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N 초점] 이시영, 내면의 단단함이 만들어낸 걸크러시

[텐아시아=조현주 기자]
'진짜사나이' 스틸컷 / 사진=MBC 제공

‘진짜사나이’ 스틸컷 / 사진=MBC 제공

어느 순간부터 다양한 미디어와 매체를 통해 ‘걸크러시’(Girl Crush)라는 용어를 쉽게 찾아볼 수 있게 됐다. 걸크러시는 여성이 다른 여성을 선망하거나 동경하는 마음 또 그런 현상을 일컫는 말로 소위 ‘센 여자’들을 보고 이 같은 용어가 많이 쓰이고 있다. 지난해 방송된 여자 래퍼 서바이벌 Mnet ‘언프리티 랩스타’를 통해 걸크러시는 확산이 됐다. 여러 명의 센 언니들이 서로를 향해 거침없이 디스를 하는 모습은 색달랐다. 제시는 “니들이 뭔데 날 판단해”라는 말 한마디로 단순에 스타덤에 올랐다.

대중문화에서 여자들의 활약이 두드러질수록 걸크러시라는 단어 사용의 빈도도 높아졌다. 요즘 걸크러시 타이틀에 가장 적합한 이는 바로 이시영이다. 이시영은 현재 MBC ‘진짜사나이’ 해군부사관 특집을 통해 두각을 드러내고 있다. 대한민국 최초로 배우와 복싱 국가대표 선수로 이름을 떨친 이시영은 탄탄한 체력은 물론이고 다수의 예능 프로그램을 통해 털털한 매력을 뽐내왔다. 때문에 그가 잘 해낼 것이라는 기대감은 당연했다. 뚜껑을 열어보니 이시영은 기대를 뛰어넘는 활약을 펼치고 있다. 박찬호·이태성·박재정·서인영·솔비·서지수 등 수많은 출연진에도 불구하고 ‘진짜사나이’의 모든 화제는 이시영의 독차지다.

등장부터 예사롭지 않았다. 어깨의 재활치료 탓에 팔굽혀펴기만 불합격 처리를 받았지 이시영은 나머지 테스트에서는 모두 월등한 성적을 기록했다. 윗몸일으키기에서는 남군과 여군 통틀어 1위라는 기록을 세웠고, 3km 달리기에서도 선두를 놓치지 않았다. 그의 활약은 계속됐다. 튀는 행동으로 주목을 받는 것이 아니라 어떤 일이든 솔선수범하고 또 잘 해내는 그의 모습에 출연진들도 “멋있다”라는 찬사를 보냈다. 비상 이함 훈련에서 먼저 손을 들고 자원하고, 소화방수 훈련에서는 13kg의 산소통을 착용하고 앞장섰다. 야간비상훈련에서 부사관의 책무를 외우라는 소대장의 갑작스러운 지시에도 이를 줄줄 외웠다. 오히려 이를 시킨 소대장이 당황하는 눈치였다. ‘진짜사나이’ 나온 자막 그대로 이시영은 ‘체력이면 체력 지성이면 지성’ 모든 걸 갖춘 에이스다.

'진짜사나이' 스틸컷 / 사진=MBC 제공

‘진짜사나이’ 스틸컷 / 사진=MBC 제공

이시영은 강하다. 하얀 얼굴과 연약해 보이는 모습과 달리 단련된 체력을 지녔다. 내면은 더욱 단단하다. 지구력과 근성을 지녔다. 그가 부사관의 책무를 줄줄 외웠던 건 모든지 한 번만 보면 완벽하게 외우는 ‘암기 몬스터’가 아니라 군가부터 부사관의 신조가 적힌 수첩을 늘 갖고 다니며 외우는 성실함이 기반이 됐다. 순간순간을 허투루 보내는 법이 없다. 그간 ‘진짜사나이’에 출연했던 여자 출연진들은 구멍 병사거나 먹방, 애교 등을 통해 두각을 드러냈다. 그런 면에서 이시영의 진정성과 근면성은 오히려 신선했다.

일반적인 걸크러시는 대부분 멋지지만 거칠다. 그러나 이시영의 걸크러시에서는 멋짐은 물론이고 강인함까지 느낄 수 있다. 혹독한 상황에서 굳건하게 버티고, 함께 가는 사람들을 다독일 줄 아는 배려까지 포함돼 있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이시영은 지금까지 봐왔던 센 언니들에게 느낄 수 있었던 걸크러시와는 다른 느낌을 준다. 굉장히 반듯한 이미지가 있다. 힘든 상황에서도 내색하지 않고 자기 할 일 꿋꿋이 해나간다. 여성과 남성의 차원을 넘어서는 지점도 있다. ‘여자니까 대단하다’가 아니라 성별을 떠나서 열심히 하는 모습이 멋져 보이는 것”이라며 “외모로만 봤을 때 약해보이지만 연습과 수련을 통해서 강인한 모습을 만들어내는 부분들이 이전의 걸크러시와는 확연히 다르다. 표면만 걸크러시가 아니라 내면 역시 꽉꽉 차 있는 걸크러시라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조현주 기자 jhjdhe@tenas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