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고인 첫방①] 첫 단추 제대로 뀄다

[텐아시아=김수경 기자]

 

사진=SBS '피고인' 방송화면 캡처

사진=SBS ‘피고인’ 방송화면 캡처

‘피고인’이 강렬한 스릴러 드라마의 서막을 올렸다.

지난 23일 첫 방송된 SBS ‘피고인’(극본 최수진, 연출 조영광)에서는 박정우 검사(지성)가 ‘사형수 3866’이 되어 깨어나기 4개월 전, 차민호(엄기준)가 쌍둥이 형 차선호(엄기준)를 살해하는 장면이 그려졌다.

‘피고인’은 순간도 눈을 뗄 수 없을 만큼 긴박한 장면들로 첫 단추를 꿰었다. 시작부터 교도소에서 탈영해 쫓기고 있는 박정우를 긴박하게 따라가는가 하면, 사형수복을 입고 있음에도 표정에 자신감이 가득한 그의 얼굴을 클로즈업해 의문을 자아냈다. 장면은 바로 후임에게 전화해 네가 어떻게 나를 배신할 수 있냐며 호통 치는 또 다른 남자에게로 전환됐다. 이 남자의 사연이 궁금해지는 것도 잠시, 남자는 달려오는 덤프트럭에 치여 즉사했다.

교통사고로 죽은 남자는 한 조직의 보스였다. 그의 자리를 탐낸 ‘동생’이 뒤에서 몰래 그의 죽음을 사주한 것. 보스를 위해 차려진 장례식장에 잠입한 이는 바로 박정우였다. 박정우는 ‘동생’ 신철식(조재윤)에게 소환장을 내밀었지만 그가 꿈쩍도 하지 않자 보스 살해를 사주했던 녹취를 공개적으로 들려줬고, 그를 성공적으로 잡아들일 수 있었다.

이토록 유능한 박정우 검사를 기다린 것은 로펌 변호사 자리를 제안하는 헤드헌터였다. 헤드헌터는 박정우의 연봉을 월급으로 제안했지만, 그는 아내가 이를 거절하자 제안을 단번에 거절했다. 여기까지만 보면 단순히 박정우가 능력있는 검사라는 것을 입증하려는 신인가 싶지만, 헤드헌터가 차민호(엄기준)에 전화를 걸어 실패했다고 하는 장면을 보여줘 앞으로의 전개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피고인’이 보여준 짜임새있는 연출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보는 이들에게 짜릿함을 선사하는 반전들을 주요 장면과 함께 곳곳에 심어놓아 재미를 더했다.

차민호의 형 차선호의 죽음과 관련된 신들이 그 예다. 앞서 자신을 무시하는 한 여성에게 생사를 넘나들 정도의 폭력을 가한 차민호는 형이 자수하라고 설득하자 15년 동안 감방 살이를 해야 된다며 완강히 거부했다. 차선호가 굴하지 않고 설득을 이어가자 차민호는 술병으로 형의 머리를 내리친후 자신의 옷을 입혀 난간 밖으로 던졌다. 형이 떨어졌다고 생각하는 순간, 차민호는 형이 난간에 가까스로 매달려있는 것을 발견하고 소스라치게 놀랐다. 형이 떨어지기만을 바라며 극도의 불안감에 휩싸이는 차선호의 모습은 긴장감을 극대화했다.

헤어 스타일까지 형처럼 매만지며 완벽하게 ‘차선호’가 된 차민호는 유서까지 직접 작성했다. 그는 형수님이었지만 이제 자신의 아내가 되어줘야만 하는 나연희(엄현경)에게 찾아가 서로 비밀 하나씩 안고 간다고 생각하라고 통보했다. 이에 오열하는 나연희가 또 어떤 비밀을 감추고 있을지 또한 ‘피고인’이 펼쳐 보일 재미 중 하나다.

하지만 차선호는 살아있었다. 이를 확인하기 위해 박정호와 ‘차선호가 된 차민호’는 병동에 들어갔다. 차선호는 박정우에게 다가오라고 손짓했고, 입을 뗀 차선호에게 사건의 해결이 달려있는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그는 “민호야”라고 한마디를 하고 사망했고, 이에 차민호가 차선호를 죽였다는 심증만 가진 박정우가 이 실타래처럼 꼬인 살인 사건을 풀어나갈 수 있을지 물음표를 던졌다.

김수경 기자 ksk@tenas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