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뭐 봤어?] ‘구르미 그린 달빛’, 박보검의 “병연이냐” 한 마디로 정리된 1시간

KBS2 '구르미 그린 달빛' / 사진=방송화면 캡처

KBS2 ‘구르미 그린 달빛’ / 사진=방송화면 캡처

KBS2 ‘구르미 그린 달빛’ 12회 2016년 9월 27일 화요일 오후 10시

다섯줄 요약
이영(박보검)은 부패를 이유로 이조판서 김의교(박철민)을 파직을 명하고, 김의교는 백운회로 위장한 자객을 보내 세자를 공격하기로 한다. 이에 영은 김윤성(진영)의 도움을 받아 싸우지만 결국 칼에 찔리고, 위험의 순간 김병연(곽동연)의 도움으로 목숨을 구한다. 홍라온(김유정)의 엄마(김여진)는 이영이 세자라는 것을 알고 라온과 떠나려 하고, 다산(안내상)과 어머니의 대화를 들은 라온은 자신이 홍경래의 딸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리뷰
영과 라온의 순간순간은 역시나 설레었지만, 점점 대담해지는 듯한 태도는 조마조마하게 만들기도 했다. 결국 서가에서 둘이 마주보며 나누고 있던 대화는 윤성에게 라온의 이름, 그녀의 존재를 드러내게 됐다. 윤성이라서 다행이었지, 다른 이가 그곳에 들었더라면 무슨 일이 일어났겠는가. 물론 이번 회에서 그럴 일은 없었겠지만. 또한 칼에 찔려 치료를 받던 영의 처소 앞에서 눈물을 흘리며 고백하는 라온 역시 ‘저러다 다른 사람이 들으면 어쩌려고’ 걱정부터 앞서게 한다. 결국 백허그 하며 나타난 영과 “내 허락 없이 네 행복을 빼앗아갈 자는 없느니라. 그러니 울지 마라. 이 손 절대 놓지 않을 테니”라는 말까지 더해져 매우 다행이었지만, 순간순간마다 둘의 연애가 들통이 날까 조마조마한 것은 사실이다.

당돌하고 당차던 라온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지고 점점 수동적이며 눈물을 흘리는 것밖에는 못하는, 남자 주인공의 짐이 되는 전형적인 여주인공이 되고 있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게다가 세자를 돕다가 손이 다친 윤성도, 세자가 의심을 품은 병연도 잠시 스치고 지나가는 정도의 존재감 밖에 드러내지 않고 있다. 세상에 둘만 있는 것처럼 사랑하는 영과 라온을 흐뭇하게 바라보다가도 어딘가 허전한 느낌 역시 들기도 한다.

하지만 동궁전에서의 싸움 신은 이 모든 생각을 다 날려버리기 충분했다. 그간 의상이나 배경, 또 연출미로도 주목을 받았던 ‘구르미 그린 달빛’이 액션 신에서도 그 힘을 여과 없이 발휘한 것. 영, 윤성이 자객들과 좁은 동궁전에서 한복 자락을 펄럭이며 칼을 휘둘러대는 장면들은 더 화려하게 보였고 긴장감이 넘쳤다. 영은 고운 옷 색깔과는 반대로 자신의 여인을, 자신을 지키겠다는 진한 남자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다. 칼에 찔리고 충혈 된 눈, 자객을 병연으로 착각하고 맺힌 눈물. 그리고 “병연이냐”고 묻던 영의 말까지. 이 장면의 박보검은 정말 칼에 찔린 게 아닐까 착각을 불러일으킬 정도였으며 자객이 병연으로 보이자 느낀 슬픔은 눈으로 오롯이 전달되고 있었다.

라온과 영에게 계속 위험이 다가왔지만 영은 이를 모두 물리쳤다. 하지만 이제 라온의 정체 자체가 영에게 위험이 되려한다. 아무것도 모르고 라온을 바라보며 미소 짓는 영과 다 알게 되고도 아무렇지 않은 듯 미소 짓는 라온. 라온은 과연 영과의 약속처럼 그를 절대 놓지 않을 수 있을까. 이번회의 제목 ‘믿음은 그대로 운명이 된다’는 시청자들에게 주는 희망의 메시지가 될 것인가.

수다포인트
-칼에 찔리고 피 흘리고 아파서 입술 색이 다 없어져도 미모는 여전하십니다, 저하.
-약과 보자마자 입으로 가져간 명은 공주(정혜성) 모습에 완전 공감, 하지만 끝까지 먹지 않은 공주의 자제력은 배워 마땅합니다.
-손은 그렇게 다치고서 뭘 또 그리려고요! 윤성이 오늘 짠내 폭발

김지연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