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N 초점] 정형돈의 인사가 희망고문일지라도

[텐아시아=손예지 기자]
'무한도전-무한상사 2016 위기의 회사원' 정형돈 / 사진제공=MBC 방송화면

‘무한도전-무한상사 2016 위기의 회사원’ 정형돈 / 사진제공=MBC 방송화면

“다 같이 웃으면서 꼭, 꼭, 다시 만나요.”

개그맨 정형돈이 ‘무한도전’에 1년 만에 출연해 시청자에게 건넨 인사다. 지난 10일 방송된 MBC ‘무한도전-무한상사 2016 위기의 회사원’ 특집에는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던 카메오가 등장했다. 주인공은 바로 ‘영원한 도니’ 정형돈.

정형돈은 극 중 병원에서 사경을 헤매는 유 부장(유재석)의 쾌유를 기원하는 장면에서 등장했다. 환자복을 입은 정 대리(정형돈)는 의식을 잃은 유재석을 멀찍이서 바라보며 어두운 표정을 지었다. 이어 “부장님, 힘내요. 지금은 고통스럽고 힘겨워도 이겨내셔야 합니다. 그리고 빨리 회복하셔서 다 같이 웃으면서 꼭 만나요”라고 응원의 메시지를 전한 뒤 아련한 미소를 내비쳤다.

정 대리의 내레이션이 안방극장을 울린 것은, 그의 한 마디 한 마디가 곧 시청자들이 그에게 해주고 싶었던 말이기 때문이다.

정형돈은 지난해 11월 불안장애로 잠정 활동 중단을 선언했다. ‘무한도전’은 물론 JTBC ‘냉장고를 부탁해’·MBC에브리원 ‘주간아이돌’ 등 그 누구보다 활발한 활동을 보였던 정형돈은 모든 프로그램에서 하차하고 휴식을 택했다. 특유의 입담과 까탈스러우면서도 귀여운 캐릭터로 자신의 위치에서 최고의 웃음을 선사했던 정형돈이었기에, 대중의 안타까움이 더했다.

결국 정형돈은 지난 7월 건강상의 이유로 10여 년을 함께 해온 ‘무한도전’에서 공식 하차했다. 당시 소속사 FNC엔터테인먼트는 “‘무한도전’ 특유의 긴장감과 중압감을 안고 방송을 하기에 자신감이 부족한 상항이며, 다시 커질지도 모를 정신적 고통을 이겨내야 한다는 부담감 때문에 고민 끝에 결국 하차를 결정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정형돈에게는 상징적인 의미를 갖는 ‘무한도전’이기에 그의 하차 소식은 마치 은퇴 선언과 같이 들리기도 했다.

이후 1년여 만에 ‘무한도전’ 로고 아래서 만난 정형돈의 웃는 얼굴이, 그래서 더 반가웠다. ‘무한도전’ 관계자에 따르면 이번 출연을 통해 정형돈은 시청자들에게 인사를 건네고자 했다. 하차 전 직접 전하지 못했던 인사를 대신한 것.

모두가 정형돈의 회복과 온전한 행복을 바라는 한편, 복귀를 바라는 목소리도 적지 않았다. 건강과 관련된 문제인만큼, 현실적으로 어려운 일임을 알면서도 그 바람을 버릴 수 없는 것은 정형돈이 대중들의 마음속에 자리한 존재감이 컸기 때문이다.

여전히 정형돈의 복귀 계획은 불투명한 상황. 그러나 정형돈이 힘든 시기에 용기내 카메라 앞에 서 주었다는 것만으로 모두가 기뻐했다. “꼭 다시 만나자”는 기약 없는 기다림도, 그를 사랑하는 이들에게는 기꺼이 받아들일 수 있는 희망고문으로 남았다.

손예지 기자 yejie@tenas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