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끼줍쇼’ PD가 말하는 이경규·강호동(인터뷰②)

[텐아시아=윤준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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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TBC ‘한끼줍쇼’ 강호동·이경규 / 사진=이승현 기자 lsh87@

JTBC ‘한끼줍쇼’는 정글과도 같은 예능 생태계에서 국민MC라 불렸던 이경규·강호동이 저녁 한 끼를 얻어먹기 위해 떠나는 여정을 담은 예능 프로그램이다. 방현영 PD는 ‘한끼줍쇼’의 주인공인 이경규·강호동, 이른바 ‘규동형제’가 있었기 때문에 ‘한끼줍쇼’가 존재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10. ‘한끼줍쇼’는 이경규·강호동이 만났다는 사실만으로도 방영 전부터 큰 화제가 됐다.
방현영 PD: 섭외할 때 강호동은 이경규에 비하면 본인은 한없이 모자라기 때문에 이경규와 함께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걸 어려워했다. 실제로 이경규가 천재라면 강호동은 극단적인 노력파다. 강호동은 사전에 대본을 통해 오늘 방송이 어떤 방향으로 가야하는지 완벽하게 숙지하는 스타일이다. 첫 회 촬영 전날 대본도 안 주고 무조건 그냥 오라고 했더니 몹시 긴장하더라.

10. 국민MC 강호동이 긴장을 하다니.(웃음)
방현영 PD: 1회 오프닝을 이경규 집 앞에서 찍었다. 강호동이 이경규 집에 들어가기 전 어쩔 줄 모르는 모습이 나오는데 진짜 강호동의 실제 표정이었다. 그와 함께 일했던 PD들은 1회를 보고 대기실에서 보는 강호동의 표정이 나왔다고 말해줬다.

10. 예능대부 이경규에게도 ‘한끼줍쇼’는 어려운 도전이었을 것 같다.
방현영 PD: 이경규도 첫 촬영 전에 상당히 긴장했던 것 같다. 그런데 막상 녹화를 시작하고 진짜 형·동생처럼 분위기가 무르익으니 안심하기 시작하더라. 힘들다고 말했지만 정말 열심히 했다. 요즘에는 눈 감으면 ‘한끼줍쇼’ 촬영 날이라며 많이 걸어 다니는 걸 대비해서 전날 단단히 준비를 하고 온다.

'한끼줍쇼' 포스터 / 사진제공=JTBC

‘한끼줍쇼’ 포스터 / 사진제공=JTBC

10. ‘규동형제’가 초인종 누르는 걸 부담스러워하면서도 한편으로는 굉장히 열심히 한다.(웃음)
방현영 PD: 자신들이 ‘한끼줍쇼’의 주인공이라는 책임감이 있다. 그래도 첫 회에 실패할 줄은 몰랐던 것 같다.(웃음) 일반인들을 상대하는 나름의 노하우가 있다고 자신했었지만, 그들도 몰랐던 복잡하고 민감한 일반인의 세계가 있었던 거다. 이경규는 처음에 자신을 어떻게 설명하느냐로 고민 많이 했었다. 개그맨이라 했다가 코미디언이라고 했다가… 새삼 자괴감을 느끼는 것 같았다. 그때는 좀 자책감이 들었다. 너무 사지로 몰아넣은 것이 아닌가 하고.(웃음)

10. 그럴 때마다 MC들한테 고마울 것 같은데?
방현영 PD: 두 사람이라 무대본으로 진행하는 것이 가능했다. 여기서 무대본은 무(無)에서 유(有)를 만들었다는 것이 아니다. MC들한테 마음대로 해보라고 백지를 준거다. 비록 1회에서는 한 끼를 얻어먹지 못했지만 뿌듯했다. MC들이 만든 재료로 충분히 이야기를 만들 수 있을 것 같았다. 잘 되거나 아예 망하거나 둘 중 하나겠다 싶었다.

10. 이전까지 함께 프로그램을 진행한 프로그램은 없어도 오랜 시간 돈독하게 우정을 쌓아왔기 때문일까. 이경규·강호동의 호흡이 안 맞는 것 같으면서도 굉장히 조화롭다.
방현영 PD: ‘한끼집’에 들어갔을 때 강호동이 집주인들의 마음을 녹이고, 이경규가 날카롭게 한 마디씩 해주는 등 서로 다른 두 사람의 진행 방식이 공조가 된다는 걸 가끔 느낀다.

10. 강호동의 소통병도 ‘한끼줍쇼’가 찾아냈다.(웃음)
방현영 PD: 소통은 ‘캠퍼스영상가요’부터 ‘스타킹’, ‘1박 2일’ 등 강호동의 역사이자 강호동의 특기다. 그런데 그걸 이경규와 제작진이 너무 놀리는 게 아닌지 미안할 때가 있다. 저번 방송을 보니까 후배 PD가 자막을 ‘주절주절’이라고 써놨더라.(웃음) 지금은 강호동도 본인의 캐릭터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

‘한끼줍쇼’ 이연복·최현석 셰프 / 사진제공=JTBC

10. 밥동무(게스트)가 출연할 때보다 이경규·강호동만 있을 때가 재미있다는 시청자 의견들도 꽤 많다.
방현영 PD: 우리가 처음에 하고 싶었던 건 ‘규동형제’의 투맨쇼였다는 걸 알아주시는 의견들이니까 감사할 따름이다. 처음에는 동네가 매주 바뀌는 걸 ‘한끼줍쇼’의 변수로 뒀다. 규동형제의 캐릭터도 생겼고, 매주 다른 가정이 나오면서 다양성을 확보했지만 한 회차의 스토리텔링을 위해선 좀 더 다른 변수들이 필요했다.

10. 밥동무의 등장으로 다양한 이야기들을 풀어낼 수 있다는 뜻인가?
방현영 PD: 인물을 늘렸기 때문에 놓치는 것들이 생길 수 있다. 하지만 그만큼 이야기가 다양해진다고 생각한다. 이제 규동형제는 어느 정도 자신 있게 초인종을 누르지만 밥동무들은 한 두 차례 멘탈이 흔들리는 경험들을 한다. 그런 신참을 대하는 이경규·강호동의 태도라든가, 밥동무에 따라 다양한 이야기를 꺼낼 수 있다는 측면에서 봐주셨으면 좋겠다.

⇒인터뷰③에서 계속

윤준필 기자 yoon@tenas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