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바웃 힛더스②] 블락비 유권, 또 다른 목표가 생겼다 (인터뷰)

[텐아시아=김하진 기자]
블락비 유권이 인터뷰를 위해 서울 중구 중림동 한경텐아시아를 찾았다./사진=서예진 기자 yejin0214@

블락비 유권이 한경텐아시아 루이비스 스튜디오에서 사진촬영을 하고 있다./사진=서예진 기자 yejin0214@

“6년 만에 이렇게 좋은 이야기는 처음 들었어요.”

지난 2011년 그룹 블락비로 데뷔한 유권의 말이다. 대중적인 인지도와 팬덤까지 굳힌 그룹의 멤버지만, 늘 가슴 한편 갈증을 품고 살았다. 블락비가 아닌, 진정한 ‘나’를 보여줄 기회는 쉽게 찾아오지 않았다. 그런 그에게 최근 단비 같은 일이 생겼다. 바로 엠넷(Mnet) ‘힛더스테이지(Hit the Stage)’를 만난 것이다. 유권은 오로지 춤만으로 평가받는 이 무대를 통해 ‘재발견’됐다. 첫 회부터 강렬한 인상을 남긴 그의 활약은 회를 거듭할수록 빛났다. ‘크레이지’라는 주제의 무대에서는 마침내 1위의 영예까지 안았다. 블락비가 아닌, ‘유권’의 색깔을 내고 있는 그는 비로소 전환점을 맞았다.

10. ‘힛더스테이지’를 통해 새로운 모습을 발견했다. 출연 전 고민도 했을 것 같은데.
유권 : 혼자 하는 첫 방송이라 나간다는 것 자체만으로 부담이 컸다. 춤을 보여드릴 수 있는 기회라는 생각도 들었지만, 반면 멤버들이 있을 때와 없을 때는 큰 차이가 있으니까 고민을 할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힛더스테이지’의 경우에는 댄서 팀과 호흡을 맞추는 것이기 때문에 출연을 결정했고, 다행히 의견도 잘 맞아 좋은 무대가 나올 수 있었다.

10. 준비 과정은 어떻게 진행됐나.
유권 : 출연하기 한 달 전에 알았다. 결정을 한 뒤 첫 회 주제를 알려줬는데, ‘데빌스(Devils)’였다. 사실 주제를 받아들고 무대를 꾸미는 건 처음이었다. 대회 형식의 경연은 첫 경험이었기 때문에 나와 크루 모두 고민에 빠졌고, 2주 정도는 회의만 거듭했다.

10. 조커는 굉장히 인상적이었다.
유권 : 워낙 조커라는 캐릭터를 좋아하기도 하고, 잘 알고 있는 만큼 표현하기 좋을 것 같았다. 최근 진행된 미국 대회 영상을 찾아보기도 했고, 음악을 결정하는데도 오랜 시간이 걸렸다.

블락비 유권/사진=서예진 기자 yejin0214@

블락비 유권/사진=서예진 기자 yejin0214@


10. 분장을 강하게 해서 더 기억에 남는다.

유권 : 사실 처음에는 히스레저가 연기한 ‘조커’로 가려고 했는데 뻔할 것 같은 느낌이 들더라. 당시 영화 ‘수어사이드 스쿼드(Suicide Squad)’가 개봉을 앞두고 있었다. 어떻게 연기해도 예측할 수 없을 것 같아서 그 작품을 선택했고, 관련 자료들을 참고하면서 분장했다. 다른 콘셉트도 많았지만, 첫 회인 만큼 가장 잘하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

10. 워낙 센 분장이라 하면서 걱정도 했을 것 같은데.
유권 : 그런 걸 좋아한다.(웃음) ‘하려면 제대로 하자’라는 주의라 만족했다. 콘서트에서 잠깐 한 적이 있었는데 조금 어설퍼서, 이번에는 제대로 해보고 싶었다.

10. 첫 무대를 마치고 반응이 뜨거웠다. 다음 무대에 대한 욕심이 생겼을 것 같다.
유권 : 댓글을 다 찾아봤다. 블락비로 6년째 활동을 하면서 들은 이야기 중에 가장 좋은 말을 들었다. 다음 주제를 통해서도 다양한 무대를 선사하고 싶었다. 꼭 1등이 아니더라도, 사람들의 기억에 남을만한 무대를 만들자는 마음이었다. 두 번째 ‘디스 러브(This Love)’를 준비할 때는 시간이 촉박해서 개인적으로는 조금 불안한 무대였다.

10. 부담과 걱정은 2회에도 만만치 않았겠지.
유권 : 첫 회를 준비하면서부터 다음 회에 대해서도 계속 생각했다. 둘째 주 역시 한 주를 날리고 음악과 콘셉트를 결정하는데 고심했다.

유권/사진=서예진 기자 yejin0214@

유권/사진=서예진 기자 yejin0214@


10. 블락비의 멤버가 아닌, 유권을 보여줬다.

유권 : 정해진 3분 안에 7명이 무대에 오를 때 보여줄 수 있는 건 극히 일부다. 특히 음악방송에서는 금방 지나간다. 그간 춤을 보여줄 기회가 없었다. 언젠가는 보여주고 싶은 생각이 있었는데, 이번 ‘힛더스테이지’를 통해 이룬 것 같다.

10. 아무래도 춤을 잘 추는 출연자들도 많이 나오고, 그들의 무대를 보면서 신선한 자극도 받을 것이다.
유권 : 발전의 계기가 되고 있다. 첫 회 촬영 때는 충격적이었다. ‘이렇게까지 준비를 해오는구나’ 싶었다. 보기 전까지는 우리 무대가 최고라고 생각했는데, 현장에서 리허설을 보면서 ‘수준이 높다’고 느꼈다. 방송에 나가기 전, 지코가 ‘이건 오버다 싶을 정도로 준비를 해야, 경연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고 조언을 해줬는데 무슨 말인지 알겠더라.(웃음)

10. 연습과 실전은 또 다르니까.
유권 : 첫 회 무대에서 가장 긴장한 부분은 도망가는 모습이었다. 산에 올라가는 것처럼 탑을 쌓아 도망가는 건데, 본무대는 연습과는 달리 구두를 신어서 리허설 때 빠듯하고 잘 안되더라. 급한 상황을 표현하려고 하다 보니 진짜 도망가듯 빠르게 했는데 숨을 고르고 천천히 했다. 다행히 실수는 없었다.

10. 세 번째 무대까지 보여줬다. 네 번째는 어떤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나.
유권 : ‘유니폼(Uniform)’ 이후 댓글을 보면서 ‘연기만 한다’, ‘춤을 잘 안 춘다’는 의견을 봤다. 이번에는 내가 잘 할 수 있는 게 어떤 것인지 보여주자는 마음이었다. 그래서 ‘크레이지(Crazy)’ 때는 스토리를 버리고, 춤을 중점적으로 준비했다.

블락비 유권/사진=서예진 기자 yejin0214@

블락비 유권/사진=서예진 기자 yejin0214@


10. ‘크레이지’라는 주제의 무대는 어떻게 연습했나.

유권 : 일본 안무가 리에 하타를 섭외했다. 일본에서 연습할 수 있는 시간은 고작 3일뿐이었다. 그것도 하루에 3시간, 총 9시간인데 그 시간을 허투루 보내지 않고 최선을 다했다. 이후에는 찍어놓은 영상을 틀어놓고 연구하고 또 고민했다. 스스로 발전할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리에 하타의 춤을 보고나서 같은 동작인데 느낌이 다른 걸 느꼈고, 충격 아닌 충격을 받았다. 좋은 계기가 된 거다. 단장의 도움을 받아 하나하나 연구를 시작했다. 리에 하타는 몸의 어떤 부분을 사용하고, 어떻게 진행하는지 연구했고 실제 내게 도움이 많이 됐다.

10. 무대를 위함이었지만, 개인적으로 발전하고 공부하는 시간이었겠다.
유권 : 워낙 좋아하던 댄서였기 때문에 무대를 같이 한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좋았다. 하지만 이대로 무대에 선다는 건 리에 하타에게도 민폐이고 팀 이미지에도 좋지 않을 것 같았다. 더 최선을 다해 열심히 했다.

10. 마침내 1위를 했다.
유권 : 정말 기뻤다. 최선을 다한 보람이 있었다.

10. 또 다른 욕심과 목표도 생겼겠다.
유권 : 미국으로 영역을 넓히면 어떤 문화적인 충격이 더 있을까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 댄서들에게 제대로 배워보고 싶고, 눈앞에서 그들이 추는 걸 보고 싶다고 느꼈다. 이번에는 시간이 잘 맞아 리에 하타와 같이 무대를 할 수 있었지만, 일본을 방문할 때마다 계속 교류를 했으면 좋겠다.

10. 돌아보면 정말 값진 순간일 텐데, ‘힛더스테이지’ 출연 전과 후로 나눌 수도 있을 것 같은데.
유권 : 지코도 ‘쇼미더머니’ 출연 이후에 바뀌었는데, 나 역시 ‘힛더스테이지’로 많은 걸 얻었다. 그전에는 팀 활동만 열심히 하고 주어진 것만 열심히 하자는 마음이었는데, 이제는 다른 것도 발전을 시켜야겠다는 생각이다. 무언가를 준비를 해놓으면 보여줄 수 있는 자리가 반드시 생길 것이라는 확신이 든다. 스케줄을 마치고도 늘 작업실에 가서 곡 작업을 하는 지코의 모습을 보고 감탄했는데, ‘힛더스테이지’를 통해 더 확고해졌다. 몸으로 느꼈으니, 시간 있을 때 뭐라도 하나 해야겠다.

10. 앞으로 어떤 모습을 기대해도 좋을까.
유권 : 블락비 안에서는 계속 발전하는 유권을 봐주셨으면 좋겠다. 음반이 나올 때마다 유행이 달라지듯 춤도 달라지고, 그러면서 발전하는 것도 발견해주셨으면 한다. 개인적인 유권으로는 뮤지컬 무대에 자주 오르고 싶다. 할 수 있는 능력을 끌어내 활동 영역을 넓히겠다.

김하진 기자 hahahajin@tenas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