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썹 나다 “2년 공백… 살아야 했다” (인터뷰②)

[텐아시아=손예지 기자]
그룹 와썹 나다가 한경텐아시아 루이비스 스튜디오에서 사진촬영을 하고 있다. / 사진=이승현 기자 lsh87@

그룹 와썹 나다가 한경텐아시아 루이비스 스튜디오에서 사진촬영을 하고 있다. / 사진=이승현 기자 lsh87@

음악이 좋았고, 관심받고 사랑받는 일이 좋았다. 그래서 가수의 길을 택했기에, 지난 2년 여의 공백이 더 힘들었으리라. 와썹 나다의 이야기다. 나다가 Mnet ‘언프리티 랩스타3(이하 언프리티3)’에 출연하기 전까지 와썹을, 그리고 나다를 알아주는 사람은 없었다. 2년 동안은 기약 없는 공백기를 지냈다. 나다는 “그 시간이 오히려 득이 됐다”고 회상했다. 곧 끝이 다가올 것 같아 우울하던 그때, 살아야겠다고 생각했단다. 2년이라는 시간을 오로지 랩에 쏟은 끝에 믹스테이프로 자신의 이야기를 대중에게 들려줬다. 이후로 ‘쇼미더머니3’를 거쳐 ‘언프리티3’까지, 한 번도 어렵다는 서바이벌 프로그램을 두 번이나 거쳤다. 여전히, 나다가 들려줄 이야기는 무궁하다.

10. 나다는 ‘언프리티3’의 ‘리액션 요정’이었다. 인터뷰 영상마다 “이번 시즌 역대급이다”, “재밌다”는 말을 달고 살더라. 보면서 ‘콘셉트인가?’ 했다.(웃음)
나다: 멤버들이 그런 말을 했다. 제가 원래 쓰는 현실 말투와 현실 표정과 현실 단어들이 방송에 나오니까 ‘너는 콘셉트라는 게 없냐’고. ‘제 콘셉트 윤예진(나다 본명)이에요’, 이랬다. 원래도 거짓말을 잘 못하는 성격이고. 사람들이 방청객이냐더라.(웃음) 그런데 진짜 재밌었다. 남들 하는 거 보면 그렇게 재밌을 수가 없다.

10. ‘언프리티3’에 출연한다고 했을 때, 멤버들의 반응은 어땠나?
나다: 잘 됐다고 해줬다. 우리 멤버들이 엄청 친하다. 서로 놀리는 걸 진짜 좋아한다. 사실 제가 제일 많이 멤버들을 놀린다.(웃음) 뿌린 대로 거둔 건데, ‘언프리티3’에서 실수를 하거나 가사를 틀리고 숙소에 가면 멤버들이 그 영상을 자꾸 틀어 놓더라. ‘자, 예진아 봐’ 이러면서. 아무튼 지금 다들 좋아한다. 어쨌든 저로 인해 와썹 스케줄도 늘어났고 인지도도 생겼으니까.

10. 1차 공연에서 와썹 멤버들과 함께 무대에 올랐다. 멤버들과 함께 해서 더 든든할 거라고 생각했는데, 실수가 있었다.
나다: 긴장해서 실수한 게 아니라, 그때 삼일 밤을 샜다. 그게 문제였던 것 같다. 리허설 6번 할 동안 한 번도 안 틀렸다. 무대에서 틀렸을 때, 제작진 분들이 더 놀랐다. 순간적으로 뇌가 잔 것 같다. 앞서 실수를 해본 사람으로서, 빨리 털고 다음 걸 잘해야겠다는 생각으로 무대를 마쳤다.

10. 아쉽게 탈락했다고 생각했는데, 패자부활전이 나다에게 기적을 선사했다.
나다: 당시에 리허설할 때부터 제가 질 것 같았다. 애쉬비의 ‘엄마’를 어떻게 이기겠나.(웃음) 그래서 마음 편히 했다. 그 무대가 마지막이라고 생각했다. 멤버들과 관객들에게 절도 했다. 그런데 의도치 않게 패자부활전으로 다시 올라가게 됐다.

그룹 와썹 나다 / 사진=이승현 기자 lsh87@

그룹 와썹 나다 / 사진=이승현 기자 lsh87@

10. 힙합은 언제부터 좋아했나?
나다: 중학교 1학년 때부터 좋아했다. 그때 CD를 많이 샀다. ‘쇼미더머니3’를 나간 가장 큰 이유도 프로듀서 분들 때문이다. YDG(양동근), 일리네어, 에픽하이, 다이나믹듀오 등 선배님들의 CD가 다 있다. 어떤 앨범은 마스터본도 가지고 있다. 이번에 양동근 씨가 MC를 맡았잖나. 본가에 있는 CD를 부모님께 보내달라고 해서 사인을 받았다.(웃음)

10. 그럼 래퍼가 돼야겠다는 생각은 어떻게 하게 됐나?
나다: 힙합을 너무 좋아해서 래퍼를 하겠다는 생각은 오히려 안했다. 듣고 즐기는 게 전부였다. 노래를 배울 때 보컬 선생님이 ‘힙합 좋아한다며 왜 랩 안 해? 네가 가사를 써봐’라고 하셨다. 그때까지만 해도 힙합은 막연히 팬이고 동경하는 장르였기 때문에 손대기가 무서웠다. 막상 래퍼로서 힙합을 시작하고 나니까 애착이 가고 오래 하고 있다.

10. 그렇지만 데뷔는 걸그룹으로 했다.
나다: 선화예고에서 동양화를 전공하다가 막연히 가수가 되고 싶어서 실용음악 학원을 다녔다. 어릴 때부터 관심 받는 것을 좋아했다. 대학 때 고민이 생겼다. 음악은 꼭 가수로 데뷔해서 유명해지지 않더라도 할 수 있으니까. 그런데 관심 받고 사랑받는 게 더 좋았다. 데뷔를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이미 고등학생 때부터 혼자 랩을 했다. 회사에도 래퍼로 들어왔다.

10. 댄스 실력도 수준급이다.
나다: 2년 동안 댄서를 하면서 춤을 배웠다. 워낙 운동신경이 좋다보니까 빨리 늘었다. 선생님에게 스파르타로 배운 것도 있고.(웃음) 방송 무대에 서야하니까. 당시에는 하루 종일 연습했다.

그룹 와썹 나다 / 사진=이승현 기자 lsh87@

그룹 와썹 나다 / 사진=이승현 기자 lsh87@

10. 와썹에 대해서 더 이야기해보자. 공백기가 길었다.
나다: 그룹이다 보니 데뷔하고 자기 시간이 부족했다. 오히려 2년 가까이 된 공백기가 득이 됐다. 그 2년 동안 계속 랩만 했다. 언더그라운드에서 랩 하는 친구들도 알게 되고, 힙합 하는 지인들과 이야기하면서 래퍼로 돌아왔다.

10. 힘들지는 않았나?
나다: 사실 멤버들 다 우울했다. 숙소 생활을 하다 보니까 한 명만 우울해도 그 기운이 전파된다. 다른 그룹처럼 한 명이 개인 활동을 하는 것도 아니었고. 다 같이 백수처럼 있었다. 어떤 멤버는 학원도 다니고. 그렇지만 가수가 무대를 서지 않고, 방송을 안 하니까 자존감이 낮아지더라.

10. 어떻게 극복했나?
나다: 그 우울함을 딛고 냈던 게 믹스테이프였다. 우울해봤자 해결되는 것도 없고, 살아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제가 살면 멤버들도 용기를 얻어서 다시 일어날 수 있을 것 같았다.

10. 지난 2월 믹스테이프 ‘홈워크(Homework)’를 발표했다. 인상 깊게 들었다. 가장 애착이 가는 곡을 하나 소개해 준다면?
나다: 믹스테이프는 막판에 한 번 엎고 다시 썼다. ‘동네누나’가 제일 마지막에 쓴 곡인데, 30분 만에 가사를 다 썼다. 믹스 맡기기 3일 전에 완성이 됐는데 다들 좋아해 주시더라. 어릴 때부터의 제 이야기를 쓴 거라 메리트가 있는 것 같다.

10. 개인적으로는 ‘성에 차’가 재밌었다. 제이스의 ‘성에 안 차’를 패러디한 곡이라고?
나다: 원곡 비트가 좋은데 가사가 이해되지 않아서 제 방식으로 가사를 풀었다. 저는 좋은 가방도 가지고 싶고, 또 누가 사주면 좋아한다. 그런 생각을 담았다. 저는 지나치게 겸손한 것보다, 자랑할 건 자랑하는 게 좋다.

10. 반면에 1번 트랙 ‘홈워크’에서는 “와썹은 들어도 내 이름? 잘 모르지. 뮤비는 많이 봤어도 얼굴? 안 떠오르지”와 같이 자조적인 가사도 있었다.
나다: 와썹이 뜬 걸그룹은 아니잖나. 저를 기억해주시는 분들도 ‘와썹의 까만 애’, ‘은색 레깅스’ 이렇게.(웃음) 인지도가 없는 것도 사실이지만, 슬픈 것도 유쾌하게, 위트 있게 풀어내고 싶었다.

10. 믹스테이프도 ‘언프리티3’ 경연곡도, 나다의 말대로 유쾌한 곡이 주였는데, ‘낫띵(Nothing)’은 또 달랐다.
나다: 다크할 때는 또 엄청 다크해진다.(웃음) 리허설 하는데 제작진들이 다 놀랐다. 인터뷰할 때도 ‘저 오늘 진지할 거예요’라고 말했다. 장난도 삼갔다.(웃음) 그만큼 가사를 열심히 썼다.

10. ‘낫띵’은 어떤 심정을 담은 곡인가?
나다: 스윙스 오빠의 비트를 딱 들었을 때, 비트가 우는 소리로 들렸다. 진지한 이야기를 써보고 싶었다. 많은 생각이 들었다. 일이 없고 와썹도 이대로 끝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고, 우울했던 상태였던 제가 ‘언프리티3’에 나오고 나서 바라던 것들이 이루어졌다. 고민하고 우울하고, 죽을 것 같던 시간들이 다 지나간 거다. 그런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

그룹 와썹 나다 / 사진=이승현 기자 lsh87@

그룹 와썹 나다 / 사진=이승현 기자 lsh87@

10. 정말 바라던 대로 되고 있다. 나다의 ‘언프리티3’ 출연 덕분에 와썹의 스케줄도 늘었다고 했지?
나다: 그렇다. 그래서 1차 공연 때 ‘내스티(Nasty)’ 무대도 멤버들과 꼭 하고 싶었다. 와썹이 큰 무대를 선 적이 없다. 같이 춤을 추고 연습하는 것도 오랜만이었다. ‘언프리티3’ 촬영 중에는 거의 작업실에서 노숙을 하느라 멤버들 얼굴도 오랜만에 봤다. 울컥했다.

10. 멤버 한 명이 그룹의 얼굴이 된다는 게, 실은 양날의 칼이다. 인지도가 높아진 만큼 어깨도 무겁지 않나?
나다: 저는 예전부터 그런 생각을 했다. ‘와썹에 나다가 있대’라는 말보다 ‘나다가 와썹이래’라는 말을 들어보고 싶다고. 부담도 있지만 그것보다는 좋게 받아들이고 책임감을 다하려고 한다. 제가 시작을 했으니 멤버들도 한 명씩 올라오지 않을까?

10. 완전체 와썹은 언제 만날 수 있을까?
나다: 팬 분들이 기다려주신 만큼 좋은 모습으로 나오려다 보니 컴백이 밀렸다. 올해 안에 나올 것 같다. 그 전에 제 솔로 음원이 하나 나올 예정이다.

10. 나다를 다른 예능 프로그램에서도 만나보고 싶다. 특별히 출연하고 싶은 프로그램이 있나?
나다: tvN ‘SNL 코리아8’과 MBC ‘진짜 사나이’, ‘라디오스타’, JTBC ‘아는 형님’. 종영됐지만 ‘마녀사냥’도 나가고 싶었다. 저에게 비방송용 이야기가 굉장히 많다.(웃음) 조만간 (이)명훈(현재 ‘SNL 코리아8’ 크루로 활약 중이다.) 오빠를 응원하러 갈 건데, 말을 잘 해봐야겠다.

10. ‘SNL 코리아8’에 출연해서 신동엽과 ‘마녀사냥’ 패러디 코너를 하면 좋겠다.(웃음) 개인적인 활동 계획이 있다면?
나다: 두 번째 믹스테이프도 올해 안에 내고 싶다. ‘언프리티3’가 끝나고 나니까 가사 거리가 새로 많이 생겼다. 믹스테이프에 대해 스포일러를 하자면, 이번에는 좀 암울할 예정이다.(웃음) ‘언프리티3‘도 그렇고, 우울한 시기에 쓴 가사들이 많다. 서사적으로 이야기를 풀어낼 예정이다. 믹스테이프 자체가 자유롭고 틀이 없잖나. 최대한 진정성 있는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

10. 함께 작업하고 싶은 아티스트가 있다면?
나다: 수란 씨와 작업해보고 싶다. 딘 트랙 배틀 당시에 좋은 모습을 못 보여드린 것 같아서 아쉽기도 하고. 녹화할 때 수란 씨에게 악수해 달라고 했었다. 평소에 수란 씨 인스타그램도 훔쳐보는 팬이다.(웃음)

10.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은?
나다: 다양한 음악을 들려드리고 싶다. 한 가지에 국한되고 싶지 않다. 항상 유쾌하고 새로운 충격을 주는 나다를 기대해주시기 바란다.

손예지 기자 yejie@tenas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