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 번의 입맞춤>, 뻔한 소재 그럴 법 하지 않은 이야기

<천 번의 입맞춤>, 뻔한 소재 그럴 법 하지 않은 이야기 1, 2회 토-일 MBC 오후 8시 40분
주말 드라마만큼 복잡한 가족 관계를 현실에서 찾기란 쉽지 않다. 의 인물들은 관계도를 들여다보아도 한 눈에 들어오지 않을 만큼 얽혀 있고, 등장인물 역시 손에 꼽을 수 없을 만큼 많다. 은 그 인물들의 캐릭터와 현재의 상황을 마치 안내하듯 친절하게 설명하며 이야기를 시작했다. 여성성을 잃은 억척스러운 모습으로 묘사되곤 하는 흔한 ‘돌싱’들과는 달리 여전히 예쁘고 밝은 모습의 주영(서영희)과, 스포츠 에이전트라는 직업에 대한 묘사로 캐릭터 설명을 대신한 우빈(지현우)은 뻔한 줌마렐라 커플을 답습하지 않으리라는 기대를 주었고, 주변 인물들 모두 명확한 캐릭터와 사연을 가지고 있어 다양한 이야기들을 끌어낼 수 있을 것으로 보였다.

하지만 문제는 그들을 만나게 하고, 그 다음 감정과 관계를 만들어가는 방식에 있다. 주영과 우빈, 주미(김소은)와 우진(류진)이 모두 우연하게 마주친 첫 만남은 어쩔 수 없다 하더라도, 주미는 형부 태경(심형탁)의 불륜현장을 우연히 목격하고, 우진과는 한 번 더 우연히 만난다. 실생활에서 우연이 반복되면 필연이지만, 드라마에서 우연이 반복되면 그것은 그저 사건을 만들기 위한 장치에 불과하다. 남발된 우연 앞에서는 감정이 만들어지지도, 그 감정에 설득되지도 않는다. 보는 사람들은 주영에게 공적인 태도로만 대하던 우빈이 대체 왜 갑자기 주영에게서 눈을 떼지 못하는지, 주미는 왜 우진에게 끌리는지 알 수 없다. 주말 연속극이 선택하는 뻔한 소재를 뻔하지 않게 하는 것은 결국 그들의 관계와 감정을 ‘그럴 법’하게 엮어가는 데서 나온다. 구슬이 서말이라도 꿰어야 보배고, 캐릭터를 잘 만들어 놨어도 제대로 된 관계로 묶여야 드라마다. 이런 의미에서 본다면 은 아직 이야기를 시작하지도 않은 셈이다. 과연 은 뻔한 소재를 꿰어낼 진짜 이야기의 실을 가지고 있을까.

글. 윤이나(TV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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