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N 초점]’달의 연인’은 끝까지 꼴찌로 남을까

[텐아시아=김유진 기자]
SBS '달의 연인' 포스터 / 사진제공=SBS

SBS ‘달의 연인’ 포스터 / 사진제공=SBS

SBS 월화드라마 ‘달의 연인-보보경심:려'(이하 달의 연인)가 어느새 중반에 다다랐지만 결과는 여전히 회의적이다. 기대가 너무 컸던 걸까. 4주간 지속되고 있는 한 자릿수 시청률과 더불어 작품성을 두고 설전을 벌이는 대중의 반응은 150억이 넘는 제작비, 100% 사전제작, 화려한 배우 캐스팅 등의 수식어를 무색하게 만든다.

지난 19일 방송된 ‘달의 연인’ 8회는 전국 기준 시청률 6.9%(닐슨코리아)를 기록했다. 7회가 기록한 5.8%에서 상승한 수치임에도 여전히 동시간대 3위 성적이며, 방송 전 기대감을 생각하면 실망스러운 수준에 지나지 않는다.

결과가 이렇자 ‘그들이 사는 세상’·’아이리스’·’그 겨울 바람이 분다’ 등 화려한 경력으로 기대를 모았던 김규태 PD의 체면도 설 자리를 잃었다. 시청자들은 영상미는 인정하지만 캐스팅과 전개 등 기본적인 부분에 대한 실망이 크다는 반응이다.

대중의 싸늘한 반응에 배우 측도 힘이 빠졌다. 한 배우 관계자 A는 “주연 배우들 쪽이 너무 조용해서 저희도 종영 인터뷰 여부를 고민 중인 상황이다”며 “시청률 반등을 기대하고 있다. 배우들도 기대가 많았는데 안타까운 상황이다”고 아쉬움을 내비쳤다.

‘달의 연인’이 대중에 외면받은 데엔 몇가지 이유가 있다. 먼저 ‘달의 연인’은 원작 소설과 중국드라마 ‘보보경심'(76부작)에 비해 훨씬 적은 분량인 20부작으로 만들어졌다. 급하게 전개되는 흐름은 몰입을 방해했고, 초반 상황 설명과 캐릭터 각각의 매력을 보여주기에도 역부족이었다.

여기에 몇몇 배우들의 연기력까지 발목을 잡았다. ‘달의 연인’은 사극이지만 내용 특성상 노련한 중견 연기자보다 젊은 배우들의 비중이 훨씬 크다. 황자들 대부분이 연기 경험도 적고 사극도 처음인 상황에서 이른바 이준기와 강하늘의 ‘하드캐리’는 극을 이끌어가기 보다는 연기력 차이를 더 극명히 보여줄 뿐이었다.

또 시청자들은 현대극과 사극의 경계를 모호하게 하는 극 중 캐릭터들의 말투를 비롯해 비싼 제작비를 의심하게 만드는 허술한 세트, 아이유의 부족한 표정 연기를 한층 도드라지게 하는 김 PD의 클로즈업 연출 등에 대해 지속적으로 불만을 표출했다.

KBS2 ‘구르미 그린 달빛'(이하 구르미)보다 한 주 늦게 출발한 것도 크게 작용했다. ‘달의 연인’이 1·2회를 연속 방송하던 날 3회를 내보낸 ‘구르미’는 시청률 16%를 넘어섰다. 더불어 50부작으로 편성돼 꾸준히 두 자릿수 시청률을 유지해온 MBC ‘몬스터’의 자리도 ‘달의 연인’이 고전할 수 밖에 없는 요인이 됐다.

앞으로 기대할 수 있는 부분은 ‘몬스터’의 종영이다. ‘몬스터’의 시청자를 ‘달의 연인’이 가져갈 수 있을지 이목이 쏠리고 있다. ‘몬스터’ 후속으로 방영되는 최지우·주진모 주연의 ‘캐리어를 끄는 여자’가 얼마나 영향력을 발휘하느냐에 따라 ‘달의 연인’의 앞으로가 결정되기 때문이다.

‘캐리어를 끄는 여자’는 청춘 로맨스 사극 ‘달의 연인’과 상반된 현대물이며 법정 로맨스를 담은 내용이다. 배우들의 나이대 역시 확연한 차이가 있다. 과연 ‘달의 연인’이 ‘캐리어를 끄는 여자’를 누르고 월화극 2위 자리를 선점할 수 있을지 궁금증을 자아내는 부분이다.

‘달의 연인’에도 변화가 생긴다. 앞서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김 PD는 “극 중반부터 분위기가 달라진다. 초반 아이유와 황자들의 발랄한 모습과 달리 중반부터는 황자들의 권력 싸움에 대한 내용 위주로 전개된다”고 예고한 바 있다. 새로운 전개와 함께 ‘달의 연인’도 새 국면을 맞이할지 지켜볼 일이다.

하재근 문화평론가는 “‘달의 연인’이 시청자를 잃은 가장 큰 이유는 감정이입이 어려운 캐릭터와 상황 설정이다. 감정이입의 부재가 몰입감을 떨어뜨렸고 그 결과 시청자를 붙잡지 못한 것”이라며 “앞으로 주연 배우들의 러브라인과 황자들의 권력 다툼 등 극적 상황들이 명확하게 그려진다면 시청률 반등도 충분히 기대해 볼 수 있겠다”고 내다봤다.

김유진 기자 you@tenas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