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N 초점] 극본 공모 당선작, 신선한 바람을 부탁해

[텐아시아=조현주 기자]
'쇼핑왕 루이', '오 마이 금비' 포스터 / 사진=MBC, KBS 제공

‘쇼핑왕 루이’, ‘오 마이 금비’ 포스터 / 사진=MBC, KBS 제공

지난해 11월 종영한 MBC ‘쇼핑왕 루이’는 동시간대 최하위로 출발했지만 1위를 달성하며 ‘흙수저 드라마’의 역습을 보여줬다. ‘쇼핑왕 루이’는 2015년 방송콘텐츠진흥재단의 ‘제7회 드라마 극본 공모전-사막의 별똥별 찾기’에서 우수상을 거둔 작품이다. 기억상실, 기업 상속자 등 로맨틱 코미디 속 흔한 소재를 사랑스러운 캐릭터와 속도감 있는 전개로 펼쳐내며 탄탄한 극본의 힘을 보여줬다.

MBC는 오는 3월 또 다시 극본 공모 당선작을 선보인다. 2016년 상반기 MBC 드라마극본 공모 시상식에서 미니시리즈 부문 우수상을 수상한 ‘자체발광 오피스’가 그 주인공이다. 드라마는 자신이 시한부라는 사실을 알고 난 후, 할 말 다 하며 갑질하는 슈퍼 을로 거듭난 계약직 신입사원의 ‘직딩잔혹사-일터 사수 성장기’를 표방한다. 고아성과 하석진이 출연을 결정했다.

‘자체발광 오피스’는 어디로 튈지 모르는 통통 튀는 매력을 예고했다. 고아성은 오늘만 사는 발칙한 슈퍼을 은호원 역을 맡았다. 은호원은 거듭된 취업 낙방으로 어려운 상황에서 우연히 본인이 시한부일지 모른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바라던 가구회사에 계약직으로 취업한 뒤 과거 알바 소심녀에서 할 말 다하는 말단 직원으로 변신하여 인생 마지막 직장을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하석진은 워커홀릭 성과우선주의자 우진 역을 맡았다. 은호원이라는 전무후무한 계약직을 만나 골치를 썩게 된다.

'자체발광 오피스' 고아성과 하석진 / 사진=MBC 제공

‘자체발광 오피스’ 고아성과 하석진 / 사진=MBC 제공

지난 11일 호평 속에 종영한 KBS2 ‘오 마이 금비’는 KBS가 주최한 경력 작가 대상 미니시리즈 극본 공모 당선작이다. 아동 치매인 불치병 ‘니만니크 병’에 걸린 딸과 그 딸을 보살피는 평범한 아빠의 이야기를 통해 가족의 사랑을 느낄 수 있는 따뜻한 감동과 희망을 안겼다.

KBS는 오는 3월 ‘오 마이 금비’와 같은 극본 공모 당선작 중 한 작품인 ‘추리의 여왕’을 편성했다. ‘추리의 여왕’은 경찰을 꿈꿔 온 검사부인 설옥이 열혈 형사와 완벽한 파트너로 협업을 펼치며 각종 사건들을 추리하는 과정을 그린다. 최강희가 주연 역을 놓고 출연을 조율 중이다.

KBS는 극본 공모 당선작을 통해 신인 작가들을 대거 배출했다. 유보라 작가는 TV 단막극 극본 공모 최우수상을 받은 ‘드라마 스페셜-태권, 도를 아십니까’를 시작으로 3편의 단막극을 선보인 뒤 황정음·지성 주연의 ‘비밀’을 선보였다. ‘비밀’은 치정 멜로와 복수 등 주인공의 얽히고설킨 비밀을 치밀하게 그려내며 동시간대 방송됐던 김은숙 작가의 SBS ‘상속자들’을 제치기도 했다. ‘골든 크로스’, ‘각시탈’ 등을 선보인 유현미 작가와 ‘질투의 화신’, ‘파스타’ 등을 집필한 서숙향 작가 역시 그 출발은 KBS 극본 공모 당선이었다.

'비밀' 포스터 / 사진=KBS 제공

‘비밀’ 포스터 / 사진=KBS 제공

KBS 이건준 CP는 “드라마 시장이 커지면서 스타 작가 이외에도 새로운 인력의 작가들이 시장에 나와서 다른 색깔의 드라마를 보여주는 것이 현 드라마 시장을 더욱 풍요롭게 만들고 있다”면서 “KBS는 ‘태양의 후예’같은 대작도 있지만 ‘오 마이 금비’처럼 작지만 색다른 소재를 선보이면서 드라마 시장을 여러 가지 색깔로 발전해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스타 작가의 작품과 함께 신인 발굴 역시 가치가 있다. 극본 공모 당선작은 드라마 산업적인 측면에서 볼 때 드라마를 더욱 풍요롭고 하고 성장할 수 있게 하는 자원이다”고 그 의미를 전했다.

드라마평론가인 윤석진 충남대학교 교수는 “요즘은 스타 마케팅이 작품의 인기에 큰 힘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그럼에도 드라마가 편성을 받기 위해서는 스타를 끼고 갈 수밖에 없는 부분들이 있는데, 그걸 벗어나 극본 공모 당선작을 편성 하는 방송사들을 주목할 수밖에 없다”면서 “방송사는 그래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신인 작가와 함께 새로운 작품을 발굴하는 것도 방송사나 제작사의 중요한 역할이다. 그래야지 한국 드라마 생태계가 건전하게 유지되고 지속 가능한 발전을 이끌어낼 수 있다. 극본 공모 당선작의 편성이나 단막극의 활발한 제작은 좋은 변화로 여겨진다”고 진단했다.

조현주 기자 jhjdhe@tenas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