 사건을 모티브로 한 영화 ‘재심’에서 억울한 누명을 쓰고 10년 동안 교도소에 있었던 현우 역을 맡은 강하늘은 누구보다 치열하게 연기했다 . 영화에서 맞기도 많이 맞았고, 생전 처음 전라도 사투리를 구사했으며, 눈물도 많이 흘렸던 강하늘은 때로는 불량스럽고 어느 때는 한없이 안쓰러운 얼굴들을 만들어 냈다. 그리고 누구보다 캐릭터에 대해 고민을 많이 했던 강하늘은 “배우로서 시나리오에 적힌 대로 연기했다”며 겸손한 답변을 내놨다.

10. 원래부터 약촌 오거리 살인 사건에 관심이 많았다고 했는데, 예전부터 다큐멘터리를 즐겨 봤나?
강하늘: 시사프로그램을 굉장히 좋아한다. 시사프로그램을 보면서 정보도 얻기도 하고, 궁금증이 생겨서 따로 검색해보기도 한다. 약촌 오거리 살인사건도 ‘그것이 알고 싶다’를 통해 알게 됐는데, 단순히 방송을 보고 함께 분노하고 억울함을 느끼는 것도 있었지만 그 뒤에 어떤 이야기가 있을지 궁금해서 많이 찾아봤다. 그리고 시나리오가 들어왔는데 그 사건을 모티브로 했다는 얘기를 듣고 읽어보기도 전에 긍정적으로 볼 수 밖에 없었다. 왠지 이 작품은 내가 할 것 같았다.

10. 실화를 소재로 한 영화에서 실재 인물을 연기하기가 쉽지는 않았을 것 같은데?
강하늘: 지금까지 실화를 소재로 한 작품을 세 번 했는데, 할 때마다 항상 ‘실화는 실화로 둬야 한다’고 느낀다. 작품이 실화를 모티브로 뒀지만, 영화라는 특성상 픽션이 가미되기도 한다. 그래서 배우인 내가 할 일은 시나리오에 집중하는 거라고 생각한다. 시나리오 그 이상의 뭔가를 하려고 하면 연기적으로 오버하게 되고, 삐걱거리게 된다.

10. 누명을 쓰고 10년 간 교도소에 복역한 억울함을 가진 캐릭터를 연기했다. 처음에 어떻게 캐릭터를 연구하고 접근했는지 궁금하다.
강하늘: 실제 인물인 최 군을 한 번 만났던 적이 있는데 실수하고 싶지 않았다. 그분이 실제로 교도소에서 보낸 10년 세월 중 단 1분도 내가 경험해 본 적이 없는데, 함부로 말하는 게 주제넘은 거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직접 만났을 때도 사건이나 시나리오에 대해서는 한 마디도 하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그냥 일상적인 얘기를 나눴고 나중에 술 한잔하자고 했다. 그리고 현우라는 캐릭터에 대해서는 개인적인 상상을 더 해 분노, 억울함 이런 감정이 밖으로 표출된다기 보다 이미 잠식됐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단순한 아픔보다 부정적인 기운 같은 걸 표현하려고 노력했다.

배우 강하늘/사진제공=오퍼스 픽쳐스

배우 강하늘/사진제공=오퍼스 픽쳐스

10. 영화 초반 긴 머리에 불량스러운 모습을 하고 나왔다. 그동안 볼 수 없었던 의외의 모습이었는데?
강하늘: 억울하기만 한 모습을 보여주기는 싫었다. ‘착한 앤데 왜 누명을 써?’ 이런 반응 말고 ‘저런 애라면 누명을 쓸 수도 있겠다’하는 생각이 들게끔 연결고리를 만들고 싶었다. 그래서 원래 시나리오상 머리만 길었는데 좀 더 불량스럽게 표현하고 싶어서 브릿지를 넣었고, 문신도 원래 하나였는데 얘기해서 더 추가했다.

10. 김해숙과 모자지간으로 호흡을 맞췄는데 합은 어땠나?
강하늘: 합이라고 말할 것도 없다. 지금까지 무수히 많은 선생님들과 호흡을 맞췄었는데, 선생님들에게는 특유의 아우라가 있다. 현장을 아우르면서도 자신의 연기도 무너지지 않게 하고, 상대방의 연기까지 리드해주신다. 김해숙 선생님께 많은 도움을 받았지 내가 합을 얘기할 정도는 아니다.

10. 원래 친한 사이로 많이 알려졌던 정우와의 호흡은 어땠나?
강하늘: 개인적으로 연기를 할 때 상대방과 친해야 더 좋은 연기가 나온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정우 형과의 호흡은 너무 좋았고, “여기서는 이렇게 해보자, 여기서는 또 어떻게 해볼까?” 이런 게 너무 자연스럽게 이뤄져서 편안하게 촬영할 수 있었다.

배우 강하늘/사진제공=오퍼스 픽쳐스

배우 강하늘/사진제공=오퍼스 픽쳐스

10. 실제 강하늘이라면 영화 속 현우처럼 누명을 쓰고 억울한 상황에서 어떻게 행동했을지가 궁금하다.
강하늘: 인터뷰할 때마다 ‘살면서 억울했던 경험이 있냐’는 질문을 받고는 하는데 항상 ‘그런 적이 없다’고 답한다. 원래 저항하는 걸 좋아하는 성격이 아니기 때문에 억울한 상황이 와도 ‘언젠가 누군가는 알아주지 않을까?’하고 생각할 것 같다.

10. ‘동주’의 연변 사투리에 이어 이번에는 전라도 사투리를 소화했다. 힘든 점은 없었나?
강하늘: 연기할 때 캐릭터가 구사하는 말투는 크게 어려움으로 작용하지는 않는다. 물론 사투리 같은 건 노력해야 하는 대상이지만 가장 신경 써야 하는 건 감정 상태다. 어떤 감정 상태에서 어떤 말투가 나오는지를 생각한다.

이은진 기자 dms3573@tenas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