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진왜란 1592’ 김한솔PD “제작비 13억…전투 장면에 쏟았다”(전문)

[텐아시아=현지민 기자]
'임진왜란 1592' 김한솔 PD / 사진제공=KBS

‘임진왜란 1592’ 김한솔 PD / 사진제공=KBS

지난 8일 ‘임진왜란 1592’가 2편이 방송된 가운데, 김한솔PD가 팩추얼 드라마로는 터무니 없이 적었던 제작비를 공개했다.

9일 김한솔PD는 ‘임진왜란 1592’에 대한 시청자들의 호평에 대한 감사와 제작비에 대한 비화가 담긴 편지를 전했다.

김PD는 “과분한 사랑을 받으며 2부까지 무사히 방송에 나갔다. 2부 방송날인 어제, 제작진 모두는 임진왜란을 치르는 심정이었다. 다행히 살아남았다. 응원 감사하다”라며 입을 열었다.

이어 김PD는 “제작비는 총 13억 원이었다. ‘임진왜란 1592’ 장면 대부분이 육상전투, 해상전투 등 전투 장면이었는데 13억 원은 말도 안 되는 제작비였다. 대하사극 제작을 많이 한 이석근 의상감독의 우스갯말을 인용하면 ‘이 돈으로 이정도 찍은 것이 기적이다. 정말 대단하다. 다시는 이렇게 찍지 마라. 스태프들 죽는다’고 하더라”고 밝혔다.

미국의 팩추얼 드라마 ‘밴드 오브 브라더스’가 150억 원, 중국의 ‘초한지’가 480억 원의 제작비를 사용한 데에 비하면 ‘임진왜란 1592’의 제작비는 터무니없던 터. 이에 제작진은 제작비와의 전쟁을 치러야 했다. 김PD는 제작비를 아끼기 위해 모든 촬영 컷에 대해 콘티작업을 한 후, 불필요한 컷을 찍어 돈을 낭비하는 위험을 막았다. 또 KBS에 있는 영상 자료를 사용하며 제작비를 아꼈다. 아낀 전투비는 모두 전투 장면과 CG에 사용됐다고 고백했다.

그 결과 사실감 넘치는 전투 장면을 만들게 된 김PD는 “연출 13년 차에 이렇게 많은 사랑과 관심을 받은 적이 없었다. 책임감이 강해졌다. 앞으로도 진실 되고 의미 있는 이야기를 전달하는 방송을 위해 노력하겠다”며 의지를 다졌다.

‘임진왜란 1592’는 추석 당일인 오는 15일 오후 10시부터 3일 동안 특별 편성됐다. 이에 대해 김PD는 “재방송 때는 시간 순서대로 도요토미 히데요시가 1편으로 방송된다. 또 다른 재미를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이하 전문

임진왜란1592의 김한솔PD입니다.

감사합니다. 과분한 사랑을 받으며 2부까지 무사히 방송 나갔습니다. 사실 2편 방송날인 어제, 저희 제작진 모두는 임진왜란을 치르는 심정이었습니다. 저희에게 수목극의 치열한 전투장에서 치르는 한산대첩이었던 것이지요. 다행히 살아남았습니다. 모두의 응원 감사합니다.

많은 기자님들과 약속했던 대로 임진왜란1592의 제작비 공개를 하겠습니다. 기자 시사회 이후 기자님들의 뜨거운 관심 속에서 제작비에 대한 미스터리를 풀라는 전화가 하루 10통 씩 왔었습니다. 많은 관심 감사합니다.

저희 제작비는 총 13억 원 입니다. 육상전투, 해상전투 등 임진왜란1592 대부분의 드라마가 전투 씬 안에서 이루어지는 기획인데 13억 원은 말도 안 되는 제작비였지요. 대하사극 제작을 많이 한 이석근 의상감독의 우스갯말을 인용하자면 “이 돈으로 이정도 찍은 것은 기적이다. 정말 대단하다. 그런데 다시는 이렇게 찍지 마라. 스텝들 피곤해서 다 죽는다”

임진왜란1592가 시작됨과 동시에 제작비와의 전쟁이 시작되었습니다. 제작비를 아끼기 위해 모든 촬영 컷에 대해 콘티작업을 했습니다. 미리 그림을 그려놓고 꼭 사용할 것만 찍자. 불필요한 컷을 찍어서 돈 낭비를 하면 절대 안 된다. 그리고 KBS에 있는 영상 자료를 이용할 수 있는 것은 새로 촬영하지 않고 사용해서 제작비를 아낀다는 전략이었습니다. 그렇게 아낀 제작비의 대부분은 전투 씬 촬영과 전투 씬 CG에 쏟아 부었습니다.

전투 씬 만큼은 세계에 내놔도 부끄럽지 않게 만들어보자는 것이 제작진의 결의였습니다. 그 이유는 이번 작품으로 중국을 포함해 전 세계로 이순신 장군과 거북선이 소개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기 때문입니다.

제 입으로 말하기 부끄럽지만 이번 작품은 KBS이기 때문에 가능한 작업이었습니다. 그렇게 말씀드릴 수 있는 이유는 바로 두 개의 프로그램 때문입니다. 다른 방송국에는 없는 오직 KBS에만 있는 프로그램이 두 개, 바로 대하사극과 역사스페셜입니다. 이번 작품에는 그간 KBS가 지금까지 축적해온 대하사극의 모든 것이 들어가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불멸의 이순신과 징비록의 소품, 의상, 영상자료, 촬영노하우 등 모든 것이 결집되었습니다. 거기에 지금까지 역사스페셜이 고집스럽게 발굴해낸 역사적 사실들이 더해졌습니다.

1999년에 제작된 역사스페셜 “거북선 머리는 들락거렸다.” 편에서 처음 밝혀내고 고안해 낸 용머리가 들락거리는 거북선 원형을 그대로 복원하였고 직사포를 쏘는 수조규식, 동래성 학살 유골 발굴 등이 더해져 진실성을 보탰습니다.

연출 13년 차에 이렇게 많은 사랑과 관심을 받은 적은 없었습니다. 너무나도 감사합니다. 그리고 그 만큼 책임감도 강해졌습니다. 시청자들이 KBS에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이제 더 명확하게 알 수 있게 되었습니다. 앞으로도 진실된 이야기와 의미있는 이야기를 재미있게 전달하는 방송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방금 임진왜란1592 제 3편 “침략자의 탄생, 도요토미 히데요시”의 마지막 자막 작업을 마쳤습니다. 이로서 제가 극본을 쓰고 연출한 1,2,3편의 최종 제작이 완료되었습니다. 저는 이 세 편을 “이름 3부작”으로 부릅니다. 자세히 들여다보면 3개의 작품은 “이름”이라는 키워드로 연결되어있습니다.

포르투갈 선교사 루이스 프로이스가 쓴 기록에는 도요토미 히데요시가 임진왜란을 일으키며 이런 말을 남겼다고 전합니다. “나의 아름다운 이름은 역사에 영원히 기록될 것이며 불멸의 영예로 기억될 것이다.” 그리고 이순신 장군은 자신과 함께 싸운 모든 사람들의 이름을 하나하나 기억하고 기록합니다. 또한 조선의 민초들은 이순신장군께 이름이 기억되며 이순신 장군과 함께 싸워나갑니다.

영원불멸토록 이름을 남기고 싶은 사람과 모든 사람의 이름을 기억하고 기록하는 사람 그리고 이름을 기억해주는 사람과 함께 죽을힘을 다해 함께 싸우는 사람들의 이이기가 임진왜란1592 3부작입니다.

이제 저의 “이름 3부작”은 막을 내립니다. 다음 편부터는 박성주 PD님의 4,5 편이 방송됩니다. 지금까지 보여주셨던 관심과 사랑의 바통을 박성주 PD님께 넘겨드리고 싶은 욕심이있습니다.

감사합니다. 부디 오늘 “이름 3부작”의 대미를 장식할 도요토미 히데요시 편의 방송 재미있게 봐주십시오. 감사합니다.

그리고 좋은 소식이있습니다. 바로 추석 당일 (9월 15일 밤 10시)부터 3일 연속으로 임진왜란1592를 특별 편성으로 재방송합니다. 저희 프로듀서께서 말씀하기를 재방송을 본방송 시간 때 그대로 편성하는 것은 본인 입사 이래 처음 본다며 축하해주셨습니다. 아마 재방송 때는 시간 순서대로 도요토미 히데요시가 1편으로 오게 편성을 바꾸었습니다. 이렇게 보시면 “이름 3부작”의 또 다른 재미를 느낄 수 있으실 것입니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그동안 보여주신 사랑과 관심에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저는 이번 작업을 마치고 저의 작은 능력을 높이 봐주신 영화제작자들이 계셔서 영화를 시작하게 될 것 같습니다. 앞으로 더 진실된 이야기로 다시 찾아뵙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임진왜란1592 연출 김한솔 올림.

현지민 기자 hhyun418@tenasia.co.kr