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를 만드는 사람들] 차홍, “고소영 자상함에 마음까지 따뜻”(인터뷰)

[텐아시아=김수경 기자]
헤어 아티스트 차홍 / 사진=이승현 기자 lsh87@

헤어 아티스트 차홍 / 사진=이승현 기자 lsh87@

MBC ‘마이 리틀 텔레비전’에서 어떤 상대든, 어떤 상황이든 기분 좋게 만드는 ‘긍정 화법’으로 대중들에게 알려진 헤어 아티스트 차홍. 차홍은 최근 50개 이상의 국가에서 2,250명이 넘는 헤어 디자이너들이 참가한 유수 글로벌 헤어 브랜드 비즈니스 포럼에서도 전 세계를 이끄는 9명의 헤어 디자이너에 당당히 이름을 올렸다. 자신의 이름을 하나의 브랜드로 만드는 성공을 거뒀지만 차홍은 아직도 스태프 때와 똑같이 연습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마도 그것이 그녀가 국내 톱 헤어 아티스트들 사이에서도 언제나 앞서가는 행보를 보여주는 이유일 것이다.

10. 수많은 연예인들의 헤어 스타일을 담당해왔는데,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다면.
차홍 : 배우 고소영의 헤어 스타일을 지금까지 6년간 담당했다. 장동건 씨와 결혼한 후부터는 부부와 아이들의 헤어까지 담당해오고 있는데, 소영 언니가 도도한 이미지와는 달리 정말 마음이 따뜻하다. 내가 고양이 캐릭터를 수집하는 것을 알고 여행갔다가 선물로 사 왔더라. 소영 언니의 자상한 면모를 느낄 때면 언제나 마음까지 따뜻해진다.

10. MBC ‘마이 리틀 텔레비전’에서 메이크업 아티스트 정샘물과 의학 전문가 홍혜걸, 여에스더와 함께 ‘뷰티 어벤져스’로도 출격했는데 어땠나.
차홍 : 뷰티와 의학 계열 전문가들이 팀워크를 이루는 것은 새로운 시도라 굉장히 재밌다. 그래서 촬영할 때도 항상 즐거운 마음으로 임한다. 특히 정샘물 원장님이랑은 같은 분야에 있어서 그런지 서로 할 얘기도 많아서 정말 즐겁다.

10. ‘긍정 여왕’으로도 화제였다. 어떻게 그렇게 긍정 마인드를 한결같이 유지할 수 있나.
차홍 : 오프라 윈프리가 매일 감사 일기를 쓴다고 하지 않나. 그녀처럼 나도 매사 사물을 바라보는 포인트를 ‘감사함’에서 찾는다. 카모마일 차를 따뜻하게 마시는 순간, 누군가의 머리를 해주는 순간 등 내게는 고마운 일이 더 많은 것 같다. 그리고 내가 시골에서 자라서 그런지 개구리 한 마리도 예쁘고 귀엽고, 어렸을 때부터 표현력도 남다른 부분이 있다. 그래서 ‘마리텔’ 출연진한테도 정말 진심되게 얘기했는데 보시는 분들이 신선하고 받아들이시더라. 오해다(웃음)

10. ‘긍정 여왕’은 평소 어떻게 스트레스를 푸는지 궁금하다.
차홍 : 워낙 일이 활동적이라 오히려 일이 없을 때 밖에 잘 안 돌아다니거나 산책하면서 쉰다. LP 음악도 즐겨 듣고, 다큐멘터리 보고 책 읽고 그런다. 최대한 조용하게 생각을 비울 수 있는 시간을 가진다.

10. 헤어 아티스트는 평소 어떻게 모발과 두피 관리를 하는가.
차홍 : 물 마시기가 기본인데 정말 중요하다. 물을 자주 마셔야 신진대사가 원활해지고, 두피 온도도 알맞게 조절된다. 천연 우드 헤어 브러시로 두피를 마사지하듯 빗어주는 것도 도움이 된다.

10. 인스타그램에서 메모와 헤어 디자인 스케치로 꽉 찬 다이어리도 공개했다.
차홍 : 메모하는 것을 좋아한다. 나는 세상에서 제일 비싼 것과 아까운 것이 시간이라고 생각한다. 천상병 시인이 ‘소풍’이라는 시에서 인생은 잠깐 왔다 다녀가는 소풍과도 같다고 하지 않았나. 나는 오래 전에 본 그 시 구절에서 인생을 배운 것 같다. 이 소풍처럼 짧게 주어진 인생의 시간들을 아껴 쓰려고 다이어리로 정리를 한다. 항상 다이어리를 보면서 내가 놓친 것은 없는지, 못 본 것은 없는지 체크한다. 그래서 항상 12월 즈음에는 다이어리 중간이 부풀어 올라 있어서 내년 다이어리와 함께 쓴다.

10. 스타일 관련 분야 외에도 다양한 분야의 책을 읽는 편인 것 같다.
차홍 : 내성적인 성격이라 어렸을 때부터 혼자 책 읽는 것을 좋아했다. 그리고 교육, 예술 등 다양한 분야에 있는 고객들을 만나다 보니 보다 깊고 폭넓은 소통을 하고 싶어서 다독을 한다. 헤어 디자이너도 고객이 처음 꺼내놓은 말에서 대화를 풀어나갈 힌트를 얻어야 한다. 예를 들어, 심리학자인 고객이 왔을 때 심리학 서적을 평소에 읽어 놨다면 헤어 디자인을 제안할 때도 좀 더 고객 입장에서 제안드릴 수 있다.

10. 보통 헤어숍에 오면 대화가 일상에 관한 이야기로 시작해서 끝나기 마련인데, 남다른 소통 방식인 것 같다.
차홍 : 나는 헤어 디자이너들에게 인성·지성·감성 교육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인문학 강사를 초빙해서 차홍 디자이너들에게 수업을 열어주기도 하고, 전시회 등 예술·문화 답사를 통해 감성을 깨우칠 수 있는 수업도 한다. 디자인이라는 것 자체가 사람을 향해있는 것이라고 믿는다. 아름다움을 보는 눈이 있어야 그 사람만을 위한 아름다운 디자인을 할 수 있기 때문에, 차홍 디자이너들의 내면에 항상 감성이 가득 차 있을 수 있도록 노력한다.

'2016 로레알 프로페셔널 비즈니스 포럼’에서 쇼를 디렉팅 중인 차홍 / 사진제공=차홍아르더

‘2016 로레알 프로페셔널 비즈니스 포럼’에서 쇼를 디렉팅 중인 차홍 / 사진제공=차홍아르더

10. 최근 로레알 프로페셔널 파리에서 전세계 유명 헤어 아티스트 중 트렌드를 선도하는 헤어 아티스트 9인을 선정하는 ‘2016 인터내셔널 헤어 아티스트팀’에 이름을 올렸다. 소감이 어떤가.
차홍 : 전 세계에서 메인이 되는 디자이너 9명을 뽑은 건데 한국인 최초로 선정돼서 영광스럽고 기쁘다. 그 동안 국내 활동 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헤어쇼와 세미나를 열어왔는데, 그간의 활동이 좋은 결과로 온 것 같았다.

10. 지난 10월 말 포르투갈 리스본에서 열린 ‘2016 로레알 프로페셔널 비즈니스 포럼’에서 ‘우주’를 주제로 헤어 쇼를 펼쳤는데, 간단하게 설명한다면.
차홍 : 책에서 수성(水星) 사진을 봤는데 색감이 너무 예쁘더라. 블루, 골드, 약간 메마른 브라운 등 행성이 고유로 가진 색에서 영감을 받아 런웨이를 꾸몄다.

10. 같은 헤어 스타일을 해도 더 세련되어 보이고, 그 스타일을 완성하는 수많은 방법들을 알고 있다. 원래 노력파였나.
차홍 : 사실 나는 아토피가 심해서 헤어 디자이너를 업으로 삼을 만한 상태가 아니었다. 의사도 다른 길을 해보라고 권유했다. 여기에 잠깐 고시원에 살았었는데 생활비도 부족하고 힘든 순간이 찾아오더라.  그런데 세상 끝에서 봐야 다른 세상을 만난다고, 남들이 안 된다고 얘기하고 스스로가 최악의 궁지에 몰리니까 오히려 내 자신을 돌아보게 되고 돌파구들을 찾게 됐다. 나는 할 수 있다고, 나에 대한 믿음을 가졌고 많이 노력했다. 노력은 배신하지 않는다고 하지 않나. 나는 크리스마스 이브 때도 연습했다. 지금 연습량도 스탭 시절과 다르지 않다. 항상 노력을 해야 앞으로 나아가는 것은 물론이고, 성공에서 오는 불안감에서도 안도할 수 있고 잡념을 없앨 수 있는 것 같다.

10. ‘제 2의 차홍’을 꿈꾸는 미용 학도들에게 조언을 해준다면.
차홍 : “좋아하는 것보다 잘할 수 있는 것을 하세요.” 나는 글 쓰는 것, 그림 그리는 것을 좋아하지만 누군가를 보살펴 주고 가꿔주는 것에 재능이 있었다. 재능보다 취미를 일로 삼는 사람들이 많은데, 제일 잘할 수 있는 것에 몰입을 하면 성공할 수 있는 것 같다.

또 절대 남과 비교하지 않기. 남과 비교하기 시작하면 금방 쓰러져 버린다. 나는 한번도 최고가 되고 싶다고 생각한 적이 없다. 그냥 내가 제일 잘할 수 있는 길이 정해졌다면 최선을 다하는 것이 현명하다. 혼란스러운 마음이 든다면 일기를 써 보는 것도 도움이 된다. 정답은 결국 내 자신이 알고 있으니까.

10. 2017년 헤어 트렌드는 무엇일까.
차홍 : 2017년에는 부드러워 보이는 내추럴 헤어 스타일이 유행할 것이다. 강하고 완벽하게 세팅된 이미지가 아니라 심적으로도 편안함을 주는 것이 관건이다. 살짝 부스스하거나 풍성하고 자연스러운 볼륨이 들어간 룩이다. 완벽한 레트로는 아니지만 복고 느낌도 가미됐다.

10. 차홍 아카데미와 차홍아르더가 앞으로 가진 사업 비전은 무엇인가.
차홍 : 차홍 아카데미는 온 헤어 디자이너들이 사업은 물론 예술 쪽으로도 성공할 수 있게 도와주는 교육의 장으로서 발전할 수 있도록 끊임없이 노력할 것이다. 또 세계인들이 한국의 뷰티를 느낄 수 있게 전 세계에 차홍 아르더 분점을 설립하는 것이 목표다. 나아가 최근 참여한 로레알 프로페셔널 비즈니스 포럼처럼 영국이나 미국 출신 헤어 디자이너들만 주도해왔던 국제 해외 쇼 피날레를 아시아 출신 디자이너들도 장식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겼으면 한다.

10. 앞으로의 행보는 어떻게 되나.
차홍 : 지금 뷰티 에세이 출간을 목표로 글을 쓰고 있다. 일상 생활에서 큰 돈이 들지 않더라도 많은 분들이 건강하고 행복한 뷰티 라이프를 실천할 수 있게끔 내가 알고 있는 노하우들을 전수하려고 한다. 뷰티 웹툰도 준비 중이다. 내가 헤어로 많이 알려져있지만 메이크업 아티스트를 해 본 경험도 있다. 그래서 헤어와 메이크업을 아울러서 재밌는 스토리로 전달하는 웹툰을 구상 중이다. 또 ‘헤어’하면 ‘한국’이라고 말할 수 있는 시대를 여는 사람 중에 한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다.

김수경 기자 ksk@tenas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